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식에 민주 또 내분...친명 "함께 맞서자" 비명 "정신 못 차려"

기사등록 2023/09/01 11:01:05

최종수정 2023/09/01 11:34:05

1일 이 대표 단식투쟁 이틀차…계파 내홍 또 격화

친명계, 이재명 희생적 면모 부각…비명계 "왜 하나"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9.01.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단식투쟁 천막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3.09.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조재완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 농성을 계기로 당 내분이 또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친이재명계는 희생적 결단을 내린 이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하자고 호소한 반면, 비이재명에선 이 대표가 검찰 소환조사를 앞두고 보여주기식 방탄단식에 들어갔다는 비판이 나왔다.

1일 이 대표 단식은 이틀차에 접어들었다. 이 대표는 전날 윤석열 정부를 향한 대국민항쟁에 나서겠다는 명분으로 무기한 단식에 돌입했다.

표면적으로는 윤 정권 실정에 맞서겠다는 이유지만, 이 대표 본인의 사법리스크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국면 전환을 위해 단식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풀이된다. 투사 이미지로 당대표 존재감을 부각해 최근 당안팎에서 제기된 퇴진론을 불식시키고, 이달 예상되는 체포동의안 국면에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가 단식에 돌입하자마자 친명계는 이 대표의 희생적 면모를 부각하고 나섰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전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결사항전의 의지를 담아서 단식에 돌입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오랜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란 취지로 말했다. 그는 "이 대표가 오롯이 결정을 했고 그것을 통해 지금의 난국을 타파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단식을 한 것이니 초점을 거기에 맞춰달라"고도 했다.

장경태 최고위원도 같은 날 오전 다른 라디오 인터뷰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대표가 결단한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국회가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다 활용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부와의 대화 여지가 없기 때문에 최종적인 방법을 강구한 것 같다"고 했다.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되는 양이원영·정청래·조정식 의원도 일제히 SNS를 통해 이 대표 지원사격에 나섰다. 양이 의원은 "이 대표가 무능한 윤석열 정권의 폭정을 저지하기 위해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다"고 지지 메시지를 냈고, 정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최선봉에 서서 결연하게 맞서 싸울 것이다.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반면 비명계에선 냉랭한 반응이 나왔다. 비명계 대표인 윤영찬 의원은 전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에게 가서 왜 단식하냐고 물어보라"며 "왜 단식을 하는지 국민들이 제일 잘 이해해야 하는데 국민들이 잘 이해를 하고있나"라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비명계 중진 의원은 뉴시스와 한 통화에서 "내달 회기 중 체포동의안을 표결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해지자 최후의 수단이라고 단식 카드를 꺼낸 것 같은데, 국민들도 이 대표의 머릿 속을 훤히 들여다보고 있지 않겠나"라며 "이번 단식으로 민주당 방탄 논란만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했던 이 대표가 '본인의 약속을 행동으로 옮기겠다' '체포동의안을 가결해달라, 당당하게 조사받겠다'라고 선언하면 될 일인데, 왜 당 전체를 단식 국면으로 끌고 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다른 비명계 의원은 최근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당 지도부가 지지율 침체 원인으로 '도덕성 상실'을 분석했던 점을 언급하며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통화에서 "도덕성 상실이 지지율 장기 침체 원인이라고 셀프 진단한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나온 단식 선언"이라며 "지도부가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일갈했다.

이번 단식이 이 대표 체제를 흔드는 결정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또 다른 비명계 초선은 "단식 투쟁까지 들어갔다는 것은 더 이상 남은 전략이 없다는 말과 같다"며 "국민들이 180석이나 안겨준 거대 야당인데, 할 수 있는 것이 단식뿐이라는 게 말이 되나. 단식이 이 대표 발목을 잡게 될 것"이라고 봤다.

한편 이 대표는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오는 4일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에게 4일 출석을 통보했으나 이 대표는 국회 일정 등을 이유로 11일에 출석하겠다고 맞서면서 신경전이 벌어진 바 있다.

강선우 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직후 "이 대표가 사즉생 각오로 단식 투쟁 나서면서도 당무일정을 정상 소화하며 투쟁한다는 기조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며 "본인 검찰 조사 있어서도 당당히 응하겠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이 대표는 검찰이 고집하는 오는 4일 출석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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