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성 확대…11월 초까지 경계감 필요"
"고용지표 둔화시 고금리 장기화 우려↓"
[서울=뉴시스] 박은비 기자 = '변동성의 계절'로 불리는 10월 첫 거래일부터 코스피가 속절 없이 고꾸라지면서 2400선이 위태해지자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당분간 채권·외환시장을 주시하면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2465.07)보다 2.41% 하락한 2405.69에 장을 닫았다. 약 6개월 만에 장중 2402.84까지 내려가면서 2400선 버티기도 아슬해진 상황이다.
추석 연휴 기간 미국 임시 예산안이 통과되면서 연방정부 폐쇄를 피하게 되자 미국 등 주식시장은 안정세를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들이 연일 매파(통화 긴축 선호) 발언을 내놓으면서 불안감이 고조되자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장중 4.8%를 돌파했고, 원·달러환율은 1360원 넘게 뛰면서 연고점을 경신했다.
통상적으로 10월은 헤지펀드 북클로징(회계장부 마감)과 대주주 양도차익과세 회피용 청산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는데, 강달러까지 겹쳐 투자자들의 셈법을 복잡하게 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채권시장과 외환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전날처럼 장중 낙폭을 계속 확대하며 종가가 저가 부근에서 마감하게 되는 건 결국 반등으로 전환을 만들만한 트리거가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뚜렷한 9~10월의 경우 추석 연휴 전후 자금 수요 뿐만이 아니라 연말을 앞두고 일부 펀드들의 포지션 청산으로 주도주들의 시세에 변화가 생기기도 하고 대주주들이 양도차익과세 회피를 위해 일부 물량을 조절하거나 매도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도 지난달 수익률은 코스피(-3.57%)와 코스닥(-9.41%)이 모두 좋지 않았기에 다음달 초까지는 경계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달 초에는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있고, 새 예산안은 다음달 중순까지 통과돼야 연방정부 폐쇄를 피할 수 있다. 이보다 앞서 당장 이번주 신경써야 할 건 오는 6일 발표될 미국 노동부의 비농업 부문 고용보고서다.
조 연구원은 "고용 데이터 확인 후 금리 상승세는 숨고르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며 "현재 시장 하락은 단기 반등을 바라보는 매수 기회로 삼아볼 법도 하지만 금요일 데이터를 확인한 후 액션을 취해도 늦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는 또 다시 고금리 장기화에 발목을 잡히며 단기적으로 추가 변동성을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미국 9월 고용 데이터가) 예상대로 전월 대비 둔화된다면 극도에 달한 고금리 장기화 우려를 완화시켜줄 것으로 기대되지만 예상치를 상회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고, 이 경우 추가적인 금리 상승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미 연준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유효한 상황에서 최근 미국채 금리 상승 지속은 다소 과도하다는 판단"이라며 "현재의 투자 심리가 이미 저점권까지 떨어져 더 악화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공포 심리가 극도에 달하는 상황에서 역발상 투자 전략으로 주식 비중 확대가 유효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연휴 기간 발표된 지표는 중국과 미국 모두 제조업 지표가 개선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줬고 한국 수출은 플러스 증가율이 근접해 가고 있다"며 "지표 개선은 분명 시장에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관건은 금융 변수로 지난해만큼은 아니겠지만 여름 이후 추세적으로 달러화가 강한 게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어 횡보만 하더라도 위험자산에는 우호적일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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