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진은숙 "20주년 통영음악제 '다양성 속의 비전' 국제적 위상 높일 것"

기사등록 2022/03/21 06:00:00

최종수정 2022/03/21 06:47:42

통영국제음악제 새 예술감독에 선임

1년간 고심끝 결정…"좋은 기회 기뻐"

뉴욕 카네기홀서 '정적의 파편' 공연

"5년간 수준높고 다양한 공연 선사"

[서울=뉴시스]2022년부터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새로 맡은 진은숙 작곡가. (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Priska Ketterer 제공) 2022.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2022년부터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새로 맡은 진은숙 작곡가. (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Priska Ketterer 제공) 2022.03.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20년 동안 통영국제음악제가 자리를 잘 잡아 왔고, 항상 특별한 공연을 선보였죠. 그 방향을 고수하면서 좀 더 국제적이고 수준 높고, 관객들에게 흥미로울 수 있는 공연을 선사할게요."

세계적인 현대음악 작곡가 진은숙이 한국 무대에 돌아왔다. 20주년을 맞은 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으로 올해 임기 첫해를 맞는다. 지난 2018년 서울시향 상임작곡가에서 물러난 지 4년 만에 국내에 복귀하는 그는 "좋은 기회를 얻게 돼 참 감사하고 기쁘다. 맡은 기간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오는 25일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을 앞두고 한국에 입국한 그는 지난 19일 뉴시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저도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도 있고 음악제가 열리는 걸 상상하면 감개무량하다"며 "개막까지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예술감독을 제안받고 단번에 결정을 내리진 못했다. 1년여간 고민 끝에 이를 받아들인 그는 "여러 활동으로 시간이 없어서 과연 제가 해낼 수 있을까 망설였다"며 "남편(피아니스트 마리스 고토니)이 등을 많이 떠밀어줬고, 저도 한국을 떠난 지 꽤 됐기에 돌아와 일하는 게 나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이번 음악제의 주제는 '다양성 속의 비전(Vision in Diversity)'이다. 우리 사회의 다양성을 음악과 함께 성찰한다는 취지다. 문화적·언어적·정치적·사회적 차이 등에 대한 단순한 관용을 넘어 그 차이점이 더욱 깊이 있는 소통을 가능하게 한다는 인식을 담고 있다. 장르도, 형식도 다채롭다. 정통 클래식과 현대음악, 국악 등 전통음악부터 독주회와 오케스트라까지 다양한 무대가 펼쳐진다.

"페스티벌인 만큼 훨씬 다양한 걸 할 수 있어요. 무대에서 연주하는 음악만 선사하는 게 아니라 비주얼적으로 연결되는 부분도 프로그램에 있죠.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도 빼놓을 게 없는 음악제이니 많은 분이 오셔서 오래 머물며 많은 공연을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서울=뉴시스]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새로 맡은 진은숙 작곡가. (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Priska Ketterer 제공) 2022.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새로 맡은 진은숙 작곡가. (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Priska Ketterer 제공) 2022.03.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개막공연은 핀란드의 여성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를 지휘하고, 노르웨이의 거장 첼리스트 트룰스 뫼르크가 협연한다. 체코 작곡가 드보르자크의 첼로 협주곡과 미국 현대음악 작곡가 앤드루 노먼의 관현악곡 등을 연주한다. 폐막공연은 독일 출신 마르쿠스 슈텐츠가 지휘하며, 브루크너 교향곡 7번 등을 선보인다.

진 감독은 "개막과 폐막 공연은 대중들에게 더욱더 다가가고 사랑받을 수 있는, 폭넓게 소화할 수 있는 작품을 넣으려고 했다"며 "달리아 스타솁스카는 요즘 부상하고 있는 여성 지휘자 중 선두에 있는 지휘자"라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코로나19 상황에 기획부터 섭외까지 진행이 쉽진 않았다. 당초 개막일에 예정했던 '해리 파치: 플렉트럼과 타악기 춤' 공연도 취소됐다. 그는 "너무 안타깝고 아쉽다. 다음번에 꼭 재초청할 예정"이라고 했다.

"매번 바뀌는 자가격리 문제도 대응해야 했고, 어떤 시기엔 과연 공연이 정말 진행될 수 있을까 불확실했어요. 노심초사했는데 그 외엔 다행히 크게 바뀌지 않았죠. 코로나 감염 없이 공연이 무사히 올라가길 매일 기도하고 있어요."

2004년 바이올린 협주곡으로 '작곡계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그라베마이어 상을 받으며 국제적 명성을 얻은 진 감독은 2005년 아놀드 쇤베르크상, 2010년 피에르 대공 작곡상, 2017년 비후리 시벨리우스 음악상, 2018년 뉴욕 필하모닉 마리 호세 크라비스 음악상, 2020년 덴마크 레오니소닝 음악상 등을 수상한 세계에서 주목받는 작곡가다.

그는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카네기홀에서 자신의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 '정적의 파편' 공연도 마쳤다. 보스턴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그리스 출신 바이올리니스트 레오니다스 카바코스가 협연했다. 이 곡은 지난 1월 영국 런던에서 세계 초연했고, 미국 보스턴 공연도 진행했다. 악기마다 하나의 협주곡만 쓰겠다고 한 그는 카바코스에게 영감을 얻어 이례적으로 두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했다.
[서울=뉴시스]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새로 맡은 진은숙 작곡가. (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SihoonKim 제공) 2022.03.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통영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새로 맡은 진은숙 작곡가. (사진=통영국제음악재단/SihoonKim 제공) 2022.03.2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제겐 중요한 작품이고 카바코스와 작업하는 과정이 너무 좋았어요. 오케스트라, 솔리스트와 작업하는 과정 그 자체가 중요했죠."

세 번째 바이올린 협주곡 가능성엔 고개를 저었다. "협주곡 3번은 불가능한 것 같다. 작은 솔로곡이나 다른 형태의 바이올린 곡을 쓰고 싶고 카바코스도 다른 곡을 써달라고 요청해왔다"고 답했다.

그는 2025년 독일에서 초연 예정인 새로운 오페라 작업에 계속 몰두하고 있다. "오스트리아 출신 물리학자 볼프강 파울리가 심리학자 카를 구스타프 융에게 가서 자신의 꿈을 분석하고 정신과 상담을 받는 걸 토대로 새로운 버전의 '파우스트' 얘기를 만들었다"며 "단편소설 비슷하게 시놉시스는 다 썼다. 이제 대본 작업에 들어갈 정도의 단계에 있다. 작곡도 곧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내년엔 새로운 오케스트라 작품을 파리에서 초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통영국제음악제와 새롭게 5년의 문을 여는 진 감독은 앞으로 국제적으로 더 사랑받는 음악제를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올해 시작한 기조로 다양하고 수준 높은 프로젝트와 공연을 선보이는 게 가장 중요하죠. 이곳에 한 번 다녀간 연주자들은 다시 오고 싶어 해요.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처럼 지금보다 더 국제적인 위상을 높이는 게 목표죠."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인터뷰]진은숙 "20주년 통영음악제 '다양성 속의 비전' 국제적 위상 높일 것"

기사등록 2022/03/21 06:00:00 최초수정 2022/03/21 06:47:42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