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SKB·넷플 전략 파트너십 체결…공동 콘텐츠 상품 만든다
韓 망무임승차방지법 동력 잃나…EU도 망값 분담 법안 진행 중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3년 가까이 이어져왔던 SK브로드밴드(SKB)와 넷플리간 망값(망 이용대가) 분쟁이 마무리됐다. 법정 소송과 별개로 물밑에서 진행돼왔던 협상이 극적 타결되면서다.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CP)와 통신 사업자(ISP)간 망값을 둘러싼 갈등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상황에서 양사의 협상타결은 새로운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코리아 오피스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 제휴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내년 상반기부터 각각 모바일 요금제와 IPTV(Btv)에서 넷플릭스 결합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T우주'에도 넷플릭스 결합 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넷플릭스가 최근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관련 상품도 내놓는다. 대화형 UX(이용자 경험)나 맞춤형 개인화 가이드 등 AI(인공지능) 기술과 같은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갈등은 지난 2019년께부터 본격 시작됐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의 콘텐츠 전송량이 급증해 자사 네트워크(망) 운영 부담이 커진다며 대가 지불을 요구해왔다. 이에 넷플릭스는 '무정산' 방식이 망 연결의 관행이고, 이미 넷플릭스가 자체적으로 구축한 CDN(콘텐츠 전송 네트워크)인 OCA를 설치해 부담을 줄이고 있는 만큼 망값을 낼 수 없다고 맞섰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의 망 이용대가 미지급 문제가 양사의 협상으로 해결되지 않자 지난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에 협상 재정을 요청했는데, 넷플릭스는 방통위의 중재안이 나오기 전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에 민사소송(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1년 가량의 재판 끝에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게 인터넷 망 연결·유지 등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채무를 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넷플릭스 측이 주장한 망 중립성, 무정산 피어링 방식 등은 소송과 관련이 크지 않다고 봤다.
이에 넷플릭스가 곧바로 항소를 제기했고,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지리한 항소심이 이어졌다. 양측은 2022년 3월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을 연 이후 올해 7월까지 10차례의 변론기일을 진행하며 대립해왔다. 항소심에서도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무정산 합의 여부, 망값 산정 기준, 망값 감정 방안 등을 놓고 다퉜으나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코리아 오피스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18일 발표했다.
이번 제휴로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내년 상반기부터 각각 모바일 요금제와 IPTV(Btv)에서 넷플릭스 결합 요금제를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의 구독 상품 'T우주'에도 넷플릭스 결합 상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넷플릭스가 최근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관련 상품도 내놓는다. 대화형 UX(이용자 경험)나 맞춤형 개인화 가이드 등 AI(인공지능) 기술과 같은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
3년 넘게 이어진 망 사용료 소송…극적 협상 합의 왜?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의 망 이용대가 미지급 문제가 양사의 협상으로 해결되지 않자 지난 2019년 방송통신위원회에 협상 재정을 요청했는데, 넷플릭스는 방통위의 중재안이 나오기 전 2020년 4월 SK브로드밴드에 민사소송(채무 부존재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1심 법원은 1년 가량의 재판 끝에 SK브로드밴드의 손을 들어줬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게 인터넷 망 연결·유지 등 비용 일부를 부담하는 채무를 진다고 판단한 것이다. 넷플릭스 측이 주장한 망 중립성, 무정산 피어링 방식 등은 소송과 관련이 크지 않다고 봤다.
이에 넷플릭스가 곧바로 항소를 제기했고,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지리한 항소심이 이어졌다. 양측은 2022년 3월 항소심 1차 변론기일을 연 이후 올해 7월까지 10차례의 변론기일을 진행하며 대립해왔다. 항소심에서도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무정산 합의 여부, 망값 산정 기준, 망값 감정 방안 등을 놓고 다퉜으나 입장을 좁히지 못했다.
SK브로드밴드가 1심에서 승소판정을 받아 다소 유리한 입장이었으나, 양측이 물밑 협상을 통해 모든 분쟁을 끝내기로 극적 합의하면서 한국발 망값 분쟁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물밑 협상이 타결된 데는 소송 장기화에 양측 모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넷플릭스 입장에선 이미 1심을 패소한 가운데 항소심과 상고까지 거쳐 망 이용대가 판례가 확정될 경우 향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의 망 무임승차 논란은 유럽은 물론 자국인 미국에서도 한창이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선 소송 탓에 자사 IPTV 상품은 물론 모기업인 SK텔레콤의 모바일 상품에서 언제까지 '넷플릭스'를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토종 OTT를 제치고 굳건한 1위 OTT로 자리를 굳힌 데다 KT·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앞다퉈 넷플릭스 결합 요금제를 출시한 상황이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을 위한 해저케이블 증설비용도 부담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어떤 합의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의 갈등이 봉합되면서 빅테크를 대상으로 한 망 이용대가 관련 입법 논의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줄 전망이다.
