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조사위, 남은 조사는…"계엄군 2000명 진술 확보"

기사등록 2021/05/12 14:30:00

7개 과제 조사 중, 4개 과제 검토 예정

1980년 계엄군 2000명 진술 확보 목표

"신군부 핵심 관련자들 6월 이후 면담"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을 14일 앞둔 지난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북구청 신규공무원과 제27기 청년간부회의 직원들이 손태극기를 열사 묘역에 꽂고 있다. 2021.05.04. hgryu77@newsis.com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5·18민주화운동 41주기 기념식을 14일 앞둔 지난 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북구청 신규공무원과 제27기 청년간부회의 직원들이 손태극기를 열사 묘역에 꽂고 있다. 2021.05.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가 1980년 광주에 투입됐던 계엄군 2000명 이상의 유의미한 증언을 확보해 향후 조사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조사위는 12일 서울 중구 위원회 건물 대강당에서 첫 성과보고회를 열고 앞으로의 5·18민주화운동 진상조사 계획도 발표했다.

이날 조사위는 "5·18진상규명특별법에 명시된 11개 법정과제에 대해 현재 7개 법정과제, 12개 직권조사를 결정했다"며 "올해 하반기에는 나머지 4개 법정과제에 관한 직권조사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 조사위는 1980년 투입됐던 계엄군 중 약 200명의 장·사병들의 진술을 확보해 진압 작전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2000명 이상의 진술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조사위는 "계엄군으로 투입됐던 장·사병들의 증언을 분석한 후 신군부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에 활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신군부 핵심 관련자들은 우선 조사대상자 37명을 선정한 후 자문단의 실무적 지원을 받아 심문에 필요한 질문서 등을 준비했다"며 "6월 이후 본격적인 면담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증인 진술 외 9718권 72만여쪽의 자료와 현장을 방문해 얻은 자료도 조사에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위는 "법정과제에 대한 사실관계를 더욱 명료하게 확인하기 위해 진상규명에 필요한 유의미한 새로운 자료와 기록, 증언이 확인되면 이를 분석해 수시로 조사에 반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잔혹함과 시민들의 분노, 항쟁이 끝난 뒤 광주 모습이 담긴 영상이 38년만인 지난 2018년 5월9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3에서 처음 공개됐다. 시민들과 계엄군들이 대치를 하고 있다. 2018.05.09. (사진=5·18민주화운동기록관 공개 영상 촬영)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 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잔혹함과 시민들의 분노, 항쟁이 끝난 뒤 광주 모습이 담긴 영상이 38년만인 지난 2018년 5월9일 오후 광주 동구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극장3에서 처음 공개됐다. 시민들과 계엄군들이 대치를 하고 있다. 2018.05.09. (사진=5·18민주화운동기록관 공개 영상 촬영)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현재 조사가 진행중인 7개 법정 과제는 ▲M60 기관총 사격과 조준경을 부착한 M1소총 저격수 사격 ▲광주교도소 일원과 광주-화순 간 도로 차단 작전의 교전 상황과 민간인 학살 사건 ▲송암동 일원의 민간인 학살 ▲시신의 실종과 사체처리 ▲북한 특수군 침투설 ▲무기고 피습의 북한군 개입 여부다.

이와 관련해 조사위는 1980년 5월 당시 광주교도소의 감시탑과 건물 옥상에 M60기관총 설치, M1에 조준경을 부착해 시민을 살상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전했다. 관련 분야 전문가들과 전문기관에 진술 내용을 의뢰해 추가 정밀 분석을 진행할 예정이다.

조사위는 또 주남마을 등에서 차량을 피격했다는 증언을 확보해 피해자들을 특정하는 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그동안 알려진 마이크로버스와 앰뷸런스 사건 외에 또 다른 승합차와 앰뷸런스 등 최소 5대의 차량을 피격했다는 증언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는 송암동 일원에서 만 4세 어린이가 총격에 의해 사망한 후 암매장된 사건에 대해서도 가해자를 특정했으며 피해자의 신원을 확인하는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정확한 조사를 위해 작전 중이던 계엄군의 증언을 추가 확보할 예정이다.

광주봉쇄작전 중 사망한 이들의 시신 수습을 담당했을 것으로 추정하는 (가칭)'사체처리반' 운용 의혹에 관한 조사도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 암매장을 지시·실행·목격했다는 계엄군의 증언 등에 기초하고 있다.

위원회는 계엄군의 '충정작전'과 '대침투작전'과 광주봉쇄작전 과정에서 발생한 민간인 학살 사건과의 관련성도 조사하고 있다.

북한 특수군 침투설을 주장해 온 북한이탈주민에 대해서도 추가조사를 벌여 의혹을 해소할 계획도 있다. 현재 자신이 직접 광주에 침투했다고 최초 발설한 북한이탈주민에게 의미 있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원회는 또 시위대에 의한 무기고 피습과정에서 북한군이 개입됐다는 주장을 확인하기 위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전남도청 지하실에 설치됐던 폭발장치의 폭발력과 폭발 가능성이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다르다는 점이 발견돼 이에 대한 과학적 검증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하반기 직권조사 여부 검토 예정인 4개 법정과제는 ▲계엄군과 경찰의 피해조사 ▲연행구금 과정 등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사건 ▲국가권력 등에 의한 피해자 탄압 사건 ▲5·18민주화운동의 은폐·왜곡·조작사건이다.

위원회는 "신군부 책임자는 물론, 광주 시위 현장에 투입돼 진압 작전에 참여했던 장·사병, 피해 시민들까지 '포괄적 조사'를 시행하고 있어 생생한 실체적 진실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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