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1시께부터 국과수 부검 시작
친족들, 부검 전엔 보지도 못해
장례식장서 "도와달라" 오열
[화성=뉴시스] 오정우 기자 = "유가족들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끝날 때까지 병원 장례식장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전날(24일) 발생한 경기 화성시 화재로 숨진 정규직 근로자인 50대 남성 김모씨가 있는 화성송산장례문화원.
김씨의 가족들은 25일 오전부터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 뿐이었다.
장례문화원 1층에는 김씨의 친족으로 추정되는 5명이 왔고 검은색과 흰색 운동화만 덩그러니 놓였다.
"피곤하고 슬퍼요."
유족들이 장례문화원 관계자에게 전한 말이다. 그러곤 또 한 번 적막이 이어졌다.
오전 10시50분께, 부검을 위한 운구차가 장례문화원 내에 들어섰다가 떠나려 하자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은 경찰을 향해 오열하며 소리쳤다.
"아이들이 아빠 가는 거 볼 수 있게 해준다 했잖아요."
그러나 운구차는 고인의 가족들을 뒤로 한 채 장례문화원을 떠났다.
송산장례문화원 장례지도사 김모(58)씨에 따르면 해당 유족은 전날 저녁에도 이곳을 찾았다. 하지만 숨진 김씨를 마주하지 못했다. 부검 전에는 고인을 볼 수 없다는 이유였다.
이날 오전 다시 장례문화원을 찾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가족은 보지 못하게 하면서 부검을 위해 이송할 때는 시신이 노출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아내로 추정되는 여성이 경찰을 향해 울부짖으며 소리친 것도 이 때문이다.
결국 가족들의 강력한 요청으로, 숨진 김씨의 가족들은 부검 전 김씨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김씨 시신을 싣고 국과수로 떠났던 운구차는 이날 오후 12시10분께 다시 장례문화원으로 돌아왔다.
김씨의 가족들은 지하 1층에서 주검 상태인 김씨를 마주했다. 악을 쓰는 듯한 깊은 오열이 장례문화원 내 고요 속을 꿰뚫었다.
이날 부검은 오후 1시께부터 진행될 예정이다. 장례지도사 김모씨는 "장례식장에서 시신 5구를 싣고 국과수로 이동한 뒤 오후 1시에 부검을 진행하고, 오후 3시부터 순차적으로 이곳에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숨진 김씨의 가족들은 부검을 마친 시신이 돌아올 때까지 장례문화원에서 대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편 전날 발생한 화재로 현재까지 사망자는 22명에 실종자는 1명인 상황이다. 이날 오전 브리핑 결과 한국인은 5명, 중국인 17명, 라오스인 1명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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