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전 유발 근거 없다지만…AZ백신 불안감 지속

기사등록 2021/03/17 18:22:43

최종수정 2021/03/17 18:27:25

임상시험서 예방률 화이자 95%, 아스트라제네카 62~70%로 차이 커

AZ, 횡단성 척수염으로 임상 중단 사례

미 FDA 승인도 늦어지도 있어

유럽 20여개 국 AZ백신 접종 중단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대강당에 차려진 서울시 1호 코로나19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2021.03.1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대강당에 차려진 서울시 1호 코로나19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샘플을 살펴보고 있다. 2021.03.1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정부가 혈전(혈액이 일부 굳는 증상) 생성 논란이 일어난 아스트라제네카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접종을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국내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시작 후 사망 신고와 횡단성척수염 사례 등이 이어진데 이어 유럽 각국에서 이 백신과 폐색전증과의 관련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추진단)은 17일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의 예방접종을 중단할 명확한 근거가 없어 우리나라에서 당초 계획대로 접종한다"고 밝혔다.

추진단은 지난 14일 세계보건기구(WHO)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 발생이 예방접종으로 인해 발생했다는 징후가 없다며 접종을 권고한데 이어 유럽연합(EU) 산하 유럽의약품청(EMA) 조사 결과에서도 오스트리아에서 발생한 2건의 혈전이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과 관련됐다는 근거가 없다고 발표한 것을 바탕으로 이 같은 판단을 내렸다. 
 
추진단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현재까지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을 약 57만명이 접종했으나 아직까지 예방접종과 혈전증과의 관련성이 인정되는 사례가 확인되지 않았다.

방역 당국의 안전하다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신은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직장인 서모(40) 씨는 "대다수 유럽 국가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단 중인데 우리나라만 이렇게 백신 접종을 밀어 붙이는 것은 대단히 우려 스럽다"며 "그렇게 문제가 없다면서 왜 의료진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대신 화이자 백신을 맞는지 이해가 안된다"고 비판했다.

성북동에 사는 주부 김모(38)씨도 "우리나라 국민들이 마루타도 아닌데 접종을 지속하는 것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임상시험을 당하는 기분"이라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발생 한 사망사례와, 척수염 사례도 인과성 없다고만 하는 무성의한 태도에 화가난다. 왜 유럽의 여러국가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중도에 그만두었는지 방역 당국도 책임감을 갖고 생각해봐야 한다"고 분통해 했다.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대강당에 차려진 서울시 1호 코로나19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샘플 소분 시범을 보이고 있다. 2021.03.15. myjs@newsis.com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15일 오후 서울 성동구 성동구청 대강당에 차려진 서울시 1호 코로나19 지역예방접종센터에서 의료진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샘플 소분 시범을 보이고 있다. 2021.03.15. [email protected]
전문가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큰 것과 관련, 임상시험 과정에서의 예방률 차이, 미국 FDA(식품의약국) 긴급승인 허용 여부, 접종 초기에 나타난 부작용 등이 합해져 불신을 키웠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과 교수는 "임상시험에서 화이자 백신의 예방률은 아스트라제네카(62∼70%)보다 높은 95% 였고, 특히 이스라엘이 전국민 대상 접종 결과를 발표하면서 (화이자 백신은) 급격한 사망율 감소와 예방효과를 증명했다"며 "반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임상시험 과정에서 횡단성 척수염으로 인해 임상이 중단되는가 하면 진행과정에서도 접종 용량에 실수가 있었는데 그 실수가 오히려 더 효능이 좋았다고 발표되는 등 누가봐도 화이자 백신의 결과가 더 좋게 느껴졌다"고 말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미국 FDA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점도 불신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FDA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긴급사용을 아직 허가하지 않았다.

