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1차관, 일부 직원에 대선 공약 아젠다 발굴 지시
[세종=뉴시스] 고은결 기자 = 산업통상자원부가 차기 정부에서 이행할 정책 과제 발굴에 나서며 다음 정권에 이른바 '줄 대기'를 시도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 개발을 모색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8일 관가에 따르면 박진규 산업부 1차관은 최근 산업부 일부 직원에게 대선 공약 아젠다를 발굴하고 대선후보 확정 전에 의견을 제시해야 한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박 차관의 이런 발언은 '1차관님 말씀 및 지시 요지'라는 제목의 글로 작성돼 산업부 내부 메신저를 통해 일부 부서에 전달됐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산업부가 대선정국에서 부처 간 이해가 걸린 정책 과제 등을 대선 공약으로 활용하도록 전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아직 경선이 진행 중인 대선 후보 진영에 의견 전달을 지시했다는 점에서 차기 정권에 대한 줄 대기를 시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울러 산업부 입장에서는 최근 일부 여당 대선 주자들이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거론하고, 야당 주자들이 탈원전 정책 철회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차기 정권에서의 조직 개편 향배를 의식해 의제 선점 등에 나섰을 것이란 분석도 이어진다.
다만 산업부는 입장자료를 통해 박 1차관의 지시는 대선을 의식한 게 아니라 국민들이 이해하기 쉬운 정책을 당부한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산업부는 "국·내외 산업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 대응하고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과제를 마련하기 위해 1차관 주재로 다양한 정책 아이디어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라고 했다. 이어 "보도에서 언급한 박진규 산업부 1차관의 지시는 새로운 정책 개발 시 국민 눈높이에 맞춰 일자리, 중소기업, 지역경제 등의 정책에서 구체적인 효과가 나타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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