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정현호 부회장 교섭 나서야" 주장
"서초의 결정으로 재충전 휴가 논의도 전면 중단"
조합원 2000여명 모여 투쟁 결의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는 24일 오후 1시부터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삼성전자 사측의 소통 거부를 규탄했다. 이날 노조 집회는 지난 21일 반도체(DS) 부문장이 전영현 부회장으로 바뀐 이후 처음 열린 것이다.
집회장 곳곳에는 "임금 인상 6.5% 요구 아니다", "격려금 200% 요구 아니다" 같은 깃발들이 내걸렸다.
집회가 시작되자 조합원들은 "노동 존중 실천하라", "노조 탄압 중단하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노조 간부들의 선창에 맞춰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2000여 명의 조합원이 모인 것으로 추산됐다.
이후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3만 명의 조합원 뜻을 모아 서초 사옥 앞에서 첫 집회를 열게 됐다"며 "삼성의 실질적인 권한을 가진 정현호 부회장에게 항의의 목소리를 전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사측은 불통으로 일관하고 있고, 직원들은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정현호 부회장은 집회가 열리는 오늘, 이재용 회장과 함께 화성사업장 부품연구동(DSR)에 갔다"고 말했다.
손 위원장은 "LG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영업이익 기준으로 성과급을 받고 있다"며 "그러나 삼성은 반도체 부문에서 영업익이 11조원이 나도 성과급 0% 지급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전삼노는 경영진의 결정으로 직원들의 재충전 휴가 논의도 전면 중단됐다고 주장했다.
손 위원장은 "사측은 휴가 개선에 대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며 "정 부회장과의 대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수원, 화성, 평택, 광주 등 전국의 각 사업장의 대의원, 집행부 등 노조 간부들이 무대로 올라와 차례로 자기소개와 포부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이어 뉴진스님, 에일리, YB밴드 등 연예인들의 문화행사로 이어졌다.
삼성전자 사측과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교섭을 했으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3월 교섭이 결렬됐다. 현재 전삼노는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이 무산돼 파업을 할 수 있는 쟁의권을 확보했다.
다만,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21일 임금 실무교섭을 재개한 상태다. 양측은 임금인상률 등에서 타결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노사는 오는 28일 본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