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중요한 자리…더 검증해야"
야당, 원희룡·장제원 등 거론에 맹비난
14일 신임 대통령실 참모 발표설 일축
박근혜 청와대, 비서실장 교체 한 달 소요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4일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검증하는 데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며 이르면 내주 중반께 발표를 시사했다. 이르면 오늘(14일) 인선 발표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이 일각에서 됐으나 야당이 후보군에 대해 맹비난하자 이를 고려해 신중 모드로 전환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4·10 총선 패배 후 언급된 비서실장 후보군의 인사 검증을 실시하는 동시에 여론 동향을 살피는 중이다.
현재 야권에서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국회 부의장을 지낸 정진석 의원, 장제원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등이 비서실장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을 놓고 정권심판 민심에 역행하는 '돌려막기 인사'라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인적 개편의 내용과 폭도 숙고 중이다. 비서실장, 정무수석, 홍보수석 등 참모진은 이른 시기에 교체하며 쇄신 의지를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다만 사의를 밝힌 참모 중 정책실장, 경제수석 등의 사의는 정책 연속성을 지키기 위해 반려될 가능성이 크다.
대통령실 "중요한 자리…더 검증해야"
한 관계자는 "대통령실 참모진이 사의를 표명한 게 11일이다. 인사 검증에 적어도 일주일은 필요하지 않겠냐"며 "쇄신도 좋지만 중요한 자리기 때문에 시간이 허락하는 한 더 확실하게 검증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역대 정부들도 선거 패배 후 새로운 인사를 세우기까지 수일이 걸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6년 4월13일 치른 제20대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참패한 후 4개월에 걸쳐 청와대 참모진 개편과 내각을 교체했다. 이병기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이원종 신임 비서실장이 들어오기까지도 한 달이 걸렸다.
하마평에 오른 인사들에 대한 야권의 반응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그간 인사 문제를 '뚝심'으로 밀어붙인 윤 대통령이지만 이젠 192석을 확보한 범야권의 협조를 얻기 위해선 야권의 의사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비서실장 후보군으로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장제원 의원,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 이동관 전 방송통신위원장 등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 "총선 결과를 보고도 전혀 느끼는 바가 없는가"라고 비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13일 총리 및 비서실장 후보군에 대해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을 엄중하게 받아드리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쏘아 붙였다.
그는 "만약 이런 식의 인사가 단행된다면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에 대한 '돌려막기 인사' '측근 인사' '보은 인사'"라며 "총선 결과를 무시하고 국민을 이기려는 불통의 폭주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실 '인적 쇄신' 규모, 어디까지…안철수 "모두 사퇴해야"
인적 쇄신을 상징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비서실장, 대통령실과 국회의 가교 역할을 맡은 정무수석과 대중의 얼굴이 된 홍보수석 등은 사실상 교체가 확실하다. 여기에 더해 사회수석의 교체도 점쳐진다.
정책실장을 비롯한 정책 라인은 업무 연속성과 취임 시기 등을 감안해 유임 가능성이 나온다. 성태윤 정책실장, 박춘섭 경제수석 등은 작년 12월께 임명됐기 때문에 대통령실 근무 기간이 채 5개월이 되지 않는다.
다만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 보다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실 쇄신을 촉구하며 비서실장·안보실장·정책실장 등 3실장의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하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총선 참패에 대한 입장과 국정쇄신 방향을 직접 밝힐 예정이다.
형식을 놓고는 다양한 가능성이 거론되는 중이다. 참모들만 착석한 브리핑 룸에서 대통령이 홀로 입장을 발표하는 방식, 국무회의 발언을 통한 메시지 전달, 기자회견 등 모든 방안을 놓고 현재 대통령실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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