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이상 음주운전 적발…대법서 "재판 다시"
지난해 헌재 '위헌결정'으로 효력 상실된 탓

[서울=뉴시스] 김재환 기자 = 지난해 일명 '윤창호법' 일부 조항이 위헌 결정으로 효력을 상실함에 따라, 상습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된 피고인들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되는 사례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최근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명의 상고심에서 각각 벌금 1000만원~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모두 4차례에 걸쳐 음주운전 혐의로 처벌받은 바 있다. 그럼에도 지난해 5월 혈중알콜농도 0.146%의 음주 상태로 차를 몬 혐의로 대전지법 등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2011년 음주운전으로 벌금 20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이후 지난해 2월 혈중알코올농도 0.116%에 이를 정도로 술에 취한 채 운전대를 잡아 춘천지법 등에서 벌금 1200만원이 선고됐다.
C씨는 2007년 음주운전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확정받은 상태였다. 그러던 중 2020년 혈중알코올농도 0.085%의 상태에서 약 3㎞ 거리를 운전한 혐의로 춘천지법 등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모두 상습 음주운전죄를 규제하는 '윤창호법'에 따라 가중처벌된 것이다. 옛 도로교통법 148조의2 1항은 2회 이상의 음주운전을 하면 징역 2~5년 또는 벌금 1000~2000만원으로 가중처벌하도록 한다.
그런데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해당 법조항이 과거 음주운전 적발로 특정한 형량이나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야 한다는 조건이 없고, 기간도 제한하고 있지 않으므로 책임에 비해 과도한 처벌을 한다며 위헌으로 판단했다.
위헌 결정으로 형벌에 관한 법조항이 효력을 잃게 되면, 이를 적용해 기소된 사건은 죄가 인정되지 않는다는 게 대법원 판례다.
대법원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며 "원심으로선 위헌적 결과를 피하기 위한 공소장 변경절차 등의 필요 유무에 관해 심리·판단해야 한다"며 모든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처럼 윤창호법의 위헌 결정으로 대법원이 사건을 돌려보내는 사례는 꾸준히 이어지는 중이다.
헌재 위헌 결정 이후 첫 대법원 상고심이 열린 지난해 11월에는 음주운전으로 사고를 내 대만인 유학생을 숨지게 한 혐의로 2심까지 중형을 선고받은 50대가 다시 재판을 받기도 했다. 당시 이 사건을 비롯한 13건이 돌려보내졌고, 이후에도 파기환송은 계속되고 있다.
다만 대법원은 지금까지 몇건이 파기환송됐는지 별도로 관리하는 통계는 없다고 한다.
한편 A씨 등과 같이 재판을 다시 받게 되는 피고인들이 파기환송심에서 감형되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검찰은 지난해 윤창호법 위헌 결정 이후 음주운전 일반 규정으로 적용 법조를 변경하되, 죄에 상응하는 구형을 하도록 일선에 지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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