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호상어 멸종 위기 몰린 진짜 이유 [사이언스 PICK]

기사등록 2023/06/17 08:30:00

최종수정 2023/06/17 08:32:05

산호초 생태계 유지하는 산호 상어, 개체 수 60% 이상 줄어

해양보호 철저한 선진국은 개체 수 유지…사회·경제 조건 연관

아직 '원천 개체군'은 생존 기대…"더 늦기 전 회복 조치 취해야"

17일 학계에 따르면 호주 제임스쿡 대학을 비롯한 다국적 연구팀은 산호초 지대 생태계를 유지하는 '산호 상어'의 개체 수가 60~73% 가량 감소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산호초 지대에서 헤엄치고 있는 산호 상어의 모습. (사진=세계자연기금) *재판매 및 DB 금지
17일 학계에 따르면 호주 제임스쿡 대학을 비롯한 다국적 연구팀은 산호초 지대 생태계를 유지하는 '산호 상어'의 개체 수가 60~73% 가량 감소했다고 경고했다. 사진은 산호초 지대에서 헤엄치고 있는 산호 상어의 모습. (사진=세계자연기금)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해양 생태계를 구성하는 데 핵심 역할을 하는 '산호 상어'의 개체 수가 전세계에서 절반 이하로 줄어들며 멸종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해양 보호 활동이 철저한 선진국의 해역에서는 여전히 개체군이 잘 보존되고 있어 범세계적 해양 관리를 통해 줄어드는 상어의 개체 수를 회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7일 학계에 따르면 호주 제임스쿡 대학을 비롯한 다국적 연구팀은 글로벌 협업 연구인 '글로벌 핀프린트(Global Finprint)' 프로젝트의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했다. 글로벌 핀프린트는 전 세계 67개국의 400여개 산호초 해역에서 촬영된 2만 시간의 수중 비디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추진됐다.

전 세계 산호 상어 개체 수 절반 이상 줄어…해양 생태계 파괴 가능성↑

이번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풍부하게 서식하던 산호 상어의 개체 수는 60~73% 감소했다. 무분별한 남획으로 인해 산호 상어 뿐 아니라 가오리 등 산호초 해역의 생태계를 보호하는 생물군의 다양성이 부족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상어와 가오리 등의 세계적인 종 보존 상태는 10년 전보다도 더 악화됐다.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도 지정된 대보초(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사례에서도 알 수 있듯 넓은 산호초 해역은 해양 생물의 보고다. 전체 해양 생물의 약 25%가 전 세계 산호초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호초들 또한 1㎡당 1500~3700g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바닷속 열대우림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멸종 위기에 처한 산호 상어들은 공생 관계를 통해 이같은 산호초 생태계를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산호초 인근에 사는 물고기 등을 잡아먹은 뒤 그 영양분을 산호초에 나눠주거나, 상위 포식자에 속하는 상어종의 경우 산호초를 먹어치우는 생물들을 사냥해 산호초 지역이 과도하게 사라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데 기여하기도 한다.

이처럼 해양 생태계의 핵심 중 하나인 산호초 해역 유지에 상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어 학계에서는 산호 상어의 멸종이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 파괴뿐 아니라 인류에게까지 생태적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다.
[AP/뉴시스]지난 2022년 11월 해상에서 호주 그레이프 배리어 리프의 한 구역인 무어 리프(Moore Reef)를 바라본 모습. 2022.11.14.
[AP/뉴시스]지난 2022년 11월 해상에서 호주 그레이프 배리어 리프의 한 구역인 무어 리프(Moore Reef)를 바라본 모습. 2022.11.14.

상어 멸종 주원인은 '어획'…선진국 해역에서는 산호 상어 개체 수 유지돼

산호 상어가 멸종 위기에 놓인 가장 큰 원인은 물론 무분별한 어획이나, 상어 자체를 노린 것보다 다른 어종을 잡는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상어가 함께 잡히는 부수어획의 영향이 컸다. 올해 초 네이처(Nature) 학술지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기후변화나 해양 오염보다도 이같은 어획이 상어의 멸종 위기를 더 키운 것으로 나타났다.

무분별한 어획이 개체 수 감소의 주요 원인인 만큼 이른바 '상어 고갈 현상'은 의외로 해역 인근 국가의 사회·경제적 조건과 밀접한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에 따르면 대다수 산호초 해역에서 상어의 수가 크게 줄었지만 일부 해역에서는 여전히 개체 수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산호초 지대가 파괴되지 않은 채 잘 유지되고 있었고, 무분별한 남획도 이뤄지지 않은 곳이었던 것.

이처럼 개체 수가 유지되는 곳은 더 강력한 천연자원 관리, 해양 관리 규정 등이 마련돼있고 이를 시행하기 위한 자원이 풍부한 선진국들의 해역인 경우가 잦았다. 반대로 지속 가능한 관리·집행을 위한 자원이나 여력이 적은 저소득 국가의 경우에는 산호 상어의 고갈이 눈에 띄게 드러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산호 상어 보존 문제가 생태학과 관련된 문제 뿐만 아니라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포함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사람을 먹여 살릴 자원이 부족한 나라는 생물 다양성을 지속적으로 관리·보호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해역 간 종(種) 붕괴 연관 없어…"원천 개체군 있을 때 더 늦기 전 회복시켜야"

특정 산호초 해역에서 상어 개체 수가 줄거나 완전히 절멸되더라도 인근 산호초 해역에서는 개체 수가 적절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 역시 산호초 지대가 포함된 해역 관리와 관련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해양 보호 구역 지정 등으로 관리되는 산호초 지대는 이웃 산호초 지대에서 상어 개체수가 완전히 붕괴되는 동안에도 해역 내 종을 보호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생존하고 있는 상어 개체들이 향후 '원천 개체군'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인근 산호초 지대에서 멸종 위기 원인이 된 위협을 해결한 뒤 개체군을 다시 회복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이처럼 멸종 위기의 산호 상어들을 회복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아직 남아있어 더 늦기 전에 전 세계적 공동 연구와 협력을 통해 생태계 보존에 나서야 한다는 시각이 힘을 얻는다.

강력한 관리가 개체 수 보호에 확실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상어 개체 보호에 가장 효과적인 해양 보호 구역 설계 방안 등을 모색하고, 글로벌 핀프린트 프로젝트처럼 전 세계 바다를 대상으로 한 국제 협업을 이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연구팀은 "문제는 분명하지만 인간에게도 필수적인 생태계 유지에 기여하는 생물들이 무분별한 남획을 허용하는 잘못된 관리 관행으로 무섭게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며 "상어의 멸종과 이들이 관리하는 생태계의 파괴는 인간에게도 재앙이 될 수 있는 만큼 더 늦기 전에 고갈된 개체 수를 회복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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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상어 멸종 위기 몰린 진짜 이유 [사이언스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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