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달려와 "행정은 뭐했나" 분통
'위험하다'는 민원에도 행정조치 외면, 참사
[광양=뉴시스]김석훈 기자 = "광양시는 뭐 했습니까? 다세대주택 공사장 민원 발생으로 사고를 미리 감지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아서 어머니가 산사태에 결국 매몰되고 말았습니다."
6일 전남 광양시 진상면 비평리 마을에서 폭우로 발생한 주택 매몰사고로 숨진 80대 어머니의 아들 서모(55)씨는 아수라장이 된 매몰 현장에서 어머니의 시신이 나오자 울분을 감추지 못하고 오열했다.
인천에서 어머니의 사고 소식을 듣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온 아들은 "어머니의 사고는 행정당국의 안이한 행정이 낳은 예견된 인재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서씨는 "행정관청에서 미리 감지가 됐던 사항인데 그대로 공사를 강행시킨 것"이라며 "주민이 민원을 넣어서 중단을 요구했는데도 불구하고 공사를 강행했기 때문에 예견된 인재가 아닐 수 없다"고 성토했다.
"광양시는 행정조치를 했다고 하지만 완벽한 조치가 아닌 소홀히 한 조치다. 비를 예상하고 점검을 했다고 하나 제대로 된 조치가 아니기 때문에 큰비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공사장 토사가 유출돼 주택과 사람이 매몰됐다"는 것이다.
서씨는 "어머니와 이틀 전 통화했고, 그때그때 무슨 일이 생기면 연락해 왔는데 어머니는 오늘 아침에도 무너지는 소리를 듣고 20초 전 대피하다 집 앞으로 밀려온 토사에 매몰되는 참사를 당했다"면서 "광양시청이 조금만 더 공사장을 살폈더라면 이런 참사는 없었을 것"이라며 눈물을 훔쳤다.
옆에 있던 서씨의 부인도 주변의 광양시청 공무원들을 향해 "당신들이 죽인 것"이라고 소리치며 사고 원인과 진상 규명, 관계자 해명을 요구했다.
6일 오전 6시4분 광양시 진상면 비평리 다세대 주택공사부지 아래 주택 2채와 창고 3채가 무너진 토사에 매몰됐다. 대부분 대피했으나 80대 이모씨는 대문 밖 5m 지점까지 대피하던 중 토사에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후 2시50분께 이 씨를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숨진 것으로 판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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