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찬스 보도 허위" 소송낸 문희상 아들…1심 패소

[서울=뉴시스] 류인선 기자 = 문희상 전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씨가 자신의 아들을 국회의장 공관에 전입하게 해 서울 한남동 초등학교로 전학 보냈다는 '아빠찬스' 관련 언론 보도가 명예훼손이라며 소송을 냈지만 1심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22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민사29단독 강화석 부장판사는 문씨가 한 언론사 기자와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문씨는 배우자, 두 자녀와 함께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던 중 2018년 의정부시로 이사해 문씨의 아들은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이후 문 전 의장이 2018년 7월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서울 용산구 한남동 소재 국회의장 공관으로 이사를 했고, 문씨 가족도 이 곳으로 이사하고 전입신고를 했다. 그러면서 문씨의 아들도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했다.

이에 한 언론은 문씨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하자 아들 교육에 아빠(문 전 의장) 찬스를 활용했다는 취지로 보도했다. 당시 기사에는 "자녀 교육을 위해 문씨가 국회의장 공관을 활용했다는 지적도 나온다"는 내용이 담겼다.

곽 의원도 언론보도와 관련해 "의장의 주민등록은 의정부로 돼있다고 한다. 며느리가 굳이 공관에 전입할 이유가 없다는 방증"이라며 문씨 아들의 전교회장 당선 관련 의혹도 추가로 제기했다.

변론 과정에서 문씨 측은 "문 전 의장이 취임할 당시 공관으로 이사했고, 아들은 자연스레 초등학교에 배정된 것"이라며 "편법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아들을 학교에 전학시켰다는 허위사실을 적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강 부장판사는 기사의 주요 내용이 사실과 부합하고, '아빠 찬스' 등의 표현은 사실 적시라기보다는 일종의 비평이나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강 부장판사는 "문 전 의장이 취임 후 원고(문씨) 가족이 의장 공관으로 이사했고, 문씨 아들이 인근 초등학교로 전학한 점, 문씨는 여전히 의정부시에 거주한 점 등 기사에 적시된 주요 내용이 사실과 부합한다"고 했다.

이어 "문씨 가족의 이사 및 전학이 문 의장 지위에서 비롯된 것임은 분명해 관점에 따라 아빠찬스 활용해 해당한다고 볼 여지도 전혀 없지 않고, 설령 그렇지 않아도 비평이나 의견 표명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공직자 또는 공직선거 출마예정자에 대한 감시·비판 기능 수행이라는 언론보도의 특성 등을 종합할 때 기사가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 현저히 상당성을 잃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봤다.

또 곽 의원 발언에 관한 청구도 일부는 사실과 부합하고, 당시 곽 의원이 발언을 진실이라고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문씨 청구를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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