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구명조끼 착용하는게 맞았다"
이종섭 장관, 빈소 찾아 유가족 위로 예정
윤 대통령 "사고 원인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
[서울=뉴시스] 옥승욱 김승민 기자 =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실종자 수색 임무를 수행하다 숨진 고(故) 채수근 해병이 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 진급됐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해병대 1사단장은 이날 채수근 일병의 상병 추서 진급을 사단장 권한으로 승인했다. 대령 이상의 지휘관은 병사의 추서 진급 권한이 주어진다.
채수근 상병은 지난 19일 오전 9시 3분께 경북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를 수색작업을 하던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고 지점은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많은 양의 흙탕물이 빠르게 흐르던 곳이다.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던 해병대원 3명이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하천으로 빠졌다. 2명은 수영으로 물 속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채 상병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실종됐다.
해병대에 따르면 채 상병은 19일 저녁 11시 10분경 실종 지점에서 5.8km 떨어진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소방당국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는 즉시 마린온 헬기로 포항 군 병원으로 후송했다.
이번 수색작업에서 해병대는 물에 직접 들어가는 장병들에게 구명조끼조차 입히지 않았다. 최소한의 안전장비조차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수색작업을 펼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최용선 해병대 공보과장은 20일 국방부 정례브리핑에서 구명조끼 미지급 지적에 "당시 상황을 고려한다면 구명조끼를 착용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어떤 판단을 했는지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규정·지침을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채 상병의 장례는 해병대장으로 치뤄진다. 해병대 1사단은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 김대식관(실내체육관)에 채 상병의 빈소를 마련했다. 일반인 조문은 오늘 오후 2시부터 가능하다. 채 상병은 국립임실호국원에 봉안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채수근 상병의 순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 "국가유공자로서 최대한의 예우를 갖추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가족 분들과 전우를 잃은 해병대 장병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정부는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도 오늘 오후 3~5시 사이 채 상병의 빈소를 찾아 유가족을 위로할 예정이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우리 군은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헌신한 해병 전우가 영원히 기억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관련 경위를 철저히 조사해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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