양사의 법적 공방이 치열해진 이후 국회에서도 여야 모두 이른바 '망무임승차방지법'이라는 내용의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법안의 내용들은 주로 ▲부가통신사업자(콘텐츠 등)의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화 ▲망이용계약 체결 의무화 ▲부당한 망 이용대가 지급 거부 금지 등이 골자다.
이들 법안이 앞다퉈 발의된 것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거대 글로벌 CP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며 국내 통신망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망 설비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여론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대신해 구글 유튜브가 개입하고, 미국 행정부가 무역분쟁 소지를 들고 나오자 입법 동력이 약화됐던 상황.
양사의 극적 합의로 국회 논의 중인 '망값 의무화' 관련 법안 제정 움직임이 힘을 잃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만큼 근시일 내 통과도 어려울 전망이다.
해외 정부의 '망 중립성' 관련 정책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또한 대규모 트래픽을 초래하는 빅테크의 망 투자 분담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당초 EU는 기금 형태로 망 투자 분담을 추진하려 했으나, 글로벌 빅테크들에게 직접 세금 징수가 어려운 만큼 한국이 추진 중인 법안처럼 직접 망 이용대가를 받는 방식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까지 글로벌 CP를 향해 망 이용대가 분담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망 인프라의 품질 보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막대한 트래픽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유럽통신사연합회(ETNO) 또한 우리 통신사들과 함께 공동 성명을 내고 빅테크의 망 투자 기여와 정부의 정책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간 물밑 협상이 타결된 데는 소송 장기화에 양측 모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먼저 넷플릭스 입장에선 이미 1심을 패소한 가운데 항소심과 상고까지 거쳐 망 이용대가 판례가 확정될 경우 향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글로벌 빅테크들의 망 무임승차 논란은 유럽은 물론 자국인 미국에서도 한창이다.
SK브로드밴드 입장에선 소송 탓에 자사 IPTV 상품은 물론 모기업인 SK텔레콤의 모바일 상품에서 언제까지 '넷플릭스'를 배제할 수 없는 노릇이다.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에서 토종 OTT를 제치고 굳건한 1위 OTT로 자리를 굳힌 데다 KT·LG유플러스 등 경쟁사들이 앞다퉈 넷플릭스 결합 요금제를 출시한 상황이다. 넷플릭스 이용자들을 위한 해저케이블 증설비용도 부담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어떤 합의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동력 잃은 망무임승차방지법?…칼자루는 EU 빅테크 규제에?
양사의 법적 공방이 치열해진 이후 국회에서도 여야 모두 이른바 '망무임승차방지법'이라는 내용의 법안을 다수 발의했다. 법안의 내용들은 주로 ▲부가통신사업자(콘텐츠 등)의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화 ▲망이용계약 체결 의무화 ▲부당한 망 이용대가 지급 거부 금지 등이 골자다.
이들 법안이 앞다퉈 발의된 것은 넷플릭스, 유튜브 등 거대 글로벌 CP가 과도한 트래픽을 유발하며 국내 통신망에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망 설비투자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는 여론을 등에 업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를 대신해 구글 유튜브가 개입하고, 미국 행정부가 무역분쟁 소지를 들고 나오자 입법 동력이 약화됐던 상황.
양사의 극적 합의로 국회 논의 중인 '망값 의무화' 관련 법안 제정 움직임이 힘을 잃을 것이란 분석이 우세하다. 최근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는 만큼 근시일 내 통과도 어려울 전망이다.
해외 정부의 '망 중립성' 관련 정책에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유럽연합(EU) 또한 대규모 트래픽을 초래하는 빅테크의 망 투자 분담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추진 중이다. 당초 EU는 기금 형태로 망 투자 분담을 추진하려 했으나, 글로벌 빅테크들에게 직접 세금 징수가 어려운 만큼 한국이 추진 중인 법안처럼 직접 망 이용대가를 받는 방식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EC)까지 글로벌 CP를 향해 망 이용대가 분담을 주문하기도 했다.
정부 뿐만 아니라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망 인프라의 품질 보장을 위해서는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한 만큼 막대한 트래픽을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이 책임을 분담해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유럽통신사연합회(ETNO) 또한 우리 통신사들과 함께 공동 성명을 내고 빅테크의 망 투자 기여와 정부의 정책적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