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구속영장 청구되자 민주 즉각 반발…상임위 보이콧
국회 전면 올스톱에 여당 "범죄자 한명 때문에 국정 마비"
이재명 체포동의안 표결까지 여야 강대강 대치 이어질 듯
[서울=뉴시스]조재완 신귀혜 최영서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장기 투쟁 여파로 18일 국회가 사실상 마비 상태에 빠졌다. 단식 중인 이 대표가 이날 병원으로 이송된 직후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야당이 이를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국회 일정 보이콧을 선언하면서다. 또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 발의도 정국이 급격히 얼어붙게 만들었다. 여야가 '강대강' 책임공방을 이어가고 있어 정국경색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검찰이 이 대표에 대해 청구한 두 번째 구속영장이 야당 공세의 도화선이 됐다. 검찰은 이날 오전 9시께 백현동 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을 받는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장기 단식으로 체력이 급저하된 이 대표가 병원으로 긴급 이송된지 1시간여 만이다. 검찰의 '18일 영장청구설'은 당초 정치권에서도 예상된 타임라인이었으나, 단식 19일차를 맞은 이 대표가 병원으로 이송된 시점과 맞물리면서 뇌관이 폭발한 셈이다.
민주당은 즉각 국회 상임위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을 건의하기로 하는 등 대여 총공세 방침을 세웠다. 이에 따라 당초 이날 열릴 예정이었던 상임위가 줄줄이 파행되거나 불발됐다.
국방위원회는 이날 오전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야당 보이콧으로 20분 만에 산회했다. 국방위는 이날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실시에 관한 청원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무산됐다.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와 기획재정위원회, 문화 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도 잇달아 취소됐고, 행정안전위원회 소위도 연기됐다. 교권 보호 관련법 처리를 위해 보건복지위원회만 예정대로 진행됐다.
민주당은 상임위 일정을 보이콧하는 대신 용산 대통령실로 몰려가 국정 전면 쇄신과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규탄 시위를 벌였다. 한 총리 해임건의안도 국회 의안과에 제출했다.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오는 21일 표결하게 될 경우 한 총리 해임건의안도 같이 표결에 부치겠다는 맞불 작전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한 명의 범죄혐의자 때문에 국회가 멈추고 민생은 뒷전이 됐다"며 반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민주당의 상임위원회 보이콧 사태에 대해 "이재명 민주당 대표 사수를 위해 민생을 내팽개치고 국민 다수와 싸우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오늘 예정돼있던 상임위를 전면 보이콧했는데 이 대표가 병원 이송됐다고 국회 전체를 셧다운 하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한 일이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대표를 향해서도 "더 이상의 단식은 정상적인 정기국회 운영을 어렵게 할 뿐만 아니라 국정운영에도 지장을 주고 있다"며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김기현 대표도 야당의 내각 총사퇴 공세에 대해 "국회와 국정운영을 올스톱시키는 것은 당내 극단 강경파들에게 포로가 되어 민심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이 된 민주당의 현주소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정국이 지속되는 동안 여야의 강대강 대치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이 이날 오전 구속영장을 청구함에 따라 '오는 20일 본회의 보고, 21일 체포동의안 표결' 시나리오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체포동의안 표결 직전까지 의원총회를 여러 차례 열고 당론 지정 여부에 대한 총의를 모아갈 계획이다. 또 체포동의안 표결 당일 한 총리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는 방안도 찾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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