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최강욱, 논란 일주일 가까이 지나도록 사과 없어
'원칙과 상식' 이원욱 "진정성 있게 대응해야…개딸 청산"
원희룡, 이재명에 도전장…비명계, 이 험지출마 동력 상실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설치는 암컷' 발언 논란이 불거진 지 일주일 가까이 지나도록 더불어민주당의 강경파들은 사과 없이 침묵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지도부가 여전히 '온정주의'에 갇혀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에 따라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강성 지지 의원인 '처럼회', 강성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과 결별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또 비명계에서는 대승적 차원에서 이 대표가 험지에 출마해야 한다고 압박한다.
하지만 이 대표는 강경파에 대한 경고 메시지만 내며 출마에 대해선 입을 닫고 있다. 특히 원희룡 국토부장관이 이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이 대표로선 계양을 출마에 자연스럽게 명분을 얻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최 전 의원은 이날까지 사과 없이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최 전 의원은 막말 논란이 불거진 직후에도 이를 반박하는 듯한 입장을 낸 게 전부다. 최 전 의원은 해당 논란이 보도된 직후 페이스북에 'It's Democracy, stupid.(이게 민주주의다, 멍청아)'란 글을 올렸다. '문제의 발언'을 허용하는 게 민주주의란 취지로 해석된다.
최 전 의원과 함께 당시 현장에 있었던 민형배 의원은 해당 발언이 문제가 안 된다는 취지의 주장을 이어갔다. 민 의원은 지난 23일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동물농장 안에선 그 말이 문제가 안 된다" "그렇게 심각한 문제였으면 그 자리에서 난리가 나지 않았겠나" 라고 해명했다. 나아가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그는 "(이번 사건이) 김용민과 민형배를 공격하기 위해서, 심하게는 (정부의) 행정전산망 난리가 났던 것을 덮는 데 도움이 된 셈"이라고도 말했다. 이는 당일 의총에서 이재명 대표가 소속 의원들을 향해 '신중한 언행'을 당부한 직후 나온 발언이다. 민 의원은 의원들이 속한 텔레그램 단체 채팅방에서도 이번 논란에 대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민 의원의 해명 발언도 논란이 되자 홍익표 전 원내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어떤 형태로든 본인이 해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한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민 의원은 여전히 '뭐가 문제냐'는 식의 입장을 고수하는 것으로 안다"며 "본인이 직접 사과하는 일이 없을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원 게시판 '블루웨이브'엔 강성 지지자들을 중심으로 최 전 의원 징계에 반대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당 지도부가 보여주기식 대응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대외적으로는 '공천 불이익' 카드까지 꺼내들며 대응에 나섰지만, 정작 당사자들의 사과 없이 상황만 수습하려 한다는 지적이다.
한 초선 의원은 "지도부가 적당히 사과하고, 적당히 경고했으니 (당사자들이 해명하지 않더라도) 넘어가자는 것"이라고 봤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최 전 의원은 내년 선거에 출마 못 하는 원외 인사이니 강도 높게 징계할 수 있지만, 총선 출마를 준비하는 현역 의원들은 같은 수위로 징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원칙과 상식' 소속 이원욱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표가 '개딸' 팬덤과 결별하고, 강성 친명을 징계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일침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는 현 민주당의 막말과 국민 비하 위기를 넘어가기 위해 진정성이 필요하다"며 "진정성을 보여줄 첫 수순은 도덕과 부도덕 기준조차 이재명을 지지하는 의원이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 개딸 강성팬덤, 강성유튜브와 결별"이라고 강조했다.
비명계는 이 대표에게 험지 출마도 권유하고 있다. 이 대표가 먼저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야 당 중진들도 그 뒤를 따를 것이라는 논리에서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지난 14일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자신의 고향인 경북 안동으로 출마할 것을 권유했다.
이 의원은 "(이 대표는) 우리나라 정치에서 대표적인 기득권자 중의 한 명"이라며 "3선 의원 험지 출마론이 나오는 것도 기득권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솔선을 보여라 이런 거 아니겠느냐"고 강조했다.
이어 3선 중진인 자신도 기득권자라며 "이재명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이 먼저 선택해 준다면 언제든지 당이 가라는 데 가겠다"고 밝혔다.
친명계는 반박하고 있다. 이 대표 측근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당대표가 안동 지역구에 가게 되면 거기서 전력을 다해야 될 것인데, 이는 그냥 당대표를 안동에 가두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험지 출마론은 최근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계양을 도전장을 던지면서 흐지부지되는 모양새다. 이 대표가 여당의 차기 대권주자의 도전을 받게되는 만큼 계양을에서 빅매치를 펼치면 된다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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