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기자간담회 열고 건국절 논란 입장 밝혀
헌법 전문 예로 들며 1948년 건국일 주장 반박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 찬성…있는 그대로 표현해주길"
"대통령 친하겠다는 일본은 지금 일본, 제국 일본 아냐"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이종찬 광복회장이 최근 건국절 논란과 관련해 "헌법을 모르는 얘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948년 건국절을 주장한 신원식 국방장관·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를 겨냥해 "헌법 전문을 한번 읽어보고 청문회에 임하시라"고 충고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25일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1948년 건국절 주장의 부당성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유 장관 후보자에게 공개편지를 보내 내달 5일 열리는 인사청문회에서 대한민국이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했음을 분명히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이종찬 회장은 "광복회의 제일 큰 일은 우리의 정체성을 찾는 일"이라며 "정체성을 학문적인 것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 그게 아니라 헌법 그대로다. 헌법 전문을 보면 그대로 정체성이 나와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청문회를 하는 분들을 보니까 헌법 전문을 읽고 나오는 분들이 없는 거 같다"며 "헌법 한번은 읽고 나와 청문회를 해야 하는데 헌법도 모르는 상황에서 청문회를 한다는 것에 깜짝 놀랐다"고 부연했다.
이 회장이 헌법에 대해 누차 강조하는 것은 이번 건국절 논란과 연관돼 있다. 일각에서 1948년이 건국절이라 주장하는데 이것은 우리 헌법에 반하는 것이라는게 이 회장의 설명이다.
이종찬 회장은 "우리 헌법 전문을 보면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대한국민은' 이렇게 시작한다"며 "유구한 역사라는 것은 은연 중에 우리가 반만년 역사를 가진 문화민족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구한 역사를 얘기하려면 적어도 몇 천년은 얘기를 해야한다"며 "1948년에 건국했는데 이게 유구한 역사는 아니지 않냐"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이 회장은 1948년 건국 주장과 관련해 이승만 대통령의 대한민국 정부수립 기본방침에 어긋나고, 이승만 초대내각은 단 한번도 1948년이 대한민국 건국일이라고 주장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종찬 회장은 "초대 국회의장이었던 이승만 대통령이 국회 개회사에서 '오늘 우리가 이자리에 모인 이 민국은 오늘 수립한 것이 아니오. 29년 전 기미년서부터 시작된 것'이라고 얘기하셨다"며 "이승만 대통령을 계속 건국 대통령이라고 뒤집어 쒸우고 하는데 이건 이승만 대통령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승만 대통령 기념관을 짓겠다고 하는데 저는 찬성한다"면서도 "이승만 대통령을 있는 그대로 표현해 달라. 이것이 우리 광복회의 희망"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최근 육군사관학교에서 결정한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에 대해서도 소신을 드러냈다. 그는 "최초 홍범도 흉상을 포함한 5인의 흉상을 모두 이전한다고 하기에 그런 소리하지마라고 만류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까 나중에 우당 이회영 우리 할아버지만 그냥 두고 네분만 옮긴다길래 화를 냈다. 이제는 네분은 놔두고 한분(홍범도)만 옮기겠다고 한다"며 "이거는 역사를 모르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과 관련해 소통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는 "공식적으로 서신을 보내거나 의견을 보낸 사실은 없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지금 북한 공산주의와 혼동하지 마라고 얘기는 했다"고 답했다.
최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육사 뿌리가 국방경비대사관학교로 답한 것과 관련해서는 "국방부 장관이라는 사람이 일본 잔재가 모여서 만든 조선경비대가 군의 원조라고 하고 큰일이다"며 "대통령이 일본과 친하게 지내겠다고 한 것은 지금의 일본이지 제국 일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일부 광복회원들이 국가보훈부의 역사 지우기를 비판하며 박민식 장관의 퇴진을 주장하는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종찬 회장은 "엊그제 김홍일 장군 43주기가 있었다. 통상 그 자리에 장관이 오지 않는데 장관이 오셨다"며 "그날 오셔서 '김홍일 장군은 항일 투쟁을 했고, 북한이 남침할 때 시흥 전선을 지키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런 분들을 존경의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러 이설이 있을 수 있는데 그날 딱 보고 나하고 생각이 같은 분이라고 생각했다"며 "이걸로 대답이 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