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외무부 "韓 무기공급, 반러 적대 행위…한반도 안보에 영향"(종합)

기사등록 2023/04/20 09:31:47

최종수정 2023/04/20 09:36:25

尹대통령 인터뷰 후 이틀 연속 경고 포화

러, 이달 한·미 정상회담 결정 가능성 주시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방보안국(FSB) 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3.03.01.
[모스크바=AP/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모스크바에서 열린 연방보안국(FSB) 이사회 회의에 참석해 연설하고 있다. 2023.03.01.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러시아 외무부는 20일(현지시간)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할 경우 러시아에 대한 적대 행위로 간주할 것이라면서 한반도 안보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마리야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윤석열 대통령 발언 관련 질의에 "우리는 무기가 어디에서 왔던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공급은 적대적인 반러시아 행위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러한 조치는 해당 국가와의 양자 관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해당 국가의 근본적인 안보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서도 러시아의 입장을 형성하는데 고려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한국의 경우엔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접근법에 관한 것일 수 있다"고 엄포를 놨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꼭두각시 정권을 대러 하이브리드 대리 전쟁 도구로 선택한 서방에 대해 방어적인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민간 기반 시설이 아닌 군사 목표물에만 정밀 타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2014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내전' 당시 친러시아 주민들이 정부군에 희생됐다고 상기하면서 "이것이 현재 위기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한국을 포함한 서방 집단은 수많은 희생자들에 대한 연민을 보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카라카스=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카라카스=AP/뉴시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이에 앞서 러시아 대통령실인 크렘린궁도 전날 한국이 무기를 공급하는 것은 "이 전쟁에 개입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경고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러시아 대통령을 지낸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은 러시아가 북한에 첨단 무기를 공급하는 상황을 예로 들면서 '역지사지'할 것을 제안했다.

메드베데프 부의장은 "윤 대통령은 원칙적으로 우크라이나 정권에 무기를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고 비난하면서 "러시아의 첨단 무기가 그들의 가장 가까운 이웃이자 우리의 파트너인 북한의 손에 쥐어지는 것을 보면 그 나라(한국) 사람들이 뭐라고 말할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을 "상응하는 조치(quid pro quo)"라고 표현했다.

주한러시아대사관도 별도의 성명을 내 "한국 정부의 입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그러한 움직임은 30년 동안 양국 국민의 이익을 위해 건설적으로 발전해 온 한·러 관계를 완전히 파괴할 것이며, 한반도 안보 상황 맥락에서 우리의 상호 작용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프놈펜=뉴시스] 지난해 11월1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프놈펜=뉴시스] 지난해 11월13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캄보디아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19일 공개된 로이터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국제사회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대량학살, 전쟁법의 중대한 위반" 등 상황에서 "인도적·재정적 지원만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은 전쟁국가에 살상무기를 지원하지 않던 한국 정부의 입장을 깨고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지원할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으로 해석됐다.
 
실제 윤 대통령이 '가정'하면서 나열한 단어들은 서방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전쟁범죄를 비난하며 사용했던 것과 일치한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파문을 일으킨 미국 국방부의 유출된 기밀 문서에도 한국이 서방의 압박과 정책 사이에서 무기 지원에 대해 고심하는 내용이 담긴 바 있다.

윤 대통령은 이달 26일 미국을 국빈 방문한다. 러시아는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에 대해 결정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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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외무부 "韓 무기공급, 반러 적대 행위…한반도 안보에 영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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