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영업이익 12.5조로 전년 대비 53% 급증
실적 발표일 주가는 약세…기관·외국인 순매도
'서버 디램' 하락 우려 6개월 선행
증권가 "3분기 호실적 지속, 내년 연착률 따라 V자 반등 가능" 전망
[서울=뉴시스] 이정필 기자 =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 12조원이 넘는 '깜짝 실적(어닝 서프라이즈)'을 기록했지만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관과 외국인은 순매도 규모를 늘리며 주가 하락을 이끄는 중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 주가에 향후 서버 디램 가격에 대한 불확실성이 선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내년 1분기 반도체 업황과 영업실적에 따라 본격적인 주가 오름세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분기 잠정 경영실적을 집계한 결과 매출 63조원, 영업이익 12조5000억원을 올렸다고 7일 밝혔다. 지난해 2분기(매출 53조원, 영업이익 8조1500억원) 대비 매출은 18.94%, 영업이익은 53.37% 증가한 규모다.
전 분기와 비교하면 매출(65조3900억원)은 3.65% 줄었지만, 영업이익(9조3800억원)은 33.26% 늘었다. 이에 올해 2분기 누적 매출액은 128조3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56%, 누적 영업이익은 21조8800억원으로 49.97% 증가했다.
반도체 장기호황(슈퍼사이클)에 힘입은 견조한 실적 성장세에도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날 오전 10시29분 현재 전날보다 0.99%(800원) 떨어진 8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삼성전자우도 0.54%(400원) 하락한 7만3500원에 거래 중이다.
삼성전자는 오전 9시50분 기준 기관은 590억원, 외국인은 68억원을 각각 순매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우는 외국인이 46억원, 기관이 8억원을 순매도 중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번 실적에 대해 "삼성전자가 여전히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게 확인됐다"며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3분기에는 1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예상한다"고 평가했다.
노 연구원은 어닝 서프라이즈 발표에도 이날 주가가 약세인 배경에 대해 "지금 당장 실적 좋아도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이라 주가가 6개월 이상 선행한다"며 "시장에서는 내년 1분기 서버 디램 가격 하락 등을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이어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해 급등한 것은 4분기 실적이 좋아서 오른 게 아니었다"면서 "이번 실적 역시 가격이 유지되는 역할이지 시장이 환호한다고 보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에너지 응집과정이 필요한데 내년 1분기 소프트랜딩(연착륙) 여부에 따라 주가 흐름이 갈릴 것"이라며 "그 이전까진 하방경직성이 오르면서 박스권을 보이다가, 내년 1분기 소프트랜딩을 하면 V자 반등이 가능하다. 2022년 하반기는 다시 장밋빛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승연 흥국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분기 실적 개선 추세는 지속될 것"이라며 "하반기는 메모리 판가 추가 상승 지속에 기반한 반도체 부문의 추가 개선, 무선통신의 비용 축소와 신제품 출하 효과, 디스플레이의 주 고객사향 출하 본격화가 이뤄질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서 연구원은 "고객사들의 재고 축적 수요로 메모리 판가 상승 추세는 지속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점진적인 실적개선과 주가 상승이 동반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정점 통과(피크 아웃) 우려는 과도하다"며 3분기 예상 실적으로 매출액 70조원, 영업이익 14.7조원을 제시했다.
이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연초 이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스마트폰 수요 둔화와 이에 따른 메모리 업황 고점 우려를 선반영했기 때문이다. 견조한 서버 수요가 확인될 경우 4분기에도 디램 가격이 상승할 수 있어 현시점부터는 긍정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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