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 걸린 전세④]탈서울 여파, 수도권 전세난도 불 지폈다

기사등록 2021/06/24 05:00:00

최종수정 2021/06/28 09:04:48

지난해 서울 떠난 10명 중 7명 경기·인천으로

기존 전세수요에 '탈 서울' 겹치며 매물 감소

하남시 1년간 평당 아파트 전세값 50% 올라

중대형 아파트 전세 보증금 10억원 넘기기도

[서울=뉴시스]권창회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 부동산 매물판이 비어있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734건으로 한 달 전 2만1396건에 비해 7.7% 감소했다. 2021.06.2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권창회 기자 = 2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역 인근 부동산 매물판이 비어있다. 부동산빅데이터 업체 '아실'(아파트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21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9734건으로 한 달 전 2만1396건에 비해 7.7% 감소했다. 2021.06.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정비사업 이주 수요 증가에 따른 강남발(發) 전세대란이 서울은 물론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도 광명시와 과천시에서는 최근 한 달간 아파트 전세 매물이 30% 이상 감소했고, 하남시, 용인시 등의 3.3㎡(평)당 아파트 전세가격은 1년 새 40% 이상 급등했다.

전셋집을 구하는 수요는 그대로인데 서울의 전세난이 심화되자 경기도와 인천으로 눈을 돌린 '탈(脫) 서울' 전세 수요까지 더해지면서 수도권의 전세난도 확산되는 분위기다.

지난해 '탈 서울' 10명 중 7명이 수도권으로 이동

24일 통계청의 국내인구이동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서 다른 지역으로 전출한 57만5000명 중 41만5000명이 경기도(37만5000명)와 인천(4만 명)으로 이동했다. 전체 전출인원의 72%에 달한다.

경기도 중 서울시민들이 가장 많이 향한 곳은 고양시로 4만3000명(11.6%)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남양주시(3만 명), 김포시(2만9000명), 성남시(2만9000명), 용인시(2만6000명) 등 서울과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의 이동이 많았다.

이같이 주택가격 급등에 따라 경기와 인천 등으로 이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가운데 최근에는 서울의 전세난 여파로 경기와 인천에서 전셋집을 구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기존 전세수요에 '탈 서울' 전세수요가 더해지면서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매물도 줄어들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경기 광명시는 최근 한 달간 아파트 전세 매물이 887건에서 568건으로 36.0% 감소했다.

과천시도 165건에서 106건으로 35.8% 줄었다. 수원시 팔달구와 고양시 덕양구의 아파트 전세 매물도 한 달 새 각각 23.9%, 20.9% 감소했다. 남양주시(850건→695건)와 의왕시(590건→484건)도 18% 가량 매물이 줄어들었다.

하남 평당 아파트 전세값 50% 올라…신고가 경신 사례도


전세매물이 줄어들면서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남과 용인, 화성 등은 최근 1년간 3.3㎡(평)당 전세가격이 40% 이상 올랐다.

KB리브부동산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하남시는 지난해 3.3㎡당 아파트 전셋값이 1245.2만원 수준이었지만, 올해 5월에는 1865.3만원으로 1년간 49.8%나 상승했다.

이어 용인시가 3.3㎡당 아파트 전셋값이 같은 기간 1085만원에서 1539.5만원으로 41.9% 상승률을 보였고, 화성시도 859만원에서 1207.3만원으로 40.5% 올랐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하남의 경우 지난 3월 지하철 5호선 하남선 전 구간이 개통하면서 서울 접근성이 크게 좋아지면서 수요가 늘어 난데다 임대차법으로 전세 매물까지 줄어들면서 전셋값이 급격하게 치솟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판교 등 수도권 신도시에서는 중대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10억대를 기록하는 등 신고가를 경신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경기 과천시 중앙동 과천푸르지오써밋 84㎡형은 지난 3월 전세가격이 10억 원을 기록한 뒤 5월에는 11억 원에 계약됐다. 불과 두 달 만에 전세 보증금이 1억 원 오른 것이다.

성남시 분당구 판교푸르지오그랑블 98㎡형은 지난 3월 15억 원(17층)에 계약됐다. 수원시 광교중흥에스클래스는 84㎡형은 지난 2월 보증금 8억5000만 원(30층)에 전세 계약이 체결됐다.

입주물량 감소 여파에 전세가격 전망지수도 '상승'

하반기 수도권 전세시장의 전망도 밝지 않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전세물량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수도권 입주예정 물량은 하반기에 8만6000여 가구로, 지난해 보다 25%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수급 불균형이 장기화되면 전세 매물이 줄어들고, 가격은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KB부동산 전세가격 전망지수를 보면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 전망치도 모두 높아졌다.

서울은 지난 4월 99.2에서 5월 108.1로 가격상승에 대한 전망이 높아졌고, 같은 기간 경기도는 113.0에서 115.6으로, 인천은 127.3에서 128.6으로, 수도권 전체는 109.3에서 114.2로 상승했다.

전세가격 전망지수는 0~200 범위 이내이며 지수가 100을 초과할수록 '상승' 비중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수도권의 전세가격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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