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 일병, 19일 오전 수색작업 중 급류 휩쓸려 실종
19일 밤 11시 10분경 숨진 채 발견…해병대, 마린온으로 후송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해병대가 지난 19일 수색작업 중 숨진 해병대원 유가족에 대해 깊이 사과했다. 다만 순직 장병이 실종된 지 23시간 만에 나온 이번 사과문을 두고 뒷북 사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병대는 20일 오전 8시경 국방부 출입기자단에 보낸 입장문자를 통해 "경북 예천 지역의 호우피해 복구작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해병대원의 명복을 빈다"며 "유족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A 일병은 이날 오전 9시 3분께 예천군 보문면 미호리 보문교 남단 100m 지점에서 폭우 실종자 수색작업 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
사고 지점은 전날까지 내린 폭우로 많은 양의 흙탕물이 빠르게 흐르던 곳이다.
당시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채 실종자 수색을 하던 해병대원 3명이 지반이 갑자기 내려앉으면서 하천으로 빠졌다. 2명은 수영으로 물 속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A 일병은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실종됐다.
해병대에 따르면 A 일병은 19일 저녁 11시 10분경 실종 지점에서 5.8km 떨어진 고평교 하류 400m 지점에서 소방당국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해병대는 즉시 마린온 헬기로 포항 군 병원으로 후송했다.
이번 수색작업에서 해병대는 물에 직접 들어가는 장병들에게 구명조끼조차 입히지 않았다. 최소한의 안전장비조차 갖추지 않은 상황에서 무리한 수색작업을 펼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해병대는 지난 밤 국방부 기자단에게 해병대원 발견 사실을 알릴 당시에도 사과의 말을 전하지 않았다. 이후 이에 대한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20일 오전 8시경 '예천 호우피해 복구작전 시 순직자 발생에 대한 해병대 입장'을 발표하며 사과의 말을 전했다.
순직한 해병대원이 실종된 지 23시간, 숨진 채 발견된 지 9시간 만이다.
현재 해병대 수사단은 사고 경위를 조사 중에 있다. 해병대 안전단은 호우피해 복구작전에 투입된 부대의 안전분야에 대해 현장에서 점검하고 보완 중이다.
해병대 관계자는 "호우피해 복구작전을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해병에 대해 최고의 예우를 갖춰 후속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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