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병원 응급의학과 의사 구인난 심각"
"지방의 대학병원 다른 과 원장 응급실 당직"
"2차병원도 역량 한계 달해…환자 피해 우려"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의대 증원을 둘러싼 의정 갈등으로 의료 공백이 석 달 넘게 이어지면서 전국의 대학병원들이 응급의학과 의사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방의 한 상급종합병원에선 다른 진료과인 원장이 응급실 당직을 서는 사례까지 나왔다.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에는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종합병원(2차 병원)·준종합병원 등 400여 개의 응급의료기관이 있다. 지난 2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2·3차병원들의 구인 공고가 쌓여가고 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대학병원들이 전공의가 없는 상태에서 2~3달 버티다가 도저히 안돼 빈 자리를 채우려 구인 공고에 나섰지만 배출되는 전문의가 없어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전국적으로 난리"라고 말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200~300명 가량이 3~5월 계약 종료 등으로 병원을 옮기거나 떠난 데다 의정 갈등으로 신규 응급의학과 전문의 100명 가량이 배출되지 않은 것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장은 "결국 다른 병원에 있는 전문의를 빼오지 않는 이상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공의 공백으로)상급종합병원들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환자들이 종합병원으로 몰리면서 종합병원도 연쇄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이 석 달 가량 지속되면서 전공의 공백은 피로도가 가중된 교수들의 추가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유인술 대전응급의료지원센터장은 "대전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도 그만두고 있다"면서 "밤낮 없이 진료에만 매달려 왔는데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응급실 일부 구역을 닫아 진료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뿐 아니라 수도권에도 이탈하는 전문의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남은 동료들에게 부담을 지우기 미안해 참고 버텨오던 의료진들이 '이젠 살아야겠다'고 떠나고 있다. 병원은 경영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력을 투입해 운영되기 때문에 추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전의 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공의와 전문의 부족으로 원장이 응급실 당직을 서고 있다. 이 회장은 "필수의료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문제는 병원들이 올해 인력만 충원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내년에도 전공의 배출이 어려워 현재의 인원으로 내후년까지 버텨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공의들이 복귀 디데이인 지난 20일에도 복귀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당장 내년에 전문의 2900명 가량 배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공의들이 내년도에 전문의 자격을 따려면 병원을 떠난 지 3개월 내 복귀해야 한다. 미복귀 기간이 3개월을 넘어가면 전공의들은 올해 수련 일수를 채울 수 없게 돼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지난 20일 전체 전공의 1만3000여 명 중 복귀자는 30명 정도(약 5%)에 그쳤다.
전남권의 한 대학병원 A 교수는 "하루에 한 번꼴로 사직을 생각할 정도로 지쳤다"면서 "사태 초기 상급종합병원을 대신해 응급환자들을 받은 2차 병원들도 몰려드는 환자들로 한계에 달해 과거처럼 큰 병원으로 가라고 안내하고 있어 환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절대적인 인력 부족으로 입원·수술 환자 등을 대폭 줄이면서 응급실 진료 여력도 줄어든 상태다. 응급실은 1차적으로 검사나 응급 처치를 한 후 수술·입원 등 최종 진료가 불가능하면 가능한 곳으로 전원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2차 병원들도 역량이 거의 소모돼 환자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21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국에는 상급종합병원(3차 병원)·종합병원(2차 병원)·준종합병원 등 400여 개의 응급의료기관이 있다. 지난 2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후 2·3차병원들의 구인 공고가 쌓여가고 있다.
이형민 대한응급의학의사회 회장은 "대학병원들이 전공의가 없는 상태에서 2~3달 버티다가 도저히 안돼 빈 자리를 채우려 구인 공고에 나섰지만 배출되는 전문의가 없어 응급의학과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전국적으로 난리"라고 말했다.
응급의학과 전문의 200~300명 가량이 3~5월 계약 종료 등으로 병원을 옮기거나 떠난 데다 의정 갈등으로 신규 응급의학과 전문의 100명 가량이 배출되지 않은 것이 주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 회장은 "결국 다른 병원에 있는 전문의를 빼오지 않는 이상 인력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공의 공백으로)상급종합병원들이 제 기능을 못하면서 환자들이 종합병원으로 몰리면서 종합병원도 연쇄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의료 공백이 석 달 가량 지속되면서 전공의 공백은 피로도가 가중된 교수들의 추가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유인술 대전응급의료지원센터장은 "대전의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들도 그만두고 있다"면서 "밤낮 없이 진료에만 매달려 왔는데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응급실 일부 구역을 닫아 진료를 줄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방 뿐 아니라 수도권에도 이탈하는 전문의들이 나오고 있다"면서 "남은 동료들에게 부담을 지우기 미안해 참고 버텨오던 의료진들이 '이젠 살아야겠다'고 떠나고 있다. 병원은 경영을 고려해 최소한의 인력을 투입해 운영되기 때문에 추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전의 한 상급종합병원의 경우 응급의학과 전공의와 전문의 부족으로 원장이 응급실 당직을 서고 있다. 이 회장은 "필수의료의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문제는 병원들이 올해 인력만 충원하지 못하는 게 아니라 내년에도 전공의 배출이 어려워 현재의 인원으로 내후년까지 버텨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전공의들이 복귀 디데이인 지난 20일에도 복귀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당장 내년에 전문의 2900명 가량 배출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개인별로 차이는 있지만 전공의들이 내년도에 전문의 자격을 따려면 병원을 떠난 지 3개월 내 복귀해야 한다. 미복귀 기간이 3개월을 넘어가면 전공의들은 올해 수련 일수를 채울 수 없게 돼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가 1년 지연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 통계를 보면 지난 20일 전체 전공의 1만3000여 명 중 복귀자는 30명 정도(약 5%)에 그쳤다.
전남권의 한 대학병원 A 교수는 "하루에 한 번꼴로 사직을 생각할 정도로 지쳤다"면서 "사태 초기 상급종합병원을 대신해 응급환자들을 받은 2차 병원들도 몰려드는 환자들로 한계에 달해 과거처럼 큰 병원으로 가라고 안내하고 있어 환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대학병원들이 전공의 공백으로 인한 절대적인 인력 부족으로 입원·수술 환자 등을 대폭 줄이면서 응급실 진료 여력도 줄어든 상태다. 응급실은 1차적으로 검사나 응급 처치를 한 후 수술·입원 등 최종 진료가 불가능하면 가능한 곳으로 전원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2차 병원들도 역량이 거의 소모돼 환자 피해로 이어지는 것 아닌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