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든 중대재해처벌 대상"…삼표 붕괴사고에 건설업계 '초긴장'

기사등록 2022/02/03 16:07:21

최종수정 2022/02/03 17:02:43

중대재해처벌법 시행…건설사 '경영자 책임'에 신경 곤두서

"삼표 사고, 남의 일 아냐"…건설업계 하루하루가 살얼음판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골재 채취장 매몰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소방청 제공) 2022.02.0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일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골재 채취장 매몰사고 현장에서 소방대원들이 실종자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 소방청 제공) 2022.02.02.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삼표산업이 채석장 토사 붕괴사고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1호 대상 기업에 오르자, 건설업계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건설사의 핵심 협력업체인 레미콘업체 사업장에서 중대 재해가 발생하면서 건설업계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전국의 수많은 건설현장 가운데 어느 한 곳에서라도 안전사고가 발생하면 사회적 파장을 불러오는 것은 물론 고강도 수사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잔뜩 움츠린 모양새다.

중대재해법 시행 첫날인 지난달 27일부터 10대 건설사 가운데 절반이 휴무에 들어가거나, 안전점검에 나서며 사실상 공사를 멈췄다. 매년 산재 사망자의 절반 가까이 나오는 건설업 특성상 HDC현대산업개발의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와 같은 일이 발생하면 자칫 '처벌 1호 건설사'라는 오명이 꼬리표처럼 붙고, 최고 경영책임자까지 처벌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처벌법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지키지 않아 근로자 등에 중대 재해가 발생할 경우, 최고 경영자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1년 이상 징역형이나 10억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징역형에 상한선이 아니라 하한선이 정해졌고, 고의나 중과실이 드러나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해야 한다.

건설업계는 언제든 중대재해처벌법의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여전하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화정 아파트와 양주 채석장 붕괴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회사 내부에서도 안전 문제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각 현장마다 안전 조치가 미흡한 곳은 없는지 확인하고 있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안전점검을 꾸준히 한다고 해서 사고가 안 난다고 보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내심 불안하다"며 "공기를 늦거나 비용이 추가로 늘어나더라도 안전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심하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권창회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현장 붕괴 사고 12일째인 22일 오전 붕괴 된 아파트 현장 내부가 잔해로 뒤덮혀있다.(공동취재사진) 2022.01.22.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 권창회 기자 =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현장 붕괴 사고 12일째인 22일 오전 붕괴 된 아파트 현장 내부가 잔해로 뒤덮혀있다.(공동취재사진) 2022.01.22. [email protected]


국토교통부에서 운영하고 있는 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의 건설현장에서 3만4385건의 각종 사고가 발생했다. 이중 붕괴 사고는 1만4207건(41%)에 달한다. 또 지난해 건설공사 현장에서 사망한 근로자는 222명에 달한다. 사망자 중 195명은 내국인, 27명은 외국인이었다. 사인은 추락(110명)이 가장 많았고, 깔림(48명)과 물체에 맞음(24명) 등이 뒤를 이었다.

중견 건설사들도 채석장 붕괴사고 이후 상황을 꼼꼼히 살피고 있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달 29일부터 설 연휴가 시작됐고, 건설사들이 처벌을 피하기 위해 안전점검에 나서면서 연휴 기간에 사고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안전사고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다"며 "현재 수사당국의 수사 진행 상황과 결과 등을 꼼꼼히 확인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중대 재해를 완전히 막기는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하청업체 직원이나 일용직 근로자들의 안전 의식이 상대적으로 낮아 집중 교육을 시키고 있지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협력사에서 사고가 발생해도 원청에서 책임을 져야 하는데, 어떻게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대형 건설사들은 설 연휴 이후에도 공사를 중단할 수 있지만, 중견 건설사 입장에서는 비용 부담 때문에 공사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전담조직을 신설하거나 안전 담당 책임자와 인력을 충원하는 것 역시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문제"라며 "무엇보다 법 조항이 모호하다 보니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 가운데 ▲사망자 1명 이상 발생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해야 하는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 ▲직업성 질병자가 1년 내 3명 이상 발생하면 중대 재해에 해당한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31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삼표산업 양주사업소 현장사무실과 협력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경찰은 현장에 안전망이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점 등을 확인하고, 현장 발파팀장 1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다.

정부 당국은 현재 토사 붕괴위험에 대비한 현장 관리 현황 등을 확인하고, 안전조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또 삼표산업의 경영책임자들이 이번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안전조치의무를 이행했는지도 따져보고 있다. 삼표산업 경영책임자가 안전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 받는 첫 사례가 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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