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선 음악 사라져…시민들 체포·폭행도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아프가니스탄을 완전 장악한 무장조직 탈레반이 수도 카불에서 오후 9시 이후 통행을 금지하는 등 공포정치를 본격화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아프간 카마통신에 따르면 탈레반은 이날 긴급상황을 제외하고 오후 9시 이후 외출을 금지한다는 명령을 발표했다.
탈레반 조직원들은 카불 시내에서 시민들을 '도둑'으로 몰며 잡아들이고 있으며, 일부는 폭행까지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거리 풍경도 달라졌다. 시내에선 청바지를 입은 청소년들을 보기 어려워졌고, 식당에선 호객을 위해 크게 틀어놓던 음악도 자취를 감췄다.
TV 채널에서도 음악이나 인기 프로그램을 방송하지 않았다.
매체는 "탈레반이 아직 새 법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시민들이 90년대 탈레반 정권 시절을 떠올리며 스스로 조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데일리메일 등 외신도 탈레반이 카불 공항 인근에서 채찍, 곤봉 등으로 여성과 어린이 등 민간인을 폭행했다고 전했다.
또 탈레반에 항의하는 시위가 일어나자 군중을 해산시키기 위해 총을 발포하고 둔기로 공격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언론인이 취재 중 폭행당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탈레반은 카불 점령 이후 총사면을 선포하는 등 공포정치는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현지 주민들에 대한 억압이 하나둘 가해지면서 국제사회는 회의적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