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5곳 의문의 하한가…쏟아지는 의혹들

기사등록 2023/06/15 05:00:00

최종수정 2023/06/15 06:15:41

업계에선 주식 투자 카페 의심

카페 운영자 과거 통정매매 전력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637.95)보다 18.87포인트(0.72%) 내린 2619.08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96.81)보다 24.98포인트(2.79%) 하락한 871.83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1.4원)보다 7.1원 오른 1278.5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3.06.14. hwang@newsis.com
[서울=뉴시스] 황준선 기자 = 14일 코스피가 전 거래일(2637.95)보다 18.87포인트(0.72%) 내린 2619.08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전 거래일(896.81)보다 24.98포인트(2.79%) 하락한 871.83에 거래를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1271.4원)보다 7.1원 오른 1278.5원에 마감했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2023.06.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동일산업, 동일금속, 만호제강, 대항방직, 방림 등 상장사 5곳이 전날 의문의 하한가를 기록한 가운데 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난무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난 4월 8개 종목이 폭락세를 나타낸 '라덕연 사태'가 재연된 것이 아니냐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한 대형 포털 사이트의 주식 투자 카페를 중심으로 주가 조작이 이뤄졌다가 사달이 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동일산업·동일금속·만호제강·대한방직·방림 등 5개 종목을 놓고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현재로서는 5개 종목 모두 뚜렷한 하락 배경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단 시장에서는 이번 하한가 사태를 두고 지난 4월에 발생한 차액결제거래(CFD) 반대매매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 때와 닮아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지난 4월24일 선광·하림지주·대성홀딩스·다우데이타·세방·서울가스·삼천리·다올투자증권 등 동반 하한가를 기록한 8개 종목과 어제 5개 종목은 모두 거래량이 적고 가치주에 가까운 회사라는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특별한 호재 없이 장기간 꾸준히 올랐다는 점도 겹치는 부분이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사태는 CFD와는 무관한 것으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이번 하한가 종목들의 매도 창구를 살펴보면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등 다양한데 이중 CFD를 제공하지 않는 증권사도 있기 때문이다. SG증권 등 외국계 증권사도 매도 창구에서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특히 라덕연 사태 이후 CFD 거래가 거의 중단됐다는 점과 이들 종목의 신용거래 비중이 낮다는 부분을 감안하면 매도 주문은 대부분 국내 증권사 일반 창구를 통해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의문의 주체가 어떤 특별한 사유로 물량을 대거 던졌을 것이란 관측이다. 업계에서는 이 주체가 주식 투자 카페 '바른투자연구소'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12년 개설된 바른투자연구소는 증시에서 저평가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배당 확대와 경영 참여 등 소액주주운동을 표방하는 곳으로, 개인 투자자를 대상으로 종목을 추천하고 매매를 진행하는 투자 커뮤니티로 알려졌다. 해당 카페에서는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5개 종목이 꾸준히 추천 종목으로 거론돼 왔다.

문제는 바른투자연구소의 운영자인 강모 소장이 과거 주가조작에 연루돼 실형을 선고 받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강 소장은 지난 2014년 2월부터 2015년 8월까지 공범들과 코스피 상장사 조광피혁, 삼양통상, 아이에스동서, 대한방직을 상대로 약 1만회에 걸쳐 시세조종을 벌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시세조종을 위해 주로 통정매매와 물량소진 등의 수법을 쓴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검찰은 이들이 시세조종으로 각 종목의 주가가 2.5~3.7배 가량 치솟자 보유주식을 팔아 200억원 상당의 시세차익을 거뒀다고 봤다. 주모자 격으로 조사된 강씨는 이중 약 90억원을 챙긴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강 소장은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벌금 4억원을 선고받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하한가 나온 종목들은 대부분 거래량이 적은 종목들로, 라덕연 사태 때와 비슷한 느낌"이라면서도 "반대매매가 나온 건 아닌 것 같고 장중 물량을 많이 보유하고 있던 투자자가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세력인지 일반 개인인지, 대주주인지 불분명하지만 어떤 특정 주체가 던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해당 카페에 연루된 투자자 가운데 누군가 물량을 대거 팔아치우면서 주가 하락을 촉발했고, 손실을 줄이기 위해 너도나도 물량을 던진 것으로 해석된다"며 "전형적인 뇌동매매 패턴"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이유없이 하한가를 기록한 5개 종목에 대해 필요시까지 매매 거래를 정지하기로 했다. 또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종목에 대해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한국거래소는 전날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방림 등 5개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했다"며 "주가 급락과 관련한 신속한 거래 질서 정립 및 투자자 보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에 대한 일환으로 5개 종목에 대해 다음날(15일)부터 필요시까지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조회공시를 요구했다"며 "동일금속·방림·만호제강 3개 종목은 소수계좌 거래 집중을 이유로 투자주의 종목으로도 지정했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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