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코박스 베트남 긴급사용 이달 말 승인 전망
에이치엘비 "11월 내 WHO 사용승인 획득 예상"
[서울=뉴시스] 김경택 기자 =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계속하고 있다. 베트남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 기대감에 주가가 급등한 것인데, 회사 측은 9월 안에 베트남 보건부 긴급사용을 획득한 후 오는 11월 내 세계보건기구(WHO) 정식 사용승인 획득을 목표로 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이치엘비는 전날 코스닥시장에서 6.45% 오른 6만4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초 3만6050원에 불과했던 점을 고려하면 주가는 한달 새 78.6% 가량 뛰어올랐다.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시가총액은 전일 종가 기준 6조8416억원으로 불어났다. 에코프로비엠(6조5123억원)을 3위로 밀어내고 코스닥 시총 2위로 올라섰다.
주가가 본격적으로 힘을 받기 시작한 것은 지난달 18일 베트남 기업 나노젠이 코로나19 백신 나노코박스의 글로벌 권리를 인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부터다. 에이치엘비는 나노젠과 독점적 업무협약(Exclusive MOU)을 체결하며 임상 3상을 막바지에 이른 나노코박스의 생산, 판매, 마케팅 등 글로벌 권리를 확보했다.
나노코박스는 재조합 단백질 아형(Recombinant protein subunit)으로 만든 백신이다. 미국 노바백스와 유사한 단백질 형태다. 면역반응률과 안전성이 높고 부작용이 적으며 보관에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4월 완료된 임상 2상에서는 나노코박스 백신을 투여한 지원자 전체에서 기준 이상의 항체 형성률을 보여 높은 효능을 입증했다. 특히 임상 결과 분석에는 독일 지멘스 헬시니어스가 참여해 공신력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상 3상 또한 1만3000명을 대상으로 막바지 단계를 진행 중이다. 1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3a상은 이미 1차접종과 2차접종을 모두 마친 후 베트남 보건부 긴급사용 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
베트남 보건당국은 지난달 27일을 기준으로 20영업일 이내에 나노코박스의 긴급승인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데이터가 입증된 만큼 늦어도 이달 안으로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1만2000명을 대상으로 하는 3b상은 현재 1차접종을 마친 후 2차접종을 기다리고 있다. 3b상의 2차접종은 이달 말께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나노젠은 3b 임상이 끝나면 베트남 긴급사용과 별도로 정식승인 및 세계보건기구(WHO) 정식 사용승인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11월 안에 해당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후 본계약을 체결하고 베트남·인도 등 일부 주변 국가에 대한 판권은 나노젠이 가져가고 나머지 국가에 대해서는 에이치엘비가 갖기로 했다.
에이치엘비 관계자는 "현재 3명의 대표 과학자를 선임해 나노젠 측과 백신 임상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늦어도 11월까지 본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라면서 "이후 실제 판매 여부가 문제인데 현재 국가 별 생산·판매전략을 심도 있게 고민하고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그렇고 백신은 전 세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면서 "직접 각 국가 별 식약처 승인을 통해 판매하는 루트도 있겠지만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 코백스 퍼실리티(COVAX facility)에서 일괄 구매해 각 국가별로 배정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WHO 승인이 날 경우 이런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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