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살리라' 민심에도…여야, 이균용 인사 극한 대치

기사등록 2023/10/04 15:22:43

최종수정 2023/10/04 17:52:03

야당, 이균용 대법원장 부결 예고

여당, 김행 인사청문회 보이콧 시사

여야, 신원식 보고서 채택 사실상 불발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55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개천절 노래 제창을 하고 있다. 2023.10.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55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개천절 노래 제창을 하고 있다. 2023.10.0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재우 최영서 신귀혜 기자 = 여야가 추석 연휴 이후 민심은 '경제를 살리라'는 것이라고 입을 모으며 앞다퉈 민생을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보이콧,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 청문보고서 미채택 등 인사를 둘러싼 극한 대치만 반복하면서 민생은 나몰라라하는 분위기다. 국민은 안중에도 없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정치권이 정치 혐오를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은 정부여당의 반발에도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예고하고 있다.  4일 의원총회에서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을 당론으로 정하지는 않았지만 부결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더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인청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같은날 오전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을 부결해 줄 것을 같은 당 의원들에게 요청하기도 했다. 도덕성과 준법의식, 책임성과 균형감각 모두 신뢰할 수 없다는 취지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공개 발언) 다수는 당론으로 표결에 임하자는 의견이었지만 소수 의견으로 자유 투표 의견이 있었다"고 전했다. 민주당은 6일 의원총회에서 당론 채택 여부를 최종 결정지을 예정이다.

대법원장 임명을 위해선 반드시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본회의 문턱을 넘으려면 재적의원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해야 한다. 168석을 쥐고 있는 민주당 협조 없이는 처리가 불가능하다.

민주당의 당론 채택 여부에 따라 1998년 정기승 대법원장 후보자 이후 35년만에 부결 사태가 재현될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새 후보자를 지명하고 국회 후보 검증 절차를 다시 거쳐야해 대법원장 공백 사태가 자칫 연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 대통령실과 여야의 책임 공방은 물론 내년도 예산안과 주요 법안 심사에도 후폭풍이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 부결 방침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거론하며 공세에 나섰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민생을 챙기겠다는 민주당은 이제 그 약속을 지키시라"라며 "헌정사상 초유의 대법원장 장기 공백이 민주당이 말하는 민생인가"라고 반발했다.

그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하면서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고 밝힌 것을 언급하면서 "이 대표의 말은 정반대로 해석해야 옳다"고 비꼬기도 했다.

하태경 의원은 '김종배의 시선집중' 라디오에 출연해 "이 대표의 다음 목표는 다음 대선 때 나오는 것이다. 전에 3심에서 유죄를 받으면 안 되기 때문에 재판 지연 전략을 쓸 것이다. 윤석열 정부나 우리 당이 추천하는 대법원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명한 유인촌 문화체육부·김행 여성가족부·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 절차도 난관에 부딪쳤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55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3.10.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3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4355주년 개천절 경축식에서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을 하고 있다. 2023.10.03. [email protected]
신원식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은 사실상 불발됐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성일종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김병주 의원은 보고서 채택 시한인 4일 현재 국방위 전체회의 일정에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여야는 앞선 청문회에서 신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역사관'을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전문성 등을 부각하며 적임자라고 치켜세웠으나 야당은 과거 '극우' 발언 등을 이유로 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시킬 것이라고 반대했다.

국민의힘은 신 후보자에 대한 적격·부적격 의견 병기를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부적격 의견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관은 보고서 채택이 불발되더라도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신 후보자는 윤 대통령이 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한 18번째 장관급 인사가 될 공산이 크다.

국민의힘은 오는 5일 김행 후보자 인사청문회 불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지난 27일 단독으로 김 후보자 청문회 일정과 증인 채택 안건을 의결한 것을 사과하지 않으면 청문회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마난 김행 후보자 청문회 불참 가능성에 대해 "전체적으로 논의를 할 예정"이라며 "청문회 과정 자체가 국민의힘을 무시한 채 이뤄졌기 때문에 국민의힘 여가위원들은 권인숙 여가위원장 사과 없는 한 청문회 참여는 어렵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김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덮기 위해 인사청문회를 무산시키려 한다고 맞불에 나섰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강서구청장 선거를 앞두고 청문회가 이뤄질 경우 여론에 상당히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고 장관 역량 자체도 갖추고 있지 못한 모습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는 것에 우려가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영덕 원내대변인도 "여당이 장관 인사청문회를 보이콧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는, 인사청문회를 무력화해서 부도덕한 후보자의 임명을 강행하려는 위법적 술수에 불과하다"고 논평했다.

다만 전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의 주장에 대해 "적반하장식의 태도"라고 일축했다. 야당이 사과하면 청문회에 정상적으로 참여해 국민 눈높이에 맞는지 철저히 검증하겠다는 취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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