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대통령실서 공동언론발표
조태용 "북 정찰 위성 한미일·호주 독자제재 평가"
설리번 "북 경솔한 우주시험 대응 시작…예의주시"
3국사이버워킹그룹 기반 북 IT 노동자 파견 차단
한미일, 공급망 등 '경제강압' 대처·신흥 기술 협력
미, 중국 겨냥 "대만해협·남중국해 평화 안전 수호"
[서울=뉴시스] 박미영 기자 = 한국, 미국, 일본 3국은 9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과 군사협력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점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의 핵 개발 자금 마련을 위한 암호 화폐 세탁 등 불법적 사이버 활동에 대한 공동 대응 등 새로운 한미일 이니셔티브 추진을 선언했다.
또 중국의 자원무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공급망 협력 강화와 반도체 바이오 등 핵심신흥기술 등에 대한 전략적 협력도 한층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아키바 다케오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은 이날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를 개최해고 용산 대통령실에서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이같은 3국 합의내용을 공개했다.
조태용 "북 비핵화 의무 위반"…설리번 "북 경솔한 우주 시험 대응 시작"
조 실장은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 의무와 군사협력 금지 의무룰 재확인하고 이에 대한 국제사회의 철저한 이행을 확보하기 위해 세 나라간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11월 21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대응해 한미일, 호주가 최초로 독자제재를 연대발표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북한 도발 대응과 관련해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와 다년 간의 3자 훈련 계획 수립 등 한미일 간 안보협력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우리는 (3국 정상의 캠프데이비드 합의가 도출된지)채 4개월도 되지 않았지만 지역 위협 대응시 협의, 3국의 방위협력 확대,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등 이미 '역사적인 약속'들을 실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또 새로운 3국 이니셔티브를 추진하고 있다"며 "북한으로부터의 위협, 사이버 범죄, 암호화폐 세탁에 따른 위협, 그리고 북한의 경솔한 우주 및 탄도미사일 시험에 대응하는 노력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경솔한 우주 및 탄도미시알 시험'은 군사정찰위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선 "계속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도 했다.
아키바 국장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 자금원인 부정한 사이버 활동에 대한 대응을 한미일 3국이 연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들은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올해 신설된 '한미일 사이버 워킹그룹'을 기반으로 북한의 해킹 및 IT 노동자 파견을 통한 외화 획득 등을 차단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일 프레임워크' 체결 첨단기술 협력…"경제적 강압 맞설 것" 중국 겨냥
특히 캠프 데이비드 합의에 따라 지난 5일 첨단기술 공동연구를 위한 '한미일 프레임워크'가 체결(12.5)된 것을 평가했다.
또 공급망 조기경보시스템 시범사업 관련 협력과 한미일 기술보호 네트워크 조기 출범을 위해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조 실장은 "캠프 데이비드 정상에서 제시된 한미일 협력의 정신과 원칙은 안보, 경제, 기술을 망라하는 포괄적이고 전략적인 것"이라며 "3국은 사이버, 경제, 첨단기술, 개발협력 분야에서 캠프데이비드 합의의 후속조치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추진해 나기가로 했다"고 알렸다.
이어 "공급망, 기술보호, 공동연구, AI거버넌스 등 경제안보 분야에서의 포괄적 협력도 한층더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설리번 보좌관도 "우리는 함께 경제적 강압에 맞설 것"이라며 "우리가 경제부문에 있어서도 공급망 조기경보 시스템 마련 등 캠프데이비드의 약속을 이행하고 있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경제적 강압은 중국의 자원 무기화 움직임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일은 가짜뉴스, 선거 공작 등에 대한 대응도 논의했다.
조 실장은 공동언론발표에서 "우리 세 나라는 외국으로부터의 가짜뉴스등 영향력 공작에 대한 대응도 공조해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아키바 국장도 "외국으로부터의 정보조작, 가짜뉴스 등을 활용한 정보조작은 민주주의국가의 공정한 선거업무 운영이나 자유롭고 민주적인 사회의 근간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사항에 대한 도전, 위협임을 확인했다"며 "이 문제에 대해 3국 간에 새롭게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설리번 "대만해협 평화·동중국해 향해 자유 수호"
설리번 보좌관은 "조 실장과 아키바 국장 덕분에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러시아 침공에 맞선 방어에 대한 지원이 제공됐다"며 "바이든 대통령 말씀대로 이는 자유를 위한 것며, 우리는 계속 단결해 50개국이 넘는 파트너들과 연대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3국 안보수장들은 각국이 추진 중인 인태전략을 바탕으로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와 관련해 "한미일 3국 협력의 핵심은 더 많은 인태지역의 파트너국가들의 참여"라며 "더 자유롭고, 더 개방적이고, 더 번영하고, 더 안전한 인도태평양을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을 겨냥해 "계속해서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전을 수호할 것이고 항해의 자유를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서 지켜나갈 것"이라고 했다.
서리번 보좌관과 아키바 국장은 각각 조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미일 협력 강화 의지를 윤석열 대통령에 전달했다.
설리번 보좌관과 아키바 국장은 3국 안보실장 회의와 한미, 한일 양자회담을 위해 전날 방한했다.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는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 8월 캠프 데이비드 합의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이다.
한미일 안보실장은 전날 윤 대통령과 관저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