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회 회장 "볼때기라도 때려야 노인들의 분 풀릴 것"
노인회 부회장 "사퇴해야" 김은경 "그건 다른 문제"
[서울=뉴시스] 이승재 조재완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은 3일 대한노인회를 직접 찾아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다만 반응은 차가웠다. 노인회장은 김 위원장의 사진을 손으로 때리며 '1000만 노인들의 분노'를 표출했다. 노인회 부회장은 '혁신위원장 자격이 없다'며 사퇴를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용산 대한노인회를 방문해 김호일 노인회장과 최창환 부회장 등을 비롯한 관계자들에게 "마음 아프게 한 것 죄송스럽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는 '노인 폄하' 발언 이후 나흘 만에 사과한 것에 대해 "시간을 만들기가 쉽지 않았다"며 "오늘도 정례회의가 10시부터인데 멈추고 서둘러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설프게 말씀드린 것, 마음 상하게 해드린 것 죄송스럽고 마음 푸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에 김 회장은 "우리나라 1000만 노인을 대표해 볼때기라도 때려야 노인들의 분이 풀릴 것 같다"며 "손찌검을 하면 안 되니 사진이라도 뺨을 한 대 때리겠다"고 했다.
그는 준비한 사진을 꺼내 들어 "정신 차려"라고 외치며 사진 속 김 위원장의 얼굴을 5대 때렸다.
이어 '끝없이 이어지는 더불어망언당 어르신 폄훼사'(史)라는 문구와 관련 내용이 들어간 종이를 다른 손에 들고 "역대 이런 망언을 해서 이렇게 됐다"며 "노인을 대우하고 대접하는 발언을 잘 해주기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관계자는 김 위원장에게 자리에서 물러날 것을 권유하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 어젯밤 잠이 안 오더라. 이 자리를 내려놓을 생각 없나"라고 물었고, 김 위원장은 "그건 다른 문제"라고 답했다.
그러자 최 부회장은 "전반적으로 당신은 자격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노인 폄하 발언이) 그냥 나온 게 아니라 사상이 그런 것"이라며 "민주당을 위해서도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는데 의견이 어떤가"라고 재차 물었다.
고성이 이어지자 혁신위원인 황희 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황 의원은 "오해로 생겨난 일이지만 너무나 반성하고 죄송하고 다음에 어르신들 정책 만들 때 더 조심스럽고 더 정성이 들어갈 수 있는 큰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노인회 측은 내년 총선에서 '노인표'를 잃을 수 있다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최 부회장은 "민주당 점수 이번에 완전히 떨어졌다"며 "아마 (김 위원장이) 그만두지 않고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