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전세사기 피해, 올 하반기에 피크"[일문일답]

기사등록 2023/04/19 18:42:13

최종수정 2023/04/20 01:05:37

"4년 전, 2년 전에 이뤄진 전세계약 이번에 문제 터지는 것"

"캠코 채권할인인수도 50~70% 손실 피해자 용인할 수 있나"

"찾아가는 상담버스, 소송비용 전액 지원 등 대책 시행할 것"

"범부처 TF 경제부총리 주재로 다음주까지 집중 검토 진행"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4.1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역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04.1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주장하는 공공매입 임대 등 방안과 관련해 "공공매입은 선순위 채권자들에게만 돈이 돌아가고 피해자들에게는 한 푼도 가지 못한다"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원 장관은 19일 오후 서울역 회의실에서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공공매입임대가 피해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검토를 못 할 이유는 없다"면서도 "다만 그 돈이 피해자에게는 한 푼도 못 가는데 그래도 해달라는 것인지 반문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4년 전, 2년 전에 이뤄진 전세계약이 이제 문제가 터지는 것이기에 전세사기는 올해 하반기까지 피크를 치지 않을까 싶다"면서 "그래도 앞으로의 예방책은 비교적 철저하게 마련한 편이기에 앞으로 올해나 내년까지 HUG의 재정적 부담은 감수를 해야 전세사기로 인한 보증사고가 흐름상 완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원 장관과의 일문일답.

-지난 18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경매 유예 방안과 관련해 설명을 해달라.

"앞서 경매 유예, 임차인의 우선매수권, 장기간 거치 기간을 둔 경락대금 대출 등의 방안을 제기를 했으나 이는 법원까지도 연결되는 문제고, 민간 금융기관, 금융 부처, 법무쪽 부처, 지자체나 행정부처들의 의견을 모으다 보니 당시엔 합의까지 이르질 못했다. 이에 상당기간 진척 없이 진행이 되다가 최근 비극적인 사건이 여러 번 나게 돼서 깊이 반성도 했다.
통상적으로 모든 부처가 합의에 이를 때까지 시간을 끌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결심을 해주셨고, 국무회의를 통해서 당장 경매와 공매를 중단하도록 했다. 다만 영구중단은 아니다. 시간을 최대한 확보해서 실체적 지원체계나 여러 각 부처간 절차를 조정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자는 차원의 유예다. 어제 대통령이 지시를 했는데 오늘 왜 경매가 진행되느냐는 말도 있는데 최소한의 절차 걸쳐야 해서 최소한 하루이틀 실무적 조치는 진행이 될 것이다.
어떻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건지는 여러 논의가 있다. 입찰 우선매수권의 경우 현재 공유지분권자들이 우선매수할 수 있는제도는 이미 운영되고 있는데 경매 최고가격으로 매수하도록 돼 있다. 또 과거 부도 임대주택에 대한 우선매수권이 운영된 적이 있다. 이는 운영실적이 많지는 않지만 헌법재판소에도 걸리지 않을 것 같아 제안은 해놓은 상태인데 금융기관, 법원, 국회의 입법조치 등이 필요하고 또 다른 사람 재산권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손해끼치는 일, 이에 따른 악용 등 또다른 피해가 있을 수 있어서 정밀한  협의가 필요하다.
이어 경락대금에 대한 대출금 지원 등 내용은 금융위, 금감원, 기재부 당국과 긴밀히 연결되는 것들이다. 또 캠코의 채권 매입 등도 관련된 부처와 기관들이 있기 때문에 범정부 태스크 포스(TF)가 전날 대통령 지시로 만들어졌고 현재 빠른 속도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부총리 자격으로 논의하는 것으로 오늘 오전 대통령실에서 업무조정이 됐다.

