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부 산하 '아프간 재건 특별 감사관실'(SIGAR) 진단
일관적 전략과 현지 이해 부족· 안보 불안정 지속 등 원인
"아프간 스스로 국가 유지· 美 위협 제거 목표였다면 암울한 상황"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실패한 배경에는 일관된 전략과 현지사회 이해 부족, 계속되는 내전으로 인한 불안정 등 복합적 원인이 있다고 미국 정부가 자체 분석했다. 지금같은 상태라면 아프간의 미래는 '암울하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미국 정부 산하 '아프간 재건 특별 감사관실'(SIGAR)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간한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 아프간 재건 20년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8월자 보고서에 실패 원인 7가지를 분석했다. 2008년 설립된 SIGAR는 미국 정부의 아프간 재건 사업을 돕기 위한 전략을 감독해 왔다.
SIGAR의 이번 보고서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하기 직전 나왔다. 탈레반은 미군이 5월부터 철수를 시작하자 다시 세력을 키웠고 지난 주말 20년만에 아프간을 탈환했다.
스티븐 왈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미국의 패권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장이 있다"면서도 "만약 그렇다면 마침내 아프간을 떠나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거기 너무 오랫동안 머물면서 인명과 달러를 낭비하고 국내에서 현명한 투자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IGAR 보고서는 "목표가 (아프간을) 재건한 뒤 스스로 지속될 수 있으며 미국 국가 안보 이익에 거의 위협이 되지 않는 나라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었다면 아프간의 전반적 상황은 암울하다"고 우려했다.
SIGAR는 "미국 정부는 달성하길 원하는 사안들을 놓고 일관된 전략을 개발하고 수행하는 데 계속 어려움을 겪었다"며 "책임 분담 역시 각자 기관의 강점과 약점을 고려해 이뤄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예컨대 재건 활동을 지휘할 부처는 미 국무부였지만 정작 현지에서의 전문지식과 자원이 부족했고, 국방부는 전략 관리를 위한 자원과 지식은 있었지만 경제와 통치구조 영역을 아우르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는 지적했다.
SIGAR는 "미국 정부는 아프간 재건에 필요한 시간을 과소평가하고 비현실적인 시간표와 기대치를 조성했다"며 "이런 선택이 부패를 증가시키고 프로그램의 효율성을 감소시켰다"고 진단했다.
SIGAR는 미국 관료들이 병력, 자금, 자원 측면에서 단기적 해결책에 집중하다보니 종종 현지 여건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로 인해 아프간 현지 기관들 역시 개혁보다는 각자의 목적에 맞게 자금을 활용할 방안만 모색했다고 꼬집었다.
미국 정부 산하 '아프간 재건 특별 감사관실'(SIGAR)은 지난 16일(현지시간) 발간한 '우리는 무엇을 배웠나 : 아프간 재건 20년의 교훈'이라는 제목의 8월자 보고서에 실패 원인 7가지를 분석했다. 2008년 설립된 SIGAR는 미국 정부의 아프간 재건 사업을 돕기 위한 전략을 감독해 왔다.
SIGAR의 이번 보고서는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수도 카불을 장악하기 직전 나왔다. 탈레반은 미군이 5월부터 철수를 시작하자 다시 세력을 키웠고 지난 주말 20년만에 아프간을 탈환했다.
스티븐 왈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는 트위터에서 "미국의 패권 시대가 끝나가고 있다는 논란의 여지가 많은 주장이 있다"면서도 "만약 그렇다면 마침내 아프간을 떠나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우리가 거기 너무 오랫동안 머물면서 인명과 달러를 낭비하고 국내에서 현명한 투자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SIGAR 보고서는 "목표가 (아프간을) 재건한 뒤 스스로 지속될 수 있으며 미국 국가 안보 이익에 거의 위협이 되지 않는 나라를 남겨두고 떠나는 것이었다면 아프간의 전반적 상황은 암울하다"고 우려했다.
"일관된 전략 개발·수행과 책임 분담에 어려움"
예컨대 재건 활동을 지휘할 부처는 미 국무부였지만 정작 현지에서의 전문지식과 자원이 부족했고, 국방부는 전략 관리를 위한 자원과 지식은 있었지만 경제와 통치구조 영역을 아우르는 수준까지는 아니었다는 지적했다.
"재건에 필요한 시간 과소평가"
SIGAR는 미국 관료들이 병력, 자금, 자원 측면에서 단기적 해결책에 집중하다보니 종종 현지 여건을 고려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로 인해 아프간 현지 기관들 역시 개혁보다는 각자의 목적에 맞게 자금을 활용할 방안만 모색했다고 꼬집었다.
"단기적 성과내기 치중"
재건 사업은 일시적 구호 활동이 아니라 국가 유지를 위한 정부, 시민사회, 상업 체계 구축의 기반을 세우는 일인데 단기적 성과내기에만 치중했다는 지적이다.
SIGAR는 또 "아프간인들은 이들 사업에 대해 책임을 질 역량이 부족했다"며 미국이 장기적으로 고안한 재건 사업이 있어도 이를 관리하고 유지할 경험이 부재했다고 설명했다.
"아프간 주둔 미군 인력의 자격·훈련 부족"
보고서는 아프간 내 미국 인력이 현지에서 임무를 추진하기에는 자격이나 훈련이 부족한 경우가 종종 있었는데 수시로 인력 순환까지 이뤄지면서 비슷한 실수가 반복됐다고 꼬집었다.
이런 비생산적인 인사 정책이 재건 사업의 품질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설명이다.
"안보 불안정 계속돼 시스템 구축 방해"
선거 방해나 유권자 위협이 잇따르다보니 신뢰할 만한 선거 체계 구축도 어려움을 겪었다.
탈레반 위협이 실존하는 지역의 경우 미국이 아무리 아프간 정부를 지지해 달라고 설득해도 겁에 질린 주민들을 납득시키기 어려웠다고 SIGAR는 지적했다.
"현지 사회 ·경제· 정치·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
SIGAR는 "미국 정부는 서구의 기술관료 모델을 아프간 경제 기관에 서투르게 강요했다"면서 "여성 지원과 관련해서도 문화적 사회적 장벽을 이해하거나 누그러뜨리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배경 지식이 부족하다보니 주민들을 이용하거나 미국의 지원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려는 중개인들을 지원하는 경우가 종종 생겼다"고 설명했다.
"감독·평가 부족해 정책 결함 바로잡을 기회 놓쳐"
보고서는 아프간처럼 복잡하고 예측 불가한 환경에서는 실질적인 감독·평가 작업이 극도로 어렵다면서도 "정기적인 현황 확인이 부재하면 잘못된 일을 수행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정부가 현지 사업의 결함을 식별할 여러 기회를 놓쳤다며 "이런 결점이 미국과 아프간, 정부 인사, 민간인의 생명을 위험에 빠뜨리고 전략적 목표를 위한 진전을 저해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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