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공채 개그맨 31·32기 듀오
지난해 1월 유튜브 활동 시작해
자율주행·아이폰 시리즈에 애착
[서울=뉴시스] 이창환 기자 = '킥서비스'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스케치 코미디를 선보이고 있는 KBS 공채 개그맨 박진호(33)·정진하(32)는 "(과거 개그콘서트에 출연했을 때보다) 진짜 훨씬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신다"며 감사를 표했다.
킥서비스는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 소재 카페에서 진행한 뉴시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KBS 공채 개그맨 31·32기 출신인 박진호와 정진하는 지난해 1월 유튜브 채널 킥서비스를 개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정진하는 "너무 말도 안 될 정도로 (알아봐 주신다). 제가 개그콘서트에 출연할 당시 시청률이 5~6% 정도였는데 많이들 못 알아보셨다"며 "지금은 너무 많이 알아보시니까 좀 신기하다"고 언급했다.
박진호는 "저는 10% 대쯤 진호봇이라는 캐릭터로도 출연해서 알아보시는 분들을 보긴 했는데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다"며 "조금 더 친숙하게 생각해 주시는 것도 있는 것 같고, (저희들에 대한 관심의) 넓이라든지 깊이도 확연히 다른 것 같다"고 보탰다.
기억에 남는 콘텐츠로는 각각 '2032년 자율주행'과 '2032년 아이폰' 에피소드를 꼽았다.
정진하는 "물론 모든 영상이 애착이 가지만 자율주행이 제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편"이라며 "제가 공상하는 걸 되게 좋아한다. 기술의 약간의 미완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해프닝들이 되게 재밌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람마다 웃음 포인트가 다 다르겠지만, 자율주행을 하며 일어나는 일화들이 너무 엉뚱하고 웃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박진호는 "사실 콘텐츠 중에서 (저희가) 약간 고생하는 편이다. 장소 이동도 많고 하루 종일 촬영하기도 하고, (초기에) 저희가 직접 편집한 콘텐츠 같은 경우 며칠 밤을 새워 제작했다"며 "어느 하나가 최고라고 하기엔 모두가 소중한 콘텐츠들"이라고 입을 뗐다.
다만 그는 "굳이 뽑자면 가장 첫 콘텐츠인 아이폰 편"이라며 "지금 보면 화질도, 구도도, 연기도, 소품도 너무 이상한데 좀 귀엽기도 하다. 저희 둘이 '이거 잘될 것 같다'는 신남을 가지고 했던 파릇파릇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다음은 킥서비스와의 일문일답.
-유튜브에 뛰어든 계기가 무엇인가.
"사실 저희가 개그콘서트 폐지 후 정말 오랜만에 여러 명이서 개그를 한 게 개승자였다. 신인 5명이서 좀 즐거웠는데 예기치 못하게 탈락하게 되면서 너무 아쉬워서 우리 이렇게 끝내기는 좀 아쉽고, 뭔가를 더 해보자 했다. 여러 가지 계획이 있었는데 당시 코로나가 좀 심하다 보니까 공연이 안 돼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다. 사실 그렇게 큰 거창한 목표는 없었고 그냥 우리 개그 같이 했는데 좀 아쉽다 하는 마음이 좀 더 컸던 것 같다."(박진호)
-지난해 4월 '10년 후' 시리즈로 아이폰을 처음 선보이면서 반응이 뜨겁지 않았나.
"바로 핫한 건 아니었고 거의 한 달 가까이 '현타'가 올 정도로 조회수가 너무 안 나왔는데 콘텐츠에 대한 확신이 있었던 것 같다, '이거는 무조건 재밌다'. 지금 조회수가 안 나오는 것뿐이지 무조건 재밌다는 믿음이 있어서 계속했더니 결국 알고리즘이 하나 터졌는데 이제 그 전 영상들까지도 다 갑자기 많은 분들이 정주행해서 봐주시더라. (그전까지는) 조회수가 1만회가 한 번도 넘은 적이 없었다. 2032년 시리즈는 2000회, 3000회도 안 넘었었는데 포켓몬이 지금 핫하니까 한 번만 해보자(고 해서 만들게 됐다). 포켓몬이라는 소재 때문에 알고리즘이 터지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 유머 페이지 등에서 (일부 영상들을) 퍼갔는데 감성 카페가 인스타그램에서 대박이 났다."(정진하)
-두 분이 당초 계획했던 목표치와 비교해 본다면 어떤가.
