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DSR 앞 개최…노측 추산 2000여명
집회 개최 장소 놓고 노사 갈등 빚기도
내달 서초사옥서 두 번째 집회 예고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17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단체 행동에 나섰다. 노사 양측은 이날 집회 개최 장소를 놓고 대립각을 세우는 등 노사 갈등이 뚜렷한 모습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이날 삼성전자 화성 사업장 내 DSR(부품연구동) 앞에서 '모이자 일천명' 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는 집행부 소개와 대회사, 자유 발언, 문화 행사 등 순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는 노조 추산 2000여명 정도다.
삼성전자 노사는 올해 임금 협상을 매듭 짓지 못하고, 교섭이 결렬됐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중재에 나섰지만, 입장차가 커서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노사는 임금 인상률, 성과급 제도 개선, 재충전 휴가 등에서 합의를 이루지 못한 상태다. 노조는 특히 사측이 노사협의회를 통해 임금 인상률을 합의하는 등 노조와의 교섭에 책임을 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노조는 조합원 투표를 거쳐 74% 찬성률로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했고, 이날 첫 단체 행동에 나선 것이다.
양측은 이날 집회 개최 장소를 놓고도 반목했다.
애초 노조는 이날 DSR의 로비에서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사측은 '로비는 회사의 시설관리권이 미치는 장소로, 회사의 사전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없다'며 집회를 불허했다. 사측은 "행사가 실내에서 진행될 경우 안전사고가 우려돼 행사를 제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주말 회사 측이 로비에 화단을 조성한 것이 전해져, 사측이 정당한 노조권을 침해하는 '부당노동행위' 논란이 일었다. 사측은 봄을 맞아 사업장 분위기 조성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노조는 전례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집회는 노사간에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노조는 이어 내달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 서초사옥에서 두 번째 단체 행동에 나선다. 노조는 이날 집회와 같이 문화 행사로 치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삼성전자 1969년 창사 이래 파업을 비롯한 쟁의 행위는 한 번도 없었다. 노조 측은 파업 등 향후 쟁의 행위의 방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사측은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있다"며 "전향적인 입장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