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뉴시스] 조성현 기자 = #. 매일 아침 충북 청주에서 KTX를 타고 서울로 출근하는 이진호(37)씨는 퇴근 후 입었던 옷을 곧바로 코인 세탁소로 가져가 빨래를 한다.
서울을 중심으로 전국적으로 빈대가 출몰하면서 혹시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다.
이 씨는 "가족과 함께 살다 보니 빈대를 집에 옮겨올까 봐 걱정돼 그날 입은 옷은 바로 세탁하고 있다"며 "요즘 시대에 빈대가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때아닌 빈대의 습격이다. '베드버그'(Bedbug)로도 알려진 빈대는 사람 피를 빨아먹으며 가려움과 2차 피부 감염증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후진국형 해충으로 꼽힌다.
과거 국내에선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흔했으나 1970년대 살충제가 보급되면서 자취를 감췄다.
7일 기준 충북지역에선 1건의 빈대 의심 신고도 접수되지 않았지만, 전국 곳곳에 빈대가 잇따라 출몰하면서 이씨처럼 빈대 포비아(공포증)을 토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청주시 흥덕구 봉명동에 거주하는 A(28)씨는 다가오는 주말, 국내 여행을 앞두고 걱정부터 앞선다고 했다. 자칫 숙박업소나 대중교통 등에서 빈대에게 물리거나 빈대를 집에 옮겨올까 봐서다.
A씨는 "차가 없어 대중교통을 이용해야 하는데, 빈대 때문에 불안하다"며 "여행을 취소할지 아니면 당일치기로 다녀와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빈대 공포가 확산하면서 지자체의 대응책 마련도 이어지고 있다.
충북도는 빈대 차단을 위해 내달 8일까지 도내 숙박과 목욕장 등 1241곳을 대상으로 시·군 합동 위생 점검에 나섰다.
숙박업소는 침구와 수건 위생, 소독 상태 등을 확인하고, 목욕장은 청결 여부와 세탁한 수건과 대여복 제공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이와 함께 빈대의 생태적 특성과 발견 방법, 발견 시 방제 방법 등을 담은 빈대 방제 정보집도 배포해 빠른 방제 조치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도 관계자는 "빈대는 내성이 강해 쉽게 박멸되지 않아 수시로 빈대가 몸이나 물건에 붙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빈대를 발견한다면 시군 보건소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빈대는 모기나 벼룩처럼 감염병을 옮기진 않지만 물리면 심한 가려움증에 시달리거나 이차적 피부 감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흡혈 없이도 100일가량 생존할 수 있고, 번식력이 강해 박멸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려졌다.
빈대를 발견하면 스팀(고열)이나 진공청소기, 오염된 직물의 건조기(50~60도) 소독 등 물리적 방제와 살충제 처리 등 화학적 방제를 함께 해야 효과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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