정 교수는 "미국 FDA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는 의약품 규제 당국으로 엄격한 심사와 사후 관리로 유명한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미국 FDA의 승인이 계속 늦어지고 있다"며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미국이 이미 모더나와 화이자로부터 충분한 백신을 공급받고 있고 얀센, 노바백스 등 계속 다른 백신이 추가되는 점이 주요한 이유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내에서는 백신 접종 초기인 현재 수급 등의 문제로 일부 의료진 이외에 거의 대부분을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으로 접종하고 있다는 점도 불신을 키웠을 수 있다. 현재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으로 나타나고 있는 부작용은 대부분의 백신에서 나타나는 문제일 수도 있는데 마치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으로 인한 것으로만 인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백신 접종 초기에 생길 수 있는 부작용, 접종 후 사망, 드문 부작용의 인과성 판단의 어려움 등은 다른 백신으로 접종을 시작했어도 나타날 문제였다"며 "우리나라는 가장 먼저 접종을 시작한 백신이 다른 백신과 비교가 되고 불안하다고 평가받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었기에 백신 접종 후 공통적인 논란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만의 문제로 여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화이자 백신을 코로나19를 직접 진료하는 의료진에게 접종하기로 결정하고 이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으면서 논란이 커졌다"며 "물론 당국의 결정에 어떤 편견이 작용했다고 전혀 생각하지 않지만 국민의 눈높이에서는 미리 충분한 정보 제공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16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한 국가는 전 세계 20개국에 달한다. 이들 국가에서 일시 중단 결정을 내린 건 일부 접종자로부터 혈전(혈액 응고 덩어리)이 몸의 다른 혈관을 막아 폐동맥을 막는 질환인 폐색전증 등 접종 후 이상반응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618tue@newsis.com
[서울=뉴시스] 16일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중단한 국가는 전 세계 20개국에 달한다. 이들 국가에서 일시 중단 결정을 내린 건 일부 접종자로부터 혈전(혈액 응고 덩어리)이 몸의 다른 혈관을 막아 폐동맥을 막는 질환인 폐색전증 등 접종 후 이상반응이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픽=전진우 기자) [email protected]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신뢰 하락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프랑스에서 뉴스채널 BFM의 의뢰로 여론조사회사 엘라브가 18세 이상 프랑스인 10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 백신에 대한 신뢰도를 제조사별로 묻는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20%에 그쳤다. 이 백신을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도 58%에 달했다. 반면  화이자 백신을 신뢰한다는 응답은 52%,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25%였다는 점에서 대조적이다. 
 
유럽에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일부나 전체 접종을 중단하는 국가도 잇따르고 있다. 

EMA는 지난 10일까지 영국을 제외한 유럽 30개국에서 500만명 이상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았으며 혈전 등의 부작용 의심 사례가 30건이 보고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폐색전증 등의 혈전 관련 질환은 기존 연구에서 백신과 관련성이 낮다고 알려져있다. 2017년 미국에서는 독감백신 접종과 정맥 색전증 사이에 관련성이 있다는 증거가 없음이 발표된 바 있다.
 
앞서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에서 아스트라제네카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했다는 보고가 있은 뒤 불가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등에서 백신 접종을 중단했다. 또 지난 15일(현지시간)에는 독일·프랑스·이탈리아도 이 백신의 접종을 일시 중단하는 등 20여개 국이 특정 제조단위나 전체 백신 접종을 중단한 상태다. 

정 교수는 이와 관련 "영국에서 화이자 백신 접종자에서는 100만명당 2.15건의 혈전관련 질환이 보고됐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2.78건으로 통계적 차이는 존재하지 않는다"며 "영국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고령자에게 훨씬 더 많이 사용했으므로 연령을 보정할 경우 거의 동일하다고 보여진다. 추가 조사에 따라 결과는 달라질 수 있지만 지금까지 자료를 바탕으로 높은 인과성이 증명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관련기사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혈전 유발 근거 없다지만…AZ백신 불안감 지속

기사등록 2021/03/17 18:22:43 최초수정 2021/03/17 18:27:25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