한편 이와 별도로 전날 대통령이 특별지시한 것은 전세 피해자들이 상담신청조차도 안한 부분인데, 지원센터가 지금도 격무에 시달리고 있지만 피해자 입장에서 국가가 할 수 있는거 다 해야하기에 오늘 대한변협, 한국심리학회에서 각각 법률전문가, 그리고 재난범죄심리 전문가를 중심으로 100명이상의 자문단을 즉각 구성하도록 협의했다. 이에 따라 상담 서비스를 1대1, 전문가 1대 1그룹 정도로 바로 구성하도록 했다. 또 법률 상담을 해보니 소송비용때문에 소송까지는 차마 못하는 분이 있어 소송까지도 일단 지원을 해 권리 증서 판결문이라도 피해자들이 갖고 있도록 하기로 했다. 서민금융재단에서 예산을 투입하고 국토부와 HUG가 함께 실무논의를 해서 비용 걱정없이 모든 국민들이 소송까지 진행하도록 하겠다.

그리고 필요시 구청 등의 공간을 임차해 지원센터로 활용하고 이동상담 버스도 내일부터 즉각 투입하려고 한다. 변호사나 상담전문가들 지원센터 전담 인력과 함께 가서 집 밖으로 나오기만 하면 되도록 할 것이다. 그래도 연결이 안되면 개별 가정방문 또는 전화통화도 시도하려고 한다."

-이번 대책은 인천 미추홀구로 제한되는 것인지. 피해자 대책위원회와는 어떻게 소통하고 있는지.

"우선 미추홀구 피해자 지원센터를 통해 전수자료를 이미 받았다. 또 지금 전세피해자들이 피해자 대책위를 구성해 활동해주는건 고맙지만 해당 물건과 관련된 가구의 상황을 가장 직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건 해당 지자체다. 전국 모든 전세피해 사례관리를 국토부가 할 수는 없기에 지자체가 주도하고 국토부는 지원을 할 예정인데 인천 미추홀구나 서울 강서구는 지자체의 경험 부족 때문에 너무 대처가 미흡해서 국토부가 직접 개입해서 선도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피해자 대책위는 자발적 조직이고 앞으로도 여러 단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피해지원센터와 지자체 등 공적 책임있는 기구를 중심으로 움직여나가도록 할 계획이다."

-어디에서는 경매유예가 4개월까지, 6개월까지 가능하다 하는데 세부적으로 어느정도까지 가능한지. 또 금융기관의 협조는 어떻게 받을 것이며 이미 추심기관 넘어가버린 채권도 협조가 가능한 것인지.

"결론적으로는 모두 가능하다. 그동안은 업무규정상 금융 채권추심을 금융기관이 마음대로 유예하면 직무유기로 처벌받게 돼 있었는데 금감원에서 현재 비조치 공문을 전부 내려보냈고, 이미 부실채권으로 캠코에 채권추심단계로 넘기거나 민간추심기관으로 넘어간 부분은 행정지도를 통해 진행하되 한계가 있으면 시행령을 고친다거나 긴급 입법을 통해서라도 필요한 합당기간동안 멈추도록 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만 4~6개월이라는 기간은 추측이거나 그동안의 관행을 얘기한 것이지 이를 아직 정의한 적은 없다."

-'선보상 후구상' 방식의 이야기도 나오는데 어느 정도나 논의가 됐는지.

"부실채권에 대한 캠코의 채권인수의 경우 1억원 짜리 채권을 5000만원이나 3000만원에 캠코가 사는 것으로, 50~70% 이상의 손실 확정을 포함하는 것이다. 이 부분을 피해자가 수용할 수 있을까. 전액 반환은 결국 사기범죄로 인한 피해금액을 국가가 다 반환을 해주고 국민세금으로 전체국민이 다 떠안으라는 것인데 과연 사회적 협의가 돼 있나. 이는 입법 뿐 아니라 헌법재판소의 동의까지 필요한 수준이다. 이에 똑같은 선보상 후구상이어도 과연 어떤 내용인지,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개괄적 파악을 하고 있다."

-경매유예를 위한 금융기관 협조요청은 1금융권은 가능하겠지만 2금융권까지 할 수 있는지, 수협·농협·새마을금고 등은 조합원 피해로까지 이어질 수 있는데 대책이 있는지

"이는 경매 유예지 채권 담보행사까지를 영원히 말소시키거나 재산권 뺏어오는 건 아니기에 용인될 범위 내에서 한다고 생각한다. 무기한 연기는 불가능하고 4개월보다는 훨씬 길겠지만 1년을 넘길지, 아님 조건부로 걸지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금융기관 주주나 다른 제3자 권리관계자들에 대해 또 다른 재산권 박탈 문제가 되면 그 부분은 결국 사회적 수용이나 합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감안을 하되 현재까지 파악하기로는 모두 가능하다."