"사실 저희가 구독자 수, 조회수, 수입 이런 걸로 목표를 처음부터 정하진 않았다. 그냥 이제 코미디 하자(고 해서), 어떻게 하다 보니 둘이 됐는데 저희 소개글에도 쓰여 있지만 종합 코미디 채널이라고 해서 여러 가지 시도를 하려고 했었다. 그런데 2032, 2033년 시리즈가 생각보다 반응이 좀 길게 좋아해 주셔서 그 콘텐츠로 하게 된 시간이 좀 길어졌다 정도만 예상을 못 했던 부분이다. 콘텐츠당 (조회수) 100만회 이런 목표를 세운 건 아니었다. 처음부터 목표는 그냥 또 더 재밌는 것이라서, 사실 어떻게 보면 이루지 못할 목표 같은 느낌이다."(박진호)
"저는 목표가 정점을 한번 찍어보는 거였다. 이왕 한 거 개그 쪽으로 확실히…많은 분들이 알 만한 걸로 이제 일정 부분만 목표치가 채워진 것 같다. 지금도 사실 너무 감사하고 너무 축복받은 일인데, 개그맨으로서의 야망 같은 게 있지 않겠나."(정진하)
-여러 희극인 동료분들도 영상에 출연하고 있는데, 소재마다 선제적으로 제안을 하시는 건가.
"원래는 저희 신인팀 5명이서 시작하려고 했는데 개인 사정들이 있어서 '자리 잡을 때까지 불러만 주면 도와주겠다'는 느낌이었다. 많이 얘기하시지만 대부분의 개그맨들이 의리가 있고 약간 그런 게 있다. 그래서 지금도 도와주는 거다. 어울리거나 필요한 역할이 있었을 때 저희가 연락해서 도움 요청했을 때 대부분이 선뜻 도와주겠다고 했다. 초반에는 정말 저희도 경제적으로 풍족하지는 않았으니까 오롯이 도움받는 입장이었다가 요즘은 제일 좀 그래도 행복한 게 그래도 좋은 밥이라도 먹여서 보낼 수 있고, 고맙다고 '밥 한번 살게' 해서 만날 수 있고 하는 상부상조의 느낌이다. 또 대부분이 유튜브를 하다 보니까 저희가 (다른 채널에) 출연하기도 한다."(박진호)
-킥서비스 콘텐츠를 찾는 포인트로는 무엇이 있다고 보시는지.
"뭔가 딱 하나의 툴을 갖고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여러 가지 포인트들이 있겠지만 사실 기본적으로 모든 코미디가 그렇듯이 연기하는 맛, 캐릭터의 맛, 비주얼적인 것 혹은 아주 오리지널하게 개그의 정석 같은 규칙도 있을 수도 있을 건데 기본적으로 처음에 시작했던 건 요즘 공감대 하이퍼 리얼리즘이 굉장히 대세지 않나. 근데 저희가 그냥 그걸 그대로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런 공감대에서 코미디적 요소를 넣어보자, 그게 과장을 한다거나 반어를 한다거나 여러 가지가 있었는데 저희는 '10년 후'라는 설정을 하면서 과장하는 것을 조금 더 메인으로 좀 가져갔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게 돌려 말하기가 된 것 같다. 예를 들면 카페 같은 경우도 요즘 인테리어가 너무 공사장스러워졌어라고 그대로 보여주는 건 공감대인데, 그걸 좀 과장해서 진짜 공사장에서 커피를 판다는 설정을 해서 돌려 말하기를 좀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보시는 분들로 하여금 발견하는 재미, 혹은 약간 눈치챈 재미가 좀 있었지 않았을까."(박진호)
"나름 좀 전략이 있었다. 10년 후라는 게 나중에 바이럴 탔을 때 '10년 후 OO' 하면 궁금해서 클릭할 것 같기도 하고, 네이밍이 되기 너무 좋지 않나. 그리고 30~40년 뒤라고 하면 정말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기 때문에 현재를 담기가 좀 힘든데, 10년이라 함이 약간 적당한 미래가 아닌가. 무엇보다 (기술적으로) 구현도 가능하니까. 막 하늘을 나는 오토바이 이런 건 구현이 안 되지 않겠나. 그런 것들은 너무 이제 현실과 멀어지고 공감이 없고 이제 유치할 것 같고, 그래서 만든 적당한 기간이 10년이었던 것 같다."(정진하)
-기억에 남는 콘텐츠를 각각 꼽는다면 무엇인가.
