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농화원' '동파입극도' 등 조선후기 최고 화첩 美서 귀환

기사등록 2023/04/04 09:00:00

최종수정 2023/04/04 16:07:08

호남화단 거장 소치 허련 후손...미공개 회화 4건

게일 허 여사 국립광주박물관에 기증

[서울=뉴시스] 김진규, '묵매도', 조선 18세기, 석농화원 권1 수록작품, 국립광주박물관 소장(허민수 기증).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2023.04.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진규, '묵매도', 조선 18세기, 석농화원 권1 수록작품, 국립광주박물관 소장(허민수 기증).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2023.04.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조선시대 최대 서화 컬렉션 '석농화원(石農畫苑)' 기록을 사실로 확인시켜주는 작품을 비롯한 조선후기 미공개 회화들이 미국에서 발견, 국내로 돌아왔다.

4일 국립광주박물관(관장 이애령)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에 거주하는 게일 허 여사로부터 '석농화원' 중 김진규의 '묵매도'와 신명연의 '동파입극도', 허련의 '송도 대련', '천강산수도병풍' 총 서화 4점을 기증받았다.

이 작품들은 게일 허 여사가 시아버지인 고(故) 허민수(1897~1972)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미국사무소의 조사와 교섭을 통해 허 여사가 흔쾌히 한국에 기증할 뜻을 밝혔고, 시아버지 허민수 씨의 고향인 진도와 가까운 국립광주박물관에 시아버지의 이름으로 기증할 것을 결심했다고 박물관이 전했다.
[서울=뉴시스]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난달 28일 미국에 거주하는 게일 허 여사로부터 '석농화원' 중 김진규의 '묵매도'와 신명연의 '동파입극도', 허련의 '송도 대련', '천강산수도병풍' 총 서화 4점을 기증받았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미국에서 열린 기증서 전달식에서 이애령 국립광주박물관장(왼쪽부터), 게일 허 여사,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미국사무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2023.04.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국립광주박물관은 지난달 28일 미국에 거주하는 게일 허 여사로부터 '석농화원' 중 김진규의 '묵매도'와 신명연의 '동파입극도', 허련의 '송도 대련', '천강산수도병풍' 총 서화 4점을 기증받았다고 4일 밝혔다. 사진은 미국에서 열린 기증서 전달식에서 이애령 국립광주박물관장(왼쪽부터), 게일 허 여사,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미국사무소장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2023.04.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시아버지인 고 허민수씨는 전남 진도 출신의 은행가이자, 호남화단의 거장 소치 허련(許鍊·1808∼1893) 가문의 후손이다. 이번 기증품 중에는 소치 허련의 작품 2점이 포함되어 있다. 힘차게 뻗은 소나무를 그린 '송도 대련' 화면 상단에는 허련이 적은 제시(題詩)와 낙관이 남아있으며, 그의 화풍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8폭으로 된 '천강산수도병풍(淺絳山水圖屛風)'은 전형적인 소치 화풍의 산수도다. 특히 병풍 뒷면에는 허민수 선생과 가까운 친척인 서화가 의재 허백련(1891∼1977)이 쓴 표제가 남아있어, 두 사람의 깊은 인연을 엿볼 수 있게 해준다.
[서울=뉴시스] 허련 '송도 대련', 조선 19세기, 국립광주박물관 소장(허민수 기증).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2023.04.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허련 '송도 대련', 조선 19세기, 국립광주박물관 소장(허민수 기증).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2023.04.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허련, '천강산수도병풍', 조선 19세기, 국립광주박물관 소장(허민수 기증).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2023.04.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허련, '천강산수도병풍', 조선 19세기, 국립광주박물관 소장(허민수 기증). (사진=국립광주박물관 제공) 2023.04.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기증 서화는 총 4건으로 조선 후기 최고의 서화 수장가 김광국金光國(1727∼1797)의 '석농화원'중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인 김진규(1658∼1716) '묵매도(墨梅圖0'를 비롯하여, 신명연(1808∼?)의 '동파입극도(東坡笠屐圖)' 등 18~19세기 조선시대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미공개 작품들이 포함되어 주목된다.

김진규의 '묵매도'는 지난 2013년 새롭게 알려진 '석농화원' 필사본 권1에 제목과 그림의 평만 전해오던 것으로서 이번에 실제 작품이 발견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조선 말기 문인화가 신명연의 '동파입극도'는 중국 송대 문인 동파 소식(1037∼1101)이 귀양 시절 삿갓과 나막신 차림으로 비를 피하는 처연한 모습을 그린 그림이다. 화사한 화훼도로 유명한 신명연의 희귀한 인물화라는 점에서 19세기 회화사 연구에 중요한 작품이다.

국립광주박물관은 "김진규의 '묵매도'는 '석농화원' 중 알려지지 않았던 작품으로 그간 기록으로만 남겨져 있었는데 이번에 실제로 발견됐다"며 "게일 허 여사의 이번 기증 작품들은 한국 회화사의 공백을 채워줄 조선 후기 미공개 회화들이라는 점에서 점에서 높게 평가된다. 오는 9월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국립광주박물관과 재단이 국외 문화재 환수로 인연을 맺은 것은 지난 2017년 '분청사기상감 '경태5년명' 이선제묘지'(보물) 이후 두 번째로, 국립박물관과 재단이 긴밀히 협력하여 큰 성과를 거둔 모범적인 사례라는 점에서도 깊은 의미가 있다. 이번 기증으로 재단의 해외사무소(일본·미국)를 통한 환수 성과는 총 19건 305점에 이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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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농화원' '동파입극도' 등 조선후기 최고 화첩 美서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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