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 "뿌아앙 소리 나더니 흙더미로 싹 덮였어"
"산 중턱 펜션 공사장 절개지서 흙 흘러내린 것 같다"
[광양=뉴시스] 신대희 변재훈 기자 = "천둥도 그런 소리는 못 들어봤제. 뿌아앙 소리가 나더니 흙더미로 싹 덮였어."
6일 새벽 전남 광양시 진산면 한 야산에 흘러내린 흙이 주택 4채를 덮친 가운데 이웃 이모(76)씨는 당시 상황을 이같이 전했다.
이씨는 밤새 비가 많이 내리자 이날 오전 5시께 일어나 집 밖에서 마을 뒤편 야산을 살폈다.
그는 흙이 흘러내릴 당시 상황에 대해 "오전 6시 정각 무렵 '뿌아앙' 소리가 났다. 천둥도 그런 천둥소리는 여태 들어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마을 주민 대다수가 폭우 소리에 잠이 깨 집 밖에서 야산만 바라보고 있었다"며 "순식간에 흙더미가 집들을 차례로 덮치며 깔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 2년 전부터 야산 중턱에 펜션을 짓는다고 주변 나무를 싹 베어 평지로 만들어놨다. 지금도 공사 중이다"며 "공사장 절개지에서 흙이 흘러내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실제 마을 뒤편에 자리한 야산에선 한 개인사업자가 2년 전 다세대주택(펜션 3채) 건축 인가를 받아 터 닦기 작업을 최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주택단지는 오는 2022년 3월30일 준공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6시4분께 광양시 진산면 한 야산 내 주택 신축 공사장 인근 절개지의 흙이 사면을 따라 미끄러져 내렸다.
이 사고로 흙더미에 주택 2채가 완전히 깔리면서 80대 여성 A씨가 매몰됐다. 소방당국은 A씨의 생존 가능성을 열어두고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토사에 깔린 다른 주택 2채도 반파됐다.
한편, 광양에는 전날부터 이날까지 이틀간 150㎜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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