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 중요한 건 '이념' 아닌 '민생'
매일 생필품 물가 챙기는 대통령실
[서울=뉴시스] 양소리 김승민 기자 =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나타난 정부여당을 향한 수도권 민심은 싸늘했다. 대통령실 참모들도 긴장된 분위기를 숨기지 못하는 기류다. 윤석열 대통령의 입에서도 '변화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윤 대통령은 13일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와 관련해 "선거결과에서 교훈을 찾아 차분하고 지혜롭게 변화를 추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대통령실 참모들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김대기 대통령실 비서실장에 이같은 얘기를 꼭 국민의힘에도 전달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완패가 국정방향 쇄신의 도화선이 된 것이다.
당장 정부는 '물가 안정' '의대 정원 확대' 등 유권자의 피부에 닿을 쟁점을 띄우는 중이다.
제일 중요한 건 '이념' 아닌 '민생'
올해 들어 '자유민주주의' '반(反)국가세력' 등 윤 대통령의 이념 관련 발언은 더욱 수위가 높아졌다. 홍범도 흉상 이전 등 수도권 민심과 먼 이념 논쟁을 대통령실이 주도한 것 역시 패배의 요인으로 꼽힌다.
여론조사기관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국가의 정치적 지향점으로 제일 중요한 것은 이념이라는 윤 대통령의 발언에 동의하는가"라고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에 물은 결과 '공감한다'는 응답은 41.7%였고, '공감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54.4%였다. 특히 중도층 응답자 중 61.6%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답했다(9월 25~27일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이념'을 중시한 윤 대통령의 국정기조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과반이라는 뜻이다.
한 여권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중산층, 2030세대, 중도층 등에서 모두 패했다"며 "특히 지난 대선 때 윤 대통령을 지지했던 수도권 중산층을 이대로 놓친다면 총선은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 더 강력하게 중산층의 마음을 얻을 민생 드라이브를 걸어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매일 물가 챙기는 대통령실…체감형 쟁점 띄울 듯
총선까지 시간이 남은 만큼 대통령실은 민생과 경제에 더욱 전념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김대기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에 생필품 물가 문제가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고 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김 실장은 아침 회의 때마다 우유, 삼겹살, 양파 등 생활 물가의 가격을 확인 중이다.
뿐만 아니라 의대 입학 정원 확대 등 국가적 숙원 사업과 관련한 메시지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거진 '응급실 뺑뺑이', '소아과 대란' 등 의료공백 사태 등이 해결된다면 정부를 향한 민심도 긍정적으로 돌아설 것이라는 판단이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익 집단과 특정 세력의 눈치를 보지 않고 우리 사회에서 고쳐나가야 할 건 빠르게 고쳐가야 한다"며 "일 잘하는 신선한 보수의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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