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이재명이 통화 남는 것 꺼려…정진상, 폰 교체 지시"(종합)

기사등록 2023/11/07 18:52:33

최종수정 2023/11/07 20:25:30

유동규, 李 재판에 첫 번째 증인으로 출석

정진상 증거인멸 교사 혐의 관련 檢 신문

"정진상, 아이폰 교체 지시…의심한다 생각"

"책임지겠다" 발언에 대해선 "죽으려 한 것"

혐의 입증 두고 검찰-변호인 법정공방 계속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과 관련한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07.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 및 성남FC 뇌물 의혹'과 관련한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현준 김진아 한재혁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통화 내역이 남는 것을 꺼려해 보안성이 강한 수단을 통해 소통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3월 이후 8개월여 만에 법정에서 만난 두 사람은 여전히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김동현)는 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된 이 대표와 그의 측근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의 5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정 전 실장의 증거인멸 교사 혐의에 대한 검찰 측 주신문이 진행됐다. 정 전 실장은 지난 2021년 9월 압수수색을 받던 유 전 본부장에게 '휴대전화를 버려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유 전 본부장은 비교적 보안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메신져와 아이폰을 사용한 이유에 대해 "이 대표가 통화 내역이 남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며 "정 전 실장이 아이폰으로 바꾸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휴대전화를 바꾼 이후부터는 보안성이 강한 메신저를 통한 대화가 많았다"며 "녹음이 안 됐었으니까. 저까지 의심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유 전 본부장은 증인신문 과정에서 본인이 모든 것을 다 안고 가려 했단 말의 의미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정 전 실장은 압수수색 무렵 유 전 본부장이 극단적 선택을 할지도 모르는 생각에 '안 좋은 마음먹지 마라'고 문자를 보냈다고 한다. 이에 유 전 본부장은 "제가 다 책임지겠다. 다 묻고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유 전 본부장은 "그땐 사실 죽을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 전 본부장은 압수수색 진행 무렵과 구치소 내에서 극단적 시도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 재판에서 검찰 측은 "이 대표는 (위례신도시) 사업자를 내정한 상태에서 형식적인 공모절차를 진행했다"며 "(해당 공모절차는) 일반적인 민간업자 입장에선 사업계획서조차 제출 못 할 조건이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03.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지난 3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3.11.03. [email protected]
검찰은 "유 전 본부장이 (사업자로) 내정된 남욱 변호사가 공모에서 떨어지지 않게 아예 다른 민간업자의 참여가 불가능한 일정의 공모지침서를 구성했다"며 "게리맨더링 하듯이 부정과 편파를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개리맨더링은 특정 정당이나 특정 후보자에게 유리하도록 자의적으로 부자연스럽게 선거구를 정하는 것을 뜻한다.

이에 이 대표 측 변호인은 "공약 사항을 포기했다가 다시 추진하는 게 부당하다며 범죄를 구성하거나 비위사실인 것처럼 말한다"며 "그러나 정치인들이 공약 진행을 포기하는 경우는 매우 흔하다"고 맞섰다.

그러면서 "추진 과정에 난관을 겪으면서 (공약의) 형태나 추진 방향 바뀌기도 한다"며 "현재 당선직에 있는 공무원들 역시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오는 14일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이어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경기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면서 김만배씨가 대주주로 있는 화천대유자산관리 등 민간사업자에게 사업 정보를 제공하는 등 특혜를 줘 이익 7886억원을 얻게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이 대표가 정 전 실장과 공모해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청탁에 따라 성남도시개발공사를 사업에서 배제해 200억원의 손해를 입히고 민간업자 등에게 이익을 몰아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대표에게 성남FC 제3자 뇌물 혐의도 적용했다. 이 대표가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그룹 등에게 토지 용도변경 등 특혜를 주고 시민구단으로 운영되던 프로축구단 성남FC에 후원금 총 133억원을 내게 했다는 게 공소사실 골자다.

아울러 이 대표는 경기도지사 재직 중이자 '검사 사칭'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재판이 진행되던 2018년 12월 22~24일 전 성남시장 수행비서였던 김모씨에게 수회 전화를 걸어 자신이 주장하는 대로 증언해달라고 위증을 교사한 혐의로 추가 기소됐다.

이날 오전 이 대표는 법정에 출석하면서 "유 전 본부장이 증인으로 출석하는데 직접 대응할 것이냐", "위증교사 사건을 병합하면 재판이 지연될 것이란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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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규 "이재명이 통화 남는 것 꺼려…정진상, 폰 교체 지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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