"사실 콘텐츠 중에서는 좀 약간 고생하는 편이다. 장소 이동도 되게 많고 하다 보니까 거의 하루 종일을 촬영하기도 하고, 특히 저희가 직접 편집한 콘텐츠 같은 경우 며칠 밤을 새워 (제작)했던 콘텐츠라서 '이게 최고다'라고 하기에는 모두가 너무 소중한 콘텐츠들이다. 굳이 뽑자면 그냥 가장 첫 콘텐츠인 것 같다 아이폰 편. 지금 보면 진짜 화질도, 구도도, 연기도, 소품도 너무 이상한데 이제는 좀 귀엽기도 하다. 둘이 '이거 잘 될 것 같아'라는 신남을 가지고 했던 파릇파릇함이 좀 있는 것 같다."(박진호)
"물론 다 정말 애착이 가는 편이지만 자율주행이 정말 가장 이상적인 제가 생각하는 편이 아닌가. 제가 공상하는 걸 되게 좋아한다, 특히 혼자서. 자기 전에 자율주행이면 운전면허 시험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 공상이 들기 시작하면서 너무 웃긴 거다. 10년 뒤 과학, 기술의 약간의 미완성으로 인해 일어나는 해프닝들이 되게 재밌다고 생각한다. 사람마다 웃음 포인트가 다 다르겠지만 저는 그런 상황이 웃긴 걸 되게 좋아한다. 거기서 일어나는 그런 일화들이 너무 엉뚱하고 웃긴 것 같아서. 사실 20년 뒤였으면 좀 체계화가 더 되겠지만 10년 뒤니까 약간 기술이 적당히 발전해서 이렇게 하면 웃기지 않을까 했는데, 그래서 너무 웃겼던 것 같다."(정진하)
-구독자들로부터 '뇌절'이라는 반응이 많이 나오는데 의도한 바인가.
"뇌절은 원래부터 사실 있었다. 그전에 병맛, B급 코미디라는 말이 있었는데 저는 원래부터 그런 걸 좋아했다. 지망생 때부터 말도 안 되는 걸 그냥 얘기하는 걸 좋아했고, 사실 진하는 처음부터 그걸 좋아하진 않았다. 두서없이 갑자기 까만 종이를 접어 놓고 '이거 핸드폰이야'라고 우기는 게 너무 웃기고, 그걸 또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게 웃겼다. 오히려 좀 사람들이 받아들여 주시기 편했던 게, 제가 가끔 너무 나갈 때 진하가 잡아주고 하다 보니까 사람들이 좋아할 만큼 정도의 뇌절이 가능하지 않았나. 진하가 있었기 때문에 뇌절 코미디가 되지 않았나 싶다."(박진호)
"왜냐하면 저 같은 감성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말이 안 돼서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근데 가끔 보면 저도 엄청 웃길 때도 많다. 심지어 말도 안되고 유치하다고 생각해서 저희 채널을 추천 안 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래서 이제 그 사람들을 이제 잡기 위해 다음 콘텐츠가 중요한 거고, 다음 콘텐츠로 이제 또 다른 대중성을 또 잡는 것도 중요하다."(정진하)
"결국은 너무 과하면 사실 유치할 수도 있는데 저희 판단에서 결국 웃기면 그만이다. 너무 과했을 때 재밌으면 받아들여 주시고, 별로 과하지 않고 너무 공감이 가는 건데도 크게 안 웃기면 사실은 '뭐야' 이렇게 된다. 개인적으로 저는 감탄하는 웃음을 좀 좋아한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이런 식의."(박진호)
-개콘에 출연할 때와 영상 코미디 채널을 운영 중인 지금 비교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알아본다는 등 차이점이 있나.
