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발적 충돌 및 국지전 가능성
김여정 "새로운 우리의 대응" 위협
전문가 "전원회의 전후 긴장 고조 가능성"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남북이 상대를 자극하는 맞대응 조치를 반복하는 '오물풍선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되면서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이나 국지전 발생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북한은 남한의 확성기 재개에 '새로운 대응'으로 맞서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 도발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남한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구실로 지난달 28일부터 오물풍선 살포, 위성항법장치(GPS) 교란, 단거리탄도미사일 발사 등 다양한 대남 도발을 했다. 정부는 4일 남북 간 적대행위를 금지한 9.19 군사합의 효력을 전부 정지했다. 6일 대북전단 재살포 이후 북한이 8일 다시 오물풍선을 띄우자 정부는 6년여 만인 9일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같은 날 북한은 4차로 오물풍선을 보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은 대북방송 재개 당일 늦은 밤 담화를 통해 "만약 한국이 국경 너머로 삐라(전단) 살포 행위와 확성기 방송 도발을 병행해 나선다면 의심할 바 없이 새로운 우리의 대응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또 "쉴 새 없이 휴지를 주어 담아야 하는 곤혹은 대한민국의 일상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대북전단을 살포하지 않으면 오물풍선을 보내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지만, 민간단체들은 살포 중단 조건으로 '김정은의 사과'라는 실현 가능성 없는 조건을 걸고 있다.
주무부처인 통일부는 지난해 9월 헌법재판소(헌재) 결정 이후 민간단체들의 살포를 용인하는 입장이다. 헌재는 전단 살포를 처벌하도록 한 남북관계발전법상 조항이 표현의 자유를 제약해 위헌이라고 결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기의 문제일 뿐 대북전단 살포는 언제든 다시 이뤄질 수 있다.
북한은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관계'로 규정하고 있어, 2015년 '목함지뢰' 사건 때처럼 북한이 먼저 손을 내밀길 기대하기도 어렵다.
2015년 8월 북한의 목함지뢰 도발에 정부가 대북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북한은 확성기를 조준해 사격하고 우리 군도 대응사격을 했다. 북한이 준전시 상태를 선포해 긴장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하지만 북한이 통지문을 보내 접촉을 제안하며 남북은 결국 마주 앉아 43시간에 걸친 무박 마라톤 협상을 했다.
남북은 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을 조건으로 북한이 남측 군인들이 당한 부상에 유감을 표명하고 준전시 상태를 해제하는 합의에 도달했다.
현재 남북 사이엔 군통신선 등 연락 채널이 모두 끊긴 상황이다. 정부는 장마철 접경지역 주민 안전을 위해 황강댐 방류 전 미리 통보해달라는 요청도 북한에 전달할 방법이 없어 언론 브리핑 형식으로 하고 있다.
'대북전단 →대남 오물풍선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다음 단계로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이 우려되는 이유다. 9.19합의 효력정지 이후 최전방 지역의 군사행동에 대한 제약도 사라졌다. 우리 군은 그동안 서북도서에서 하지 못했던 해상 포 사격 훈련을 재개할 예정이다.
정대진 원주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이달 하순 당 전원회의 전후로 일련의 군사행동을 벌이며 긴장을 고조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소리는 비무장지대의 확성기에서 내고 실제 싸움은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하는 전략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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