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도 이재용 가석방 주목…"문재인 대통령의 딜레마"(종합)

기사등록 2021/08/09 21:49:02

"대선 앞두고 정치적 유산 수호·소속당 지원 사이 딜레마"

"삼성 전략적 결정 지연 불안감에 가석방 지지 커져"

"가석방에도 업무 복귀 방식· 가능 여부 아직 불분명"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논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1.18.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홍효식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월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리는 국정논단 관련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1.18. [email protected]
[런던=뉴시스]이지예 기자 = 주요 외신들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에 대해 삼성의 투자·사업 의사결정 지연을 둘러싼 불안감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하는 한편 재벌에 대한 특혜주기를 반복했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블룸버그통신은 9일 "세계 반도체 산업의 공급 부족사태와 미국과의 코로나19 백신 거래를 촉진하는 삼성의 역할로 이 부회장 수감 이후 몇 달 사이 사실상 한국 최대 대기업이자 반도체 제조업체의 수장을 석방하라는 요구가 거세졌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이 부회장 석방 결정은 재벌로 알려진 한국의 강력한 재계 거물 계층에 대한 특혜의 증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문재인 대통령이 4년 전 재벌 개혁을 포함한 진보 공약으로 선출된 바 있다며 "이번 결정은 차기 대선을 앞두고 그의 정치적 유산을 수호하는 일과 소속당(더불어민주당)을 돕는 것 사이 문 대통령의 딜레마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가석방은 대통령 동의 없이 법무장관이 최종 승인할 수 있기 때문에 '덜 위험한' 처사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매체는 "이 부회장의 삼성 복귀로 미국 내 170억 달러 투자계획이나 주요 인수합병(M&A) 같은 핵심 계획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도 이 부회장이 풀려나도 계열사 부당합병, 프로포폴 투약 등의 다른 혐의로 유죄 선고를 받을 경우 다시 수감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AP통신은 "이 부회장의 30개월 형기 중 1년을 남기고 나온 법무부 발표는 중대 화이트칼라 범죄에 대한 관대함과 유죄 선고를 받은 재계 거물에 대한 특혜의 역사를 확대했다"고 평했다.

이어 "이는 2017년 대선 승리 후 한국의 가족 소유 기업인 '재벌'의 과도함을 억제하고 이들과 정부의 은밀한 관계를 끝내겠다고 공언한 문재인 대통령의 개혁주의 이미지를 손상시킨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부회장 석방으로 한국 최대 기업과 정부의 관계가 다시 이목을 끈다"면서 "한국의 재벌과 이런 가족 경영 대기업을 제압하겠다고 약속한 문재인 정부의 관계에 다시 주목하게 한다"고 전했다.

FT는 여론조사상 많은 한국인이 이 부회장의 석방을 지지했고 여러 기업 단체가 문 대통령에게 그의 사면을 요청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부회장 석방이 가족 경영 대기업을 제압하고 재벌 수장을 사면하는 전통을 무너뜨리겠다던 문 대통령의 약속을 훼손했다고 말하는 이들도 많다"고 지적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의 거대 기술기업에서 주요 전략적 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불안감 속에 그의 가석방에 대한 정치적 대중적 지지가 커졌다"며 "삼성과 재계도 정부에 그의 석방을 호소했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세계 최대 메모리칩 제조사이자 스마트폰 제조업체의 일상적인 운영은 그의 부재에 영향받지 않더라도 회사 소식통은 주요 투자와 M&A 사업에 관한 결정은 이 부회장만이 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의 실질적 지도자 이재용이 가석방으로 이번주 나올 예정이지만 그가 한국 최대 대기업에서 어떻게 곧바로 업무로 복귀할지 혹은 복귀할 수는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분석했다.

WSJ는 "한국법상 경제사범은 5년간 취업이 금지되며 가석방돼도 해외 여행이 제한된다"며 "법무부가 면제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가석방심사위원회는 이날 이 부회장의 가석방을 결정했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도 이를 승인하고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국가 경제와 세계 경제 환경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 등 수형자 810명이 대상인 8·15 가석방은 13일 예정이다.

이 부회장의 가석방은 재수감 207일만이다. '국정농단 공모'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 부회장은 올해 1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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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8/09 21:49:0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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