"진짜 훨씬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다."(박진호, 정진하)
"너무 말도 안 될 정도다. 제가 개콘 출연 당시 시청률이 5~6% 정도였는데 많이 못 알아보시고 그랬는데, 지금은 너무 많이 또 알아보시니까 좀 신기하다."(정진하)
"조금 더 친숙하게 생각해 주시는 것도 있는 것 같다. 저는 한 10% 대쯤(부터 활동했었는데) 진호봇이라는 캐릭터를 해서 그래도 알아보시는 분들을 겪어보긴 했었는데 이렇게까지는 아니었다. 근데 알아보신 분들의 그런 넓이라든지 깊이라든지가 확연히 다른 것 같다."(박진호)
-NG가 자주 나는 편인가.
"2032년 반려견 편이 있는데, (그때 당시) 강아지보다 저희가 NG를 더 많이 냈다. 그래서 강아지가 의지에서 사료 먹으면서 촬영이 끝날 때까지 저희를 기다렸다."(정진하)
"강아지가 뜻대로 안 되니까 (촬영 장소) 대관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다. 근데 또리가 바로 원테이크 만에 오케이 사인이 나왔다. 사실 좀 아무렇지 않게 말하기 힘든 대사들을 말하지 않나. 웃음이 터질 때도 좀 많고 현타가 올 때도 많다."(박진호)
-스케치 코미디가 대세인데, 이 장르가 계속해서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하나.
"언젠가는 또 다른 게 나타나지 않을까. 다시 옛날처럼 막 몰래카메라 같은 게 잘 될 수도 있는 거다. 사실 개그 흐름 자체가 그래서 저희는 스케치 코미디 시대가 끝났을 때 자연스럽게 갈아타도 이상하지 않을 채널이 되려고 이것저것 하고 있다. 스케치 코미디만 안 하려고 쇼미더머니, 극한직업, 근황올림픽 이런 것처럼 일부러라도 한 번씩 (소재를) 바꾼다. '얘네 이번에 뭐 하지'라는 기대감이 있었으면 좋겠어서 일부러 계속 각을 트는 것 같다."(정진하)
-향후 목표를 꼽는다면.
"최근에 정리가 됐다. 제 개그 취향이 있고 그걸 좋아해 주시는 경험을 이번에 했고, 반대로 그걸 안 좋아해 주시는 경험도 해봤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장르를 계속하다 보면, 죽기 전에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 한 명당 한 번쯤은 웃겨보고 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왕이면 그 목표를 킥서비스 안에서 이뤘으면 좋겠다."(박진호)
"저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물론 개그적인 거에 대해서는 킥서비스에서 하겠지만, 가끔 유튜브를 보면서 나중에 나혼 자 힐링 채널 같은 걸 하나 개설해서 강아지랑 여행 다녀야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개그맨으로서의 목표는 진짜 한번 정말 획을 한번 그어보고 싶다는 거지만 사람 정진하의 목표는 해보고 싶은 게 너무 많다. 결혼도 하고 싶고. (또) 사람이 말하다 보면 토크 쪽에서 웃길 때도 많은데, 그런 걸 다 보여주고 싶다. 킥서비스 콘텐츠에 못 담아내는 콘텐츠들이 너무 아깝다."(정진하)
-향후 콘텐츠를 함께 하고 싶은 크리에이터가 있다면.
"그냥 빠더너스님과 하다못해 커피라도 한 잔 해보고 싶다. 빠더너스님이 희극인들과 연이 별로 없어서 소개를 통해 어떻게 만날 수도 없더라."(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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