-공공매입 임대는 실제 추진가능성이나 검토하는 방안이 있는지

"공공매입임대는 피해자들에게 도움이 된다면 검토를 못할 이유는 없는데 미추홀구는 선순위 담보를 풀로 당겨 사기를 범한 경우라서 매입을 하더라도 그 돈이 피해자에게 도움이 될게 한푼도 없다. 국민세금으로 선순위 채권자만 좋을일 시키는 것을 (피해자들이) 동의를 할지 모르겠다. 물론 검토는 해보겠지만 피해자들을 도와주는 방법은 아니다. (피해자 측에서는) 공공매입 등을 주장하고 있는데 거꾸로 어떤 매입을 주장하는 것인지, 공공매입은 선순위채권자들에게 돈이 다 가고 피해자에게 한푼도 못가는데 그래도 해달라는 것인지 반문을 안할 수가 없다."

-HUG의 역할이 커졌는데 HUG의 입장에서도 임대인의 무리한 투자나 사기 리스크를 떠안는 셈이지 않나.

"HUG가 최근 보증범위를 확대하면서 그 업무만으로도 쓰러질 정도로 고생 중이다. 하지만 이미 벌어진 피해는 목숨이 오가는 문제이기에 힘들더라도 집중해서 해소하도록 한다. 전세사기가 지금부터 올해 하반기 정도에 피크를 치지 않을까 싶다. 4년전이나 2년 전 가격이 가장 급등하고 무자본 갭투자가 성행하던 시기에 이뤄진 전세계약이 후폭풍으로 시차를 두고 지금 터지고 있기에 올해나 내년까진 HUG의 재정 부담이 있더라도 최대한 위기에서 보호를 해야 전세사기로 인한 보증사고가 좀 완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예방책은 비교적 우리가 철저하게 준비한 편이기에 5~6년 뒤를 보면 지금 HUG의 재정적 부분은 감수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경매유예는 금융기관이나 채권자 입장에선 그만큼 행사권한을 뺏기는 것이라서 유예 기간만큼 손해가 있을텐데 정부가 생각하는 보상책이나 변제방안이 있는지.

"만약 개인이 채권자로 들어있으면 제한이 불법이지만 미추홀구의 경우 채권자들이 100% 금융기관이다. 금융기관 채권의 손실을 확정시킨다는게 아니라 일정 기간이나 조건부로 연기를 한다는 것이다. 경매가 정상적으로 진행되더라도 6개월이 지날 수도 있고 2년까지 갈수도 있어서 전부 금융기관인 채권자들에 대해 경매를 유예시키는 건 문제가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최우선 변제액 인상이나 긴급저리대출 등 지난 대책 발표때 이미 나온 부분들도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어떻게 보완할 건지.

"긴급주거나 대출은 이용하시는 분들은 잘 이용하고 있는데 피해자 개개인에게 연결되는 것이 부족해 찾아가는 서비스를 하겠다는 것이다. 또 최우선 변제는 지난번에 1000만원씩 올렸지만 기준일이 처음 근저당 설정되던 시점의 최우선 변제금액으로 한정돼 있고 소급이 안 되다 보니 이번에 피해 입으신 분들도 소급이 안돼 금액이 부족했다. 이 부분은 저희도 안타까운데 이를 더 올리거나 소급하게 되면 대출기피현상이 생겨 전체 금융을 경색시키는 거시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대책이 나오려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다른 부처의 움직임까지 소상히 파악하지는 못해 혼자 앞질러 갈 수는 없지만 시간을 끌어서 정부가 좋을게 뭐가 있겠나. 다만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은 부처장급 논의와 당정협의가 필요할거고 국회에서 이견 검토를 해야해서 다음주 정도까지는 검토기간이 필요하다. 또 부총리의 결단으로 끝날지 대통령을 거쳐야 할지, 국회에서 결정해야 할지도 모아진 대책의 성격과 난이도에 따라 달라질 것이기에 미리 말씀은 드릴 수 없지만 이번주와 다음주가 집중 검토기간이 될 것이다. 최대한 속도를 내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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