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1일 '중대재해법 유예' 협상에 "불씨 기어코 살리나"

기사등록 2024/01/31 14:57:42

최종수정 2024/01/31 16:15:29

내달 1일 본회의 처리 가능성…여야 협상 중

양대노총 "생명 담보 협상에 분노 넘어 참담"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민주노총과 생명안전행동, 정의당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협상 시도 중단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1.31.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민주노총과 생명안전행동, 정의당이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중대재해처벌법 개악 협상 시도 중단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1.3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노동계가 1월 임시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하루 앞두고 중대재해처벌법 유예 처리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3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노동자·시민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정치적 협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지난 27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50인 미만 중대재해법을 거꾸로 돌리려고 하는 초유의 사태가 국회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미 시행된 법을 다시 유예하는 일은 결단코 있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법 적용이 소상공인을 범법자로 만들고, 800만 일자리가 날아간다고 하는 허위 날조 사기극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쏟아지고, 경영자총협회 회장은 이 법으로 외국기업이 철수한다는 주장까지 서슴지 않고 있다"며 "여당과 정부가 공포 사기극으로 추는 칼춤에 홀려 이미 시행되고 있는 법에 대한 개악 협상에 나서고 있는 정치권 행태에 분노를 넘어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중대재해법 개악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정부는 이미 시행된 법이 제대로 정착하기 위한 정부 지원 대책 강화와 중대재해가 발생한 모든 사업장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을 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도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생명안전을 포기하려는 사용자 단체와 정부, 국회를 규탄한다"고 했다.

한국노총은 "2022년 한 해 동안만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일하는 노동자 가운데 1372명이 산재로 사망하고, 그 범위를 5인 이상 50인 미만으로 줄여도 무려 800명이 사망했다"며 "이처럼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고 있는 끔찍한 현실에도 정부, 여야 정당, 사용자단체 할 것 없이 이미 시행 중인 중대재해법의 적용 유예 불씨를 기어코 살리려고 하는 행태에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협상에 나선 민주당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이들은 "자당 이익과 노동자의 목숨값을 저울질하며 좌고우면 하고 있는 지금의 민주당의 모습을 국민들이 언제까지 지켜봐야 하느냐"며 "만에 하나 중대재해법 적용이 유예된다면 국민의힘뿐 아니라 민주당도 중대재해법이 헌신짝처럼 던져버린 책임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김진표 국회의장에게도 "흥정할 게 따로 있지 국회의장이 어떻게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흥정거리로 만들 수 있느냐"며 "분란을 종결시켜야 할 국회의장이 오히려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고 했다.

중대재해법은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사고가 발생한 경우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2021년 1월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이듬해 1월27일부터 시행됐으나 전면 도입에 앞서 근로자 50인 미만(공사금액 50억원 미만) 중소사업장에 대해서는 2년 간 시행을 유예했다.

국회가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시행을 2년 더 유예하는 법 개정 논의를 진행했지만 법 처리가 불발되면서 지난 27일부터 상시 근로자 5인 이상 모든 사업장에 확대 적용됐다.

하지만 정부여당이 내달 1일 열리는 본회의에서 중대재해법 개정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하면서, 다시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시행이 유예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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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1일 '중대재해법 유예' 협상에 "불씨 기어코 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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