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내부 텔레그램방에서 사퇴 이야기 오가
혁신위 무용론·해체론 '솔솔'…김은경 "의지 그대로"
[서울=뉴시스] 이승재 기자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3일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사과했지만, 한번 불붙은 사퇴론을 가라앉히기는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 의원들이 들어가 있는 내부 텔레그램방에서는 김 위원장이 혁신위원장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다고 한다.
전날까지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한 사과가 나오지 않자 의원들의 불만이 표출된 거다.
한 초선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뒤늦은 사과는) 가래로 막을 걸 삽으로 막는 것"이라며 "대부분 의원이 위기의식을 느꼈고, 텔레그램방에서도 관련 발언이 있었다. 의원총회를 열게 되면 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안민석 의원도 이날 오전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런 텔레그램방 분위기를 언급했다. 또 '김 위원장 사퇴'에 관한 진행자의 질의에는 "분위기는 사실 갈수록 안 좋은 것 같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이런 목소리가 당내에서 나온다는 게 굉장히 안타깝다"며 "이제는 더 이상 실수가 용납되지 않는다. 앞으로 실수하면 사퇴하라고 제가 나서서 이야기하겠다. 피가 철철 넘치는 혁신을 하라"고 발언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인적 쇄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안 의원은 "22대 총선은 판갈이 하는 선거다. 여야가 인적 쇄신을 통해서 공천 혁신하는 선거"라며 "저도 각오하겠다. 다선 의원들 과감하게 쳐달라. 야당답지 않은 초선 의원들도 쳐야 한다. 그렇게 해야만 혁신위가 국민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총선에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번 논란으로 혁신위원회가 동력을 사실상 잃었다는 말도 나온다. 본격적인 혁신안을 내놓기 전부터 각종 설화에 휩싸이자 당 안팎에서는 무용론에서 나아간 해체론까지 거론된다.
유인태 전 국회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설화가 생겼으니 해체하는 게 (맞다)"며 "그러니 사퇴하고, 또 더 할 일도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을 내려놓는 게 민주당을 돕는 길 아니겠나"라며 "이게 얼마나 또 총선에 악재로 작용하겠나"라고 꼬집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같은 날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과감하게 사과시키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런데 이재명 대표가 흔들흔들하고 있다. 흔들리면 안 된다. 강하게 나가라"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거취에 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서 발언 논란에 대해 사과한 뒤 사퇴에 관한 기자의 질의에 "혁신위 의지는 그대로 간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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