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맞서 중앙亞·이란 등 세규합 외교 적극 나선 푸틴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오는 19일 이란을 방문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해외 여행을 극도로 자제하던 그가 지난 주 중앙아시아를 방문한 것을 시작으로 적극적인 외교행보에 나선 모습이다.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서방국가들에 맞서 비서방국가들이 러시아를 군사적, 경제적으로 지원하도록 규합하려고 시도하는 중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12일(현지시간) 푸틴의 외교가 노리는 성과와 위험을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첫 해외 행보로 중앙아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푸틴은 재담을 하면서 전쟁이 계획대로 잘 진행되고 있다고 강변했다.

푸틴은 이란을 방문해 미사일 발사가 가능한 이란제 드론 구입을 모색할 것이라고 미 백악관이 지난 11일 밝혔다. 우크라이나전에서 무인 정찰 및 공격기가 열세인 것을 만회하려는 의도다. 분석가들은 경제협력 파트너로서 이란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했으며 이란이 교역로를 제공하도록 하고 제재를 회피해 석유를 수출하는 방법을 알려주길 원한다고 말한다. 그는 또 터키 정상과도 회동한다.

푸틴은 동시에 러시아가 전세계 석유 시장에서 이란의 몫을 침식하는 것을 해명해야 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튀르키예(터키)와도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 터키는 러시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접경에 나토가 진출하는데 동의했다.

유가 폭등으로 러시아의 석유 매출은 늘어났지만 서방의 제재로 경제가 타격을 받고 군사용 기술과 물자를 만들거나 사기도 어려워졌다.

푸틴은 테헤란에서 시리아와 평화협상도 중재한다. 이란과 러시아가 후원하는 시리아 정부와 튀르키예가 후원하는 반군 사이의 협상이다.

푸틴은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레세프 타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3자 정상회담은 물론 개별 정상회담도 가질 예정이라고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궁 대변인이 밝혔다.

러시아, 우크라이나와 마찬가지로 흑해와 면해 있는 튀르키예는 푸틴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이에서 가장 활발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다. 튀르키예는 13일 이스탄불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유엔과 함께 우크라이나의 곡물 2000만t을 수출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협상을 주재했다.

오래도록 서방과 맞서면서 러시아의 우방인 이란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외교에서 의미가 크다. 푸틴은 지난달 투르크메니스탄에서 열린 정상회동 자리에서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별도로 회동했으며 지난달초에도 통화를 했었다.

푸틴은 투르크메니스탄에서 라이시에게 양국간 교역이 지난해 81% 증가한 것을 들어 "양국 관계가 매우 깊으며 전략적"이라고 강조했다.

오는 9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릴 예정인 정상 모임에서 이란은 러시아와 중국이 가입해 있는 다자안보그룹인 상하이협력기구에 가입할 예정이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달 이란의 가입이 미국의 세계 영향력을 약화시키면서 "떠오르는 다극적 세계 질서의 핵심센터로서" 상하이협력기구를 강화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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