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정밀화학, 이달까지 요소수 생산 가능
공장 생산 불가하고 심각한 교통대란 우려
中 수출금지 풀지 않으면 경제·일상 모두 타격
[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요소수 하나에 한국 전체가 마비될 위기에 처했다. 소재가 제때 공급되지 않아 공장에선 생산이 불가능해지고 제품을 수출항만으로 옮기기도 어려울 수 있단 전망이 나온다. 일상 생활에선 주유소 탱크로리에 석유 제품이 공급되지 않으면서 차량 운행이 힘들어질 수 있다. 위기 상황에서 출동해야 하는 구급차, 소방차 등도 멈춰설 수 있다. 쓰레기대란까지 불러올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이 모든 악몽은 지난달 중순 중국이 석탄부족으로 요소 수출을 강화하며 시작됐다. 중국발 석탄부족 여파를 세심히 살피지 못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뒤늦게 호주, 베트남 등에서 일부 물량을 수입하기로 했지만 현재 수요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다. 결국 중국이 수출 금지를 완화하지 않으면 사태는 장기화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요소수 최대 생산업체인 롯데정밀화학은 현재 재고분으로 이달 말까지 요소수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도 요소 부족으로 일부 공장 가동은 중단한 상태다.
롯데정밀화학 관계자는 "(소매용) 10ℓ 포장공장의 가동은 지난 5일부터 멈췄다"면서도 "20톤(t) 규모 탱크로리 등으로 공급하는 벌크 생산은 정상 가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요소 재고분으로는 이달말까지 생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요소수는 요소 32.5%와 물 67.5%를 혼합해 만든다.
요소수가 바닥나면 국내 화물차 운행이 중단된다. 물류난을 불러올 수 있단 점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국내 경유 화물차는 약 330만대 수준이다. 이 중 60%인 200만대에 요소수사 필요한 SCR이 장착돼 있다. 200만대가 멈춰서면 공장 생산, 출하가 불가능해질 뿐만이 아니라 일상 생활도 마비될 가능성이 크다.
산업군에선 제품 소재가 공급되지 않으면서 공장이 멈춰설 수 있다. 수출공장들은 제품을 항만으로 옮기지 못하는 사태도 발생한다. 레미콘 차량 운행이 불가능해지며 건설현장도 타격을 받는다.
일상생활에선 교통대란이 예상된다.
요소수 품귀의 발단은 중국 석탄 부족사태에서 비롯됐다. 중국은 석탄에서 암모니아를 추출해 요소를 생산해 왔다. 하지만 석탄 최대 수입국인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수입을 중단했고 이는 결국 중국 현지의 석탄 공급 부족현상을 야기했다. 석탄 부족으로 요소 생산에도 한계가 생기자 중국은 지난달 15일 요소에 대해 '수출화물표지(CIQ)' 의무화 제도를 시행하며 사실상 요소 수출을 금지했다. 중국은 전세계 요소의 30%를 생산한다. 한국은 요소의 90%를 중국으로부터 수입한다. 중국이 수출을 막으면서 국내에 들어오는 양도 대폭 줄었고 재고분까지 바닥난 상황이다.
업계는 요소수 부족사태 이유로 '정부의 안이한 판단'을 지목한다. 중국 석탄부족의 여파를 세심하게 살폈더라면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실제 롯데정밀화학에선 지난달 15일 중국이 요소 수출을 금지하며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하지만 정부에서 대수롭지 않은 사안으로 판단하며 지금의 결과를 초래했다는게 산업계 전반적인 분위기다.
산업계 한 관계자는 "호주, 베트남 등에서 일부 수입하기로 했지만 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최대 수입국인 중국에서 요소 수출을 풀어주지 않으면 사태는 점점 악화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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