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부산 등 11개 지점 통폐합
3분기 소폭 증가했으나 점포 축소 전환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우리은행이 내년 3월 영업점 11곳을 통폐합한다. 앞서 3분기에 영업점 수를 소폭 늘렸으나 다시 지점 수 줄이기에 나선 것이다. 이는 점포 축소를 자제하라는 금융당국의 권고와 어긋난 행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내년 3월 4일 서울과 경기, 부산 등에서 영업점 11곳을 통폐합할 계획이라고 홈페이지에 공지했다.
이번 통폐합 대상은 강남역지점, 남부터미널지점, 논현중앙지점, 망원역지점, 부산동백지점, 분당구미동지점, 성수IT지점, 양재역지점, 역전지점, 아시아선수촌PB영업점, 압구정현대PB영업점 등이다.
다만 역전지점은 현 위치에서 서울스퀘어금융센터와 통합 운영된다. PB영업점 두 곳도 현 위치에서 기존 업무 처리가 가능하다. 이를 감안해도 8개 지점이 인근 지점으로 통폐합되는 셈이다.
은행은 통상적으로 영업점 통폐합 3개월 전에 이를 공지한다. 4대 은행 중 우리은행을 제외한 KB국민·신한·하나은행은 올해 하반기 들어 영업점 통폐합 관련 공지를 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앞서 3분기에 영업점 수를 소폭 늘린 바 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에 고령층 특화점포 '시니어플러스' 영업점 등을 신설하면서 3분기 말 기준 영업점 수는 711개로 2분기(708개)보다 3개 늘었다.
우리은행이 내년부터 다시 오프라인 영업점 줄이기에 나선 것은 점포 축소에 제동을 거는 금융당국의 지침과 배치되는 행보다.
은행들은 디지털화와 비대면 전환, 인건비와 임대료를 비롯한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오프라인 점포를 줄여왔다. 이에 금융당국은 은행권 점포 폐쇄로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을 비롯한 금융소외계층의 접근성이 낮아지는 점을 지적하고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5월 내놓았다.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에 따르면 은행들은 점포 폐쇄를 결정하기 전에 이용 고객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해당 수렴 결과를 반영해 폐쇄 여부 등을 재검토해야 한다. 또 점포 폐쇄를 위한 사전영향평가에 외부 전문가를 2명 이상 선임해 영향평가에 직접 참여토록 한다. 이 중 1명은 지역주민 의견을 반영할 수 있는 지역 인사로 선임해야 한다.사전영향평가 절차를 강화해 은행이 보다 신중하게 점포 폐쇄를 결정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에도 "2020년 이후 600개에 가까운 은행 점포들이 사라졌다. 대부분 노인이나 금융소외층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이라며 금융소외계층에 대한 은행권의 배려가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지점 통폐합은 임대료 절감 논리가 아닌 내실화 방안에 근거해 사전영향평가를 진행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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