"전공의 복귀하면 면허정지 중단" 한 달…응답 없는 외침이었다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정부가 전공의 복귀를 위해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 중단이라는 회심의 카드를 꺼냈지만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211개 수련병원의 전공의 출근율은 8%로 1094명이 근무 중이다.

정부는 지난 2월 의대 증원 발표와 함께 전공의를 대상으로 진료유지명령 및 업무개시명령을 내렸는데, 한 달 전인 6월4일에는 업무개시명령을 철회하면서 복귀하는 전공의에 대해서는 행정처분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이 발표를 한 6월4일 근무 중이었던 전공의는 1021명이었는데 한 달 사이 70여명 늘어나는 데 그친 것이다. 출근 비율로 계산하면 7.4%에서 8%로 0.6%포인트(p) 증가했다.

원칙적으로 전공의는 추가 수련 기간이 3개월을 넘으면 전문의 자격취득 시기가 1년 미뤄지게 돼 지난 2월부터 이탈한 전공의들 대다수가 내년 전문의 자격을 취득할 수 없다.

정부는 복귀하는 전공의를 대상으로 내년 전문의 자격 취득이 가능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이마저도 돌아오지 않는 메아리로 남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공의들은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정부와의 대화에는 일절 응하지 않고 있으며, 지난 6월 열린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료계 비상 상황 관련 청문회에도 전공의 단체 대표가 출석하지 않았다.

사직서가 수리된 전공의는 52명으로 전체의 0.4% 수준이다. 복귀도 하지 않고 사직도 처리되지 않은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유도하기 위해 복귀 제한 규정과 미복귀 전공의에 대해서도 행정처분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사직한 전공의는 1년 이내 동일 연차, 동일 과목으로 돌아올 수 없는데, 이 규정을 완화해 올 하반기 전공의 채용 때 복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전공의들이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고수하고 있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대책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의료공백이 길어지면서 피해를 직접 받는 환자들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단휴진 철회 및 재발방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한다. 이날 다시 장맛비가 내릴 예정이지만 이들은 우천 시에도 우비를 입고 변동없이 집회를 열기로 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한국유방암환우총연합회, 한국희귀·난치성질환연합회는 환자와 환자 가족 외에 일반 국민들의 참여도 촉구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전공의 집단 사직으로 촉발된 의료공백 사태가 넉 달 이상 지속되는 상황에서, 환자들은 실망을 넘어 분노와 참담함을 느끼고 있다"며 "지금까지 이어진 정부와 전공의·의대교수·대한의사협회의 소모적인 논쟁을 규탄하고 환자의 요구를 담은 목소리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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