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발 완성차 지각 변동…핵심은 이것[SDV 전쟁①]

기사등록 2023/10/01 12:00:00

최종수정 2023/10/01 12:16:04

전동화로 車 소프트웨어 중요성 커져

주요 완성차 업체 SDV 투자 지속 확대

'IAA 2023'에서도 소프트웨어가 화두

지난달 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전시회에서 선보인 BMW의 차세대 플랫폼 노이어 클라세' 차량. Sept. 4 to 10, 2023. (AP Photo/Matthias Schrader)
지난달 4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 전시회에서 선보인 BMW의 차세대 플랫폼 노이어 클라세' 차량. Sept. 4 to 10, 2023. (AP Photo/Matthias Schrader)

<편집자주> 자동차가 이동 수단을 넘어 '움직이는 생활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단순 교통 수단이 아니라 금융, 쇼핑, 의료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 플랫폼이 되고 있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전화기가 스마트폰으로 진화한 것 같은 일이 지금 자동차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와 전자·전기·부품·정보기술(IT) 업체까지 '소프트웨어로 정의 된 차(SD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현재 SDV 기술이 어디까지 왔고, 시장이 어떻게 바뀔 지 점검해본다.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지난달 독일에서 열린 유럽 최대 모빌리티 전시회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차량용 소프트웨어가 미래 모빌리티의 핵심으로 꼽혔다. 올해 전시회에서는 유난히 전동화 기반의 융·복합 기술과 미래 차 비전이 화제가 됐다.

특히 'SDV(Software 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로 하드웨어를 제어하고 관리하는 자동차)' 시장을 놓고,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 운영체제(OS)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독일 대표 완성차 업체인 폭스바겐그룹은 올해 IAA 모빌리티 행사에서 차세대 플랫폼에 대한 비전보다 현 단계의 플랫폼 기술인 '고성능 PPE 플랫폼'과 '기본형 MEB 플러스 플랫폼' 기반의 신차를 공개했다.

폭스바겐의 미래 모빌리티 선점을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10-포인트 계획)에는 아키텍처, 배터리·충전, 소프트웨어 및 모빌리티 등 4가지 기술 플랫폼이 핵심축을 맡는다. 자율주행을 비롯한 소프트웨어 중심의 SDV 플랫폼 개발은 자회사인 카리아드가 담당한다.

폭스바겐이 내년에 선보이는 그룹의 2번째 전기차 플랫폼 PPE 모델에는 카리아드가 새로 개발한 고성능 전자 아키텍처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적용할 예정이다.

폭스바겐그룹은 카리아드를 주축으로 그룹의 통합형 독자 운영체제(OS)인 VW.OS도 개발하고 있다. VW.OS는 그룹 내 전기차 플랫폼부터 SDV를 위한 전동화 기반의 소프트웨어를 통합해 차량 기능 전반을 제어하는 기술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 애플의 iOS처럼 차량 전체의 기본 기능을 제어하는 방식이다.

폭스바겐 올리버 블루메 최고경영자(CEO)는 "소프트웨어는 향후 개발에서 폭스바겐의 두드러진 강점이 될 것"이라며 "미래차 선점을 위한 핵심 동력으로 소프트웨어 전문성을 체계적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 개발한 차량 전용 운영 체제 MB.OS를 2025년부터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한 메르세데스-벤츠도 올해 IAA에서 새로운 출사표를 던졌다.  바로 현지 1위 기업과 협력해, 국가마다 최적화된 SW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유럽·북미 등에서는 구글맵을, 한국에서는 T맵 기반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벤츠는 한국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구글보다 T맵 이용자가 훨씬 많고 쓰기 편하다는 것에 주목했다. T맵과 지도 서비스 에 나선 벤츠의 행보를 볼 때 결국 완성차의 핵심 요소는 차체(하드웨어)를 운용하고 통제할 소프트웨어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벤츠의 이런 현지화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MB.OS 구동 방식이 하드웨어와 OS를 완전히 분리해 지속적으로 최신 서비스가 업데이트 될 수 있게 했기 때문이다.

마그누스 외스트버그 메르세데스-벤츠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최신형 반도체와 센서, 클라우드 등 첨단 기능을 통한 '칩 투 클라우드(Chip-to-Cloud)' 개념을 도입해 시장별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1등 기업과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들에게 필요한 서비스를 더 빠르게 제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벤츠는 소프트웨어 역량을 높이기 위해 이미 3000명 이상 개발자를 채용했다. 향후에도 1만명 이상 인재를 추가로 뽑을 계획이다. 인재 개발을 위해 2030년까지 13억 유로(약 1조 8600억원)를 투입한다는 비전도 갖고 있다.

BMW도 차세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와 다양한 기능을 하나의 시스템에 통합해 새로운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콘셉트카 '비전 노이어 클라세(Vision Neue Klasse)'를 통해 최신 운영체제 iDrive(i드라이브)를 공개했다.

i드라이브는 차량, 멀티미디어, 내비게이션 등 BMW의 시스템 대부분을 제어하는 통신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말한다. 테판 튜라크 BMW  개발·기술운영 수석부사장은 "i드라이브는 단순 제어 및 운영 체제 이상의 기능을 제공하며, 사람과 자동차가 상호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디지털 세계의 신경험이 될 것"이라며 "최신 기술로 사용자 경험을 계속 향상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BMW는 노이어 클라세 플랫폼이 적용된 차량은 2025년부터 양산한다.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은 "노이어 클라세 플랫폼은 앞으로 출시될 모든 BMW 전기차의 기반이 될 것"이라며 "다른 회사가 개발한 플랫폼을 사용해 미니(Mini) 또는 BMW 차량을 생산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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