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경선연기 공방 격화…'결선투표' 겨냥 이재명 포위망일까

기사등록 2021/06/08 16:26:13

정세균 "경선규칙 불변 아냐…지도부 논의할 시점"

정세균·이광재 경기 단체장 모임 개최…'연기' 논의

여론전 치열…이재명 측 "지도부 좌고우면 안 돼"

이재명 과반 무산땐 결선…합종연횡 염두 전선 긋기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정세균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1.06.0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국회사진기자단 = 정세균 전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7일 서울 여의도 마리나컨벤션센터에서 열린 'K-안보포럼 창립세미나'에 참석해 인사하고 있다. 2021.06.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진형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경선 시점을 둘러싼 공방이 점차 격화되고 있다.

유력 대선주자들도 공개적으로 경선 연기 문제를 공론화하고 있어, 당내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포위망이 형성되는 모습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8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경선 규칙은 필요하면 고칠 수 있다"면서 "당헌당규를 보면 경선에 관한 규정이 있는데 그건 절대불변의 것은 아니다"라고 경선 연기를 공개적으로 주장했다.

정 전 총리는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백신접종이 조금 더 당겨질 수 있다"면서 '코로나19 집단면역'에 맞춘 경선 흥행 필요성을 언급하며 "종합적으로 보면 당헌당규에 따라 경선의 시기나 방법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해야 할 시점이 됐다. 지도부가 논의를 잘 이끌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재명 지사 측의 반대와 관련해선 "반대도 있고, 찬성도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경선 조정론을 주장하신 후보들이 여럿 계시지 않느냐"며 "지도부는 거기에 관심을 갖고 경청하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하는 게 정상"이라고 말했다.

정 전 총리는 오전에는 이광재 의원과 함께 수원·남양주·성남 등 경기도내 기초단체장 17명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이광재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간담회 소식을 전하며 "우리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판이 요동칠만한 역동적 선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많이 주셨다"면서 "나는 우리당이 '이기는 선거'를 하려면 경선 흥행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경선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분명히 밝혔다"고 했다.

이 지사의 '안방'격인 경기도 기초단체장들과 만나 경선연기론을 설파한 셈이다. 더욱이 간담회에 이 지사와 갈등을 빚은 조광한 남양주시장, 염태영 수원시장, 은수미 성남시장이 참석한 것을 놓고 '반(反)이재명 연대'가 아니냐는 뒷말도 나왔다.

이에 대해 한 참석자는 뉴시스와 통화에서 "경기도 지역의 현안과 민주당 위기에 대한 진단을 각자 한 것"이라면서도 "유력 후보들이 수도권 기초단체장들에게 현안 논의를 위해 만나자고 하면 만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8일 여의도에서 경기도 기초단체장 17명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이광재 의원 페이스북) 2021.06.08. *재판매 및 DB 금지
더불어민주당 이광재 의원과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8일 여의도에서 경기도 기초단체장 17명과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사진=이광재 의원 페이스북) 2021.06.08. *재판매 및 DB 금지
각 후보 측 의원들의 장외 여론전도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측 윤영찬 의원은 MBC 라디오에 나와 경선 방식에 대해 "리그전 토너먼트를 통해 역동성을 높이고 국민들에게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시스템이 빨리 도입돼야 한다"며 "그런 시스템이 도입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경선 시기도 조정할 수 있다"면서 연일 경선 연기를 주장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홍익표 의원 역시 KBS 라디오에 출연해 "대선 주자들 간에, 캠프들 간에 한번 논의를 해야 한다"며 "당 지도부가 리더십을 발휘해서 빨리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하지 말고 열흘 이내에 결론을 내는 게 맞지 않겠나"면서 지도부의 교통정리를 촉구했다.

친문 강병원 최고위원은 CBS 라디오에서 "특별한 사유가 없다면 당연히 이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경선흥행을 위한 연기론에 대해선 "굉장히 설득력이 있다"면서 "대통령 후보들께서 진지하게 고민해보셔야 할 문제"라고 했다.

이에 이재명 지사 측은 이날도 경선연기 주장을 강하게 반박하며 방어선을 쳤다.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경선을 두 달 미룬다고 해서 방역 염려가 사라지고 흥행에 성공할 거라는 것은 불확실한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며 "특히 경선 직후 바로 본선에 돌입하는 일정은 경선 후유증을 치유하면서 당과 후보를 중심으로 당내 원팀과 지지자 결속을 다질 필수적인 시간을 놓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예비후보자 등록이 불과 열흘 가까이 남은 시점에서 경선 연기론으로 당내 갈등을 촉발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지지층의 내홍과 실망만 키워서 당에는 무익하고 상대당에는 호재가 되는 일"이라며 "당지도부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이미 정해진 경선 절차대로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포럼' 공동대표인 민형배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우리당 대선 후보 측에서 연일 경선연기 군불을 떼더니, 정세균 전 총리께서도 직접 연기를 거론하셨다"며 "후보등록을 두 주 가량 앞두고 많이 급하셨던 모양이다. 아무리 그래도 체통을 지켜주기 바란다"고 날을 세웠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민형배·김병욱 공동대표, 이 지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동취재사진) 2021.05.2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20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대한민국 성장과 공정을 위한 국회 포럼' 창립총회에서 기념촬영을 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앞줄 왼쪽부터 민형배·김병욱 공동대표, 이 지사,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공동취재사진) 2021.05.20. [email protected]
이처럼 경선연기 찬반을 고리로 이 지사와 경쟁 주자간에 전선이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것은 '본경선' 이후를 내다본 포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대선 후보자 선출 특별당규는 본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1위 득표자와 차순위 득표자간 결선투표를 규정하고 있다.

이를 감안하면 다자구도로 전개되는 경선 1차 투표에서 이 지사가 과반 득표에 실패할 경우 주자간 합종연횡 여하에 따라 2위 후보자의 한판 역전승도 가능할 수 있기에 후발주자들로선 '이재명 대 반(反) 이재명'의 구도가 불가피한 셈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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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1/06/08 16:26:1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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