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심사 출석…혐의 인정 묻자 침묵
시세조종·범죄수익은닉 등 혐의
측근 2명과 함께 9일 전격 체포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發) 주가폭락 사태 관련 주가조작 의혹 핵심으로 지목된 라덕연(42) H투자컨설팅업체 대표가 11일 구속 기로에 섰다.
서울남부지법 유환우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께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 무등록 투자일임업),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라 대표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구속 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오전 10시8분께 파란색 수형복에 검은색 마스크 차림으로 검찰 호송차량에서 내린 라 대표는 "시세조종했다는 혐의를 인정하느냐", "여러 법인을 만들었는데 자금 세탁 용도냐"는 기자들의 질문 쇄도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라 대표는 "투자자들 몰래 레버리지를 받은 이유가 무엇이냐", "(투자자들에게) '적발 안 된다'고 말한 이유가 무엇이냐", "김익래, 김영민은 시세조종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이어진 질문에도 묵묵부답한 채 그대로 법원 건물로 들어섰다.
라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인다.
라 대표는 투자자 명의 휴대전화로 주식을 사고팔며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거래를 통해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또 미신고 유사투자자문업체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들을 모집하고, 투자이익과 수수료를 편취한 혐의도 제기됐다.
앞서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단장 단성한)은 지난 9일 라 대표를 비롯해 투자자문업체를 총괄 관리한 변모(40) 대표, 고액 투자자들을 모집한 프로골퍼 출신 안모(33)씨를 전격적으로 체포해 수사한 뒤 전날 라 대표에 대해 먼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측근 변 대표와 안씨도 이날 중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으로 보인다.
라 대표는 측근이 운영하는 골프장 회원권을 비롯해 에스테틱, 승마, 헬스업체, 병원 등의 결제로 투자 수수료를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세금을 탈루했다는 의혹(조세포탈)도 받는다. 인수한 인터넷 언론사의 배너 광고도 수수료 우회 경로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해외 골프장 등 부동산을 사들려 수익을 국외로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은 범죄수익환수 업무를 전담하는 검사를 투입해 국내외 재산 동결을 위한 절차도 밟을 예정이다.
아울러 검찰은 향후 수사를 통해 라 대표가 주장하고 있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 등의 책임 소재, 일부 고액 투자자들이 통정거래 등 위법성을 알고도 투자했다는 의혹도 들여다 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라 대표는 주가 폭락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김 회장이 시간외매매(블록딜)를 통해 다우데이타 지분 140만주(605억원), 지분 3.65%를 매도했고, 이후 매수자가 대규모 반대매매를 일으키는 매도 물량을 내놔 주가가 폭락했다고 주장했다. 김 회장은 라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SG증권발폭락사태는 지난달 24일 다우데이타, 하림지주, 다올투자증권,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서울가스, 세방 등 8개 종목 주가가 갑작스레 급락하면서 알려졌다.
그달 27일까지 나흘간 폭락으로 8개 종목 시가총액 약 8조2